대학 시절 누구나 그러했듯이 영화에 빠져 있었다. 문화 생활은 소설책과 영화가 전부였고 돈과 시간은 항상 모자랐을 때였다. 책은 도서관 대출로 충당되지만 영화는 꼭 극장에 가서 표를 사야만 했다. 개봉관이 비쌌기 때문에 삼류 극장에서 두 편을 동시에 상영하는 것을 보는 것이 안성맞춤이었다. · · 같은 흑백 영화의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은 지금도 희미한 추억이 되고 있다.
한동안 최신작을 모르고 지내왔는데 최근 컴퓨터로 영화를 보는 기술을 전수받았다. 몇 달이 지난 영화는 인터넷으로 내려받아 볼 수 있었고, 최신 영화는 DVD로 해결할 수 있었다. 이것이 영화로 되돌아가게 된 계기였다. 고장이 난 TV를 바꾸고 보니 화면이 두 팔 벌린 길이에 다다르고 20년 전 조카 사위가 미국에서 만들어 보내준 스피커는 아직 소리를 잘 내고 있다. 이들과 고물 진공관 앰프를 매칭해 보니 그럴 듯한 안방 극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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