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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EY&INVESTING - ‘몸 낮춰’ 경남 맞이한다 

금융가 파워리더② 성세환 BS금융지주 회장 

글 김성희 이코노미스트 기자 사진 김현동 기자
행원에서 시작해 회장까지 오른 성세환 부산금융지주 회장은 영업맨으로 불리는 것을 가장 좋아한다. 올해 첫 번째 과제는 경남은행 인수를 잘 마무리짓는 일이다. 그의 스킨십 경영이 이번에도 통할까.

▎서울 중구 부산은행 서울영업부 사무실에서 만난 성세훈 BS금융지주 회장.



세계적인 저성장·저금리 기조 속에 국내 금융사는 악전고투한다. 그럼에도 시장 흐름과 상관없이 성과를 내는 금융회사가 있다. 포브스코리아는 새해부터 뛰어난 리더십으로 국내 금융시장을 개척하는 파워 리더를 소개한다. 두 번째로 부산에서 BS금융지주를 이끄는 성세환 회장을 만났다.

“머리로 살지 말고 몸으로 살라는 뜻이다.” 1월 16일 서울 중구 부산은행 서울영업부 사무실에서 만난 성세환(62) BS금융지주 회장의 얘기다. 그와 인연이 깊은 숫자 ‘11’에 대한 생각이다. 흥미롭게도 그는 1979년 1월 11일 공채 11기로 부산은행에 입사했다. 이듬해인 1980년 10월 11일 결혼을 했다.

2012년 4월 11대 부산은행장이 됐다. 1년 뒤 지난해 8월에는 BS금융지주(이하 BS금융) 회장으로 취임하며 회장과 행장을 겸직한다. 성 회장은 “11은 아무래도 두 다리를 뜻하는 거 같다”고 했다. 그는 열심히 일하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성 회장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사자성어가 국궁진력(鞠躬盡力)과 철저마침(鐵杵磨鍼) 두 가지다. 우선 국궁진력은 성 회장의 좌우명이다. 여기엔 그가 부산은행 행원으로 출발해 부산은행장에 이어 BS금융 회장까지 오른 성공 비결이 담겼다. 국궁진력이란 존경하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 힘을 다한다는 의미다. 중국 청나라를 이끈 강희제가 한 얘기다. 성 회장은 자신의 좌우명처럼 항상 최선을 다한다.

그가 첫 지점장을 맡은 부산 엄궁동 지점에 얽힌 유명한 일화가 있다. 그가 부임 당시 자산 500억원 규모의 가계여신 위주 점포가 단 6개월 만에 자산이 2000억원으로 늘었다. 이곳은 부산은행 처음으로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분리 점포로 성장했다. 성 회장의 스킨십 전략이 통했기 때문이다.

“명함을 한 번 주고, 반응이 없어도 포기하는 법이 없어요. 다음에 또 주고, 계속 주다보면 언젠가 관심을 갖는 상대방에게 연락이 옵니다. 항상 고객 입장에서 생각하고 들어줍니다. 기업인 경우엔 경영컨설팅 등 업체에 도움이 될만한 일을 직접 찾았습니다.”

그의 노력이 입소문 나면서 수많은 고객이 엄궁동 지점으로 몰리기 시작했다. 이뿐이 아니다. 뒤이어 맡은 사상공단지점, 녹산중앙지점에서 매번 영업실적 1등을 달성했다.

철저마침은 성 회장의 올해 경영 화두다. 회장실 뿐 아니라 건물 곳곳에 이 사자성어가 적힌 액자가 걸려있다. 쇠공이를 갈아서 바늘을 만든다는 뜻이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철저마침의 자세로 끝임없는 변화와 혁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올해 BS금융의 큰 변화는 경남은행 인수다. 지난해 12월 31일 BS금융이 경남은행 매각 입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사실 경남은행 인수는 BS금융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2010년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나 인수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뽑혔다고 안심할 수 없다. 경남은행 노조가 BS금융의 경남은행 인수를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당초 1월 21일 예정됐던 경남은행 실사도 2월 초로 연기됐다. 성 회장은 “경남은행 노조가 인수 후 무엇을 걱정하는지 알고 있지만 우려할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BS금융은 공적자금위원회에 제출한 입찰 제안서에 구조조정 없이 완전고용을 보장하고 복지·임금도 부산은행 수준으로 올리는 등 자율경영을 보장한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두 은행은 지역이 다르고 고객도 거의 겹치지 않기 때문에 투 뱅크(two bank) 체제를 가져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경남은행장도 경남은행 내부 사람으로 선출할 계획이다. 다만 금융지주 이름은 전 지역을 아우르는 KBU(경남·부산·울산) 등으로 변경하는 걸 검토하는 정도다.

경남은행 인수 대금은 1조2000억원대다. 성 회장은 “경남은행 규모에 비해 절대 높지 않은 금액”이라고 했다. 경남은행 가격은 장부가에 있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0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자금조달은 어떻께 할까. BS금융은 현재 내부적립금 6500억원에 입찰보증금 1700억원을 확보했다. BS캐피탈에 빌려준 돈 1700억원도 받을 계획이다.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과 자산운용사인 에버딘 글로벌 등 투자자들을 만나 설명을 한 결과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증권에서 총액 인수에 대한 투자확약서도 받은 상태다. BS금융은 먼저 경남은행 인수대금의 5%인 600억원을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했다.

오는 7월경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BS금융은 국내 대표 지방 금융그룹으로 도약한다. 총자산은 78조5900억원으로 늘어 외국계 은행인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62조3800억원)과 한국씨티은행(54조6000억원)을 앞선다. 점포와 임직원 수도 각각 267개, 4033명에서 434개, 6171명으로 늘어난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BS금융은 경남은행을 인수할 경우 기업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평했다. “부산 뿐 아니라 경남과 울산 지역에 리딩 은행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실제 경남은행의 점유율을 합칠 경우 경남과 울산지역 대출점유율은 각각 31.7%, 30.1%까지 상승하게 됩니다. 또 채널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영업성과가 좋아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지방은행 인수·해외 진출 주력

부산 시민·기업과 30년 넘게 동고동락한 그는 부산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부산시민 중 83%인 300만명이 부산은행 고객이니 그럴 만도 하다. 부산에서만큼은 부산은행이 글로벌 1등인 삼성전자보다 더 자부심을 갖게 하는 회사다. 부산은행은 기업 대출금의 90%를 지역 중소기업에 대출한다. 올해부터는 1조원 한도로 ‘빅 스텝(Big Step) 2014 중소기업 특별대출’을 실시할 계획이다.

기술력이 우수한 중소기업이나 유망 산업단지 입주기업, 기업운영 10년 이상의 향토기업 등이 대상이다. 대출한도는 최저 1억원 이상으로 대출금리는 영업점장 전결로 산출금리에서 2%까지 깎아준다. 그는 “작년보다 지역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해운이나 조선 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의 특성상 중소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적극 도움을 준다”고 했다.

올해는 해외에도 진출해 외형확대에도 나설 계획이다. BS금융은 올해 경영목표를 총자산 50조8000억원, 당기순이익 3530억원으로 정했다. 2012년 첫 해외 점포인 중국 칭다오에 이어 2015년까지 인도네시아와 캄보디아·필리핀 등에 진출할 예정이다. 칭다오 지점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성 회장은 “앞으로 해외영업망을 넓혀 국제무대에서의 역량을 키울 계획”이라고 했다.

201402호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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