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부품 개발에 투자해온 현대모비스의 성과가 눈에 띈다. 경량화, 전자식 전환 등에 성공한 부품들은 연비를 높이는데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차의 핵심 부품은 양산 준비를 마쳤다.
충청북도 충주공장에서 친환경차 핵심부품이 생산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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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업계의 화두는 친환경과 고효율이다. 현대모비스는 2008년부터 친환경부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부품의 무게를 줄여 연비를 높이고 오일 대신 전자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이 그 결과다.차량 곳곳에 현대모비스의 친환경 기술력이 숨어 있다. 지능형 배터리 센서 IBS(Intelligent Battery Sensor)는 불필요한 연료 낭비를 막아준다. 이 센서는 배터리의 상태를 점검하는 장치로 차량용 배터리의 전류·전압·온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그 결과를 전자제어장치(ECU)로 보낸다. 차량이 멈추면 자동으로 시동이 꺼지고 다시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시동이 걸리게 하는 장치인 ISG는 IBS로부터 받은 배터리 정보로 ‘스톱’과 ‘고’를 결정한다.도심에서 최대 15%까지 불필요한 연료 소비를 줄여주는 ISG의 구동에 IBS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IBS는 자동차를 장기 주차한 뒤에서 시동이 잘 걸리게 해주고 배터리 수명도 연장해준다”고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설명했다. 현대모비스가 독자 개발한 IBS는 벤츠에서 생산하는 전 차종에 장착된다.현대모비스가 개발한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램프 기술 역시 전력 효율을 높여 연비를 향상시킨다. LED 헤드램프는 기존 할로겐 램프를 대체할 친환경 조명으로 주목받고 있다. 40W의 LED 헤드램프는 55~60W의 할로겐 램프보다 전력 효율이 높다. 100W 정도의 전력 효율 차이가 연료 효율을 1% 올려준다.LED 헤드램프는 할로겐 램프보다 수명도 더 길다고 알려졌다. 할로겐 램프 수명은 300~500시간이지만 LED 헤드램프는 6000~1만 시간 정도 지속된다. 환경유해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 역시 경쟁력이다. 현대모비스는 LED 헤드램프 기술을 이용해 도로상태와 기후조건 등에 따라 램프가 상하, 좌우로 움직이는 인공지능형 전조등 시스템과 내비게이션에 연동된 지능형 전조등 시스템 등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연료 낭비를 막아주는 또 다른 장치로 타이어 공기압 경보 장치(TPMS)가 있다. 타이어 압력이 0.21바(공기압 측정 단위) 낮아지면 연료가 1.5% 더 소비된다고 알려져 있다. 각각의 타이어에 탑재된 센서가 타이어의 압력과 온도를 감지해 운전석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보내준다. 타이어 1개라도 공기압이 낮아지는 것이 감지되면 계기판에 저압 경고등이 들어오거나 경보음이 울린다.
조향장치 무게 5kg 줄여 연비 3~5% 향상폐기오일은 환경을 오염시키고 자동차의 연비를 떨어뜨리는 주범이다. 현대모비스는 2006년 전동식 조향장치(MDPS)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높은 압력을 가한 기름으로 작동시키는 유압식 조향장치를 대체할 장치다. 이 장치는 오일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로 모터를 구동한다. 전기모터를 이용해 운전자가 주행조건에 따라 방향을 잘 바꿀 수 있게 도와준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MDPS가 고급 중대형 차량에 사용하는 속도감응형 유압 조향장치보다 성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조향장치를 구성하는 부품도 3종으로 유압식보다 4종 줄어 공간을 덜 차지하고 무게가 5㎏ 더 가볍다. 결과적으로 연비가 3~5% 향상된다. MDPS는 신형 아반떼에 장착됐다.자동차의 무게 역시 연비에 큰 영향을 미친다. 크고 튼튼한 차가 좋다는 것은 옛말이다. 현대모비스는 각종 부품의 무게를 줄여 연비를 절감했다. 에어백 커버와 쿠션을 감싸고 있는 마운팅 플레이트의 소재를 철에서 플라스틱으로 바꿔 무게 55%, 부품 수를 71% 줄였다. 서스펜션(현가장치)의 구성품들도 철에서 알루미늄으로 교체했다. 15㎏ 이상 무게가 줄었다.모듈 설계 과정도 개선했다. 프런트엔드모듈은 기존 36개 부품으로 이뤄졌던 제품을 하나의 모듈로 제작해 6단계 공정을 줄였다. 모듈의 무게는 30㎏에서 25㎏으로 가벼워졌다. 운전석 모듈의 뼈대인 스트럭쳐 인패널(IP)은 기능통합 일체형으로 설계해 부품 수를 절반으로 줄이고 무게를 8% 줄였다.
FCEV 연료전지 통합모듈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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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에는 세계 최초로 수소연료전지차(FCEV)의 핵심부품을 양산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수소연료전지차는 순수 전기차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1회 충전으로 장거리를 주행할 수 있어 차세대 친환경 모델로 주목받는다.현대모비스가 개발한 100㎾급 대용량 고속 구동모터는 최대출력이 134마력에 이르고 최고속도 160㎞/h를 낸다. 준중형 급 가솔린 엔진의 성능 못지 않다. 기존 하이브리드차에 탑재되는 모터와 비교하면 출력이 3배 이상이다.수소연료전지차에서 전력관리 기능을 하는 저전압 변환장치, 수소와 공기를 공급받아 동력을 제공하는 연료전지 통합모듈, 화학반응을 일으키지 못한 수소를 재순환시켜 수소 이용률을 100%에 가깝게 만들어주는 수소공급장치는 양산 준비를 마쳤다.첨단 친환경 부품들은 지난해 완공한 충청북도 충주 친환경차 핵심부품 전용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충주 공장은 2008년부터 친환경차 핵심부품을 생산해온 경기도 의왕공장을 확장 이전한 것으로 하이브리드 부품 기준 연 16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현대모비스는 이 공장에 710억원을 투자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친환경차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 품질, 생산 등 전 과정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충주공장을 친환경 자동차 부품의 메카로 육성해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친환경을 위한 현대모비스의 노력은 계속될 전망이다. 2011년에는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전국 사업장의 온실가스 배출원과 에너지 사용량을 파악해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전국 사업장에서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한다. 친환경 전문 인력 발굴과 육성에도 투자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전기차가 등장하면서 자동차를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생각하는 인식이 바뀌기 시작했다”며 “전자식 무인자동차 시대가 열리고 100% 친환경 차가 등장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