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gement

Home>포브스>Management

식탁 위 전쟁 

 

ALEX KONRAD 포브스 기자
매달 4000만 달러에 달하는 식사재료 키트를 판매하는 블루에이프런의 기업가치는 20억 달러에 달한다. 헬로프레시의 기업가치는 30억 달러에 육박하며, 플레이티드 또한 ‘유니콘’으로 성장할 잠재력이 있다. 이들은 식품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혜성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진 웹밴과 코즈모의 전철을 밟을까?
지난 여름, 땀 흘려 애호박을 길러온 농부 패트릭 존스톤은 벤처기업 블루에이프런(Blue Apron)에서 온 손님을 맞았다. 그는 애호박이 벌써 다른 업체에 팔렸으며, 이들이 계약한 옥수수는 저쪽 밭에 따로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블루에이프런의 마스터셰프 매트 워디악의 관심은 작고 노란 꽃에 쏠려 있었다. “애호박꽃은 누가 사가죠?” 어안이 벙벙해진 농부에게 워디악이 물었다. 농부는 아무도 사가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자 블루에이프런 사람들이 몇 마디 대화를 나누더니 애호박꽃이 생선요리 장식에 아주 잘 어울리겠다고 했다. “잘 키울 수 있으면, 꽃도 사겠어요. 돈도 충분히 지불하죠.” 워디악이 농부에게 말했다.

캘리포니아 오클리에서 800에이커(323만7000㎡)의 농경지를 경작하는 존스톤은 할 말을 잃은 듯했다. 그는 2년 전 한 지속가능 농업 회의에서 워디악을 만났다. 그런데 창업 3년밖에 되지 않은 블루에이프런에 벌써 재배한 사탕옥수수와 콩을 전량 납품하고 있었다. 식품 IT 벤처회사에서 온 체크무늬 셔츠의 30대 남자 2명은 콩 바로 옆에서 자라고 있는 식용 쇠비름도 함께 사 갈지에 대해 의논했다. 이들은 존스톤이 더 많은 농경지에서 유기농 작물을 재배하면 어떤 작물이든 가져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런 작물까지 필요할 줄 몰랐다”고 농부는 말했다. 그걸 알 사람이 누가 있을까.

식품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다

블루에이프런은 2012년 벤처캐피털 회사에서 일하던 하버드 MBA 졸업생 매트 살즈버그와 전직 컨설턴트이자 엔지니어 일리아 파파스, 워디악이 공동 설립한 벤처 회사다. 블루에이프런은 가족단위 농장 100개에서 300만 파운드(한화 약 54억원)의 농산물을 주문한다. 식재료는 일주일에 3번 먹을 수 있는 분량만큼 정확히 준비되어 요리법을 적은 노트와 함께 상자에 들어간다. 키트는 배달을 신청한 2인 혹은 4인 회원 가구의 저녁을 위해 필요한 양만큼 배달된다. 18개월 전만 해도 매달 50만 개의 식재료 키트를 배달했던 블루에이프런은 현재 500만 개의 키트를 공급한다. 포브스 추산에 따르면, 연간 매출은 지난 11월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올해는 연 매출이 3배 이상 증가하고, 2016년이 오면 5억 달러는 너끈히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루에이프런이 노리는 시장은 수요가 풍부하다. 미국인은 매년 식품에 1조 달러의 돈을 지출한다. 이 중 4000억 달러는 저녁에 쓰인다.

블루에이프런은 식사 마련에 필요한 식재료를 배달해 편의성을 제공하면서도 부엌에서 요리한 ‘집밥’의 분위기를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 식재료는 저녁 한 끼 분량에 맞춰 정확히 배달되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소비자가 평소에 잘 사지 않는 색다른 재료를 시도하게 이끌어준다. 이 모든 편의를 1인분에 10달러로 제공하니, 가격도 아주 경쟁력이 있다.

하지만 1억90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하고 기업가치 20억 달러를 평가받은 블루에이프런은 아직 흑자로 돌아서지 못했다. 두둑한 자금을 손에 든 경쟁자들 또한 속속 나타나는 중이다. 게다가 IT 거품 붕괴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벤처캐피털의 수도꼭지가 꼭 잠길 가능성도 있다.

식재료 배달업체 중 성장이 빠르고 투자금을 넉넉하게 확보한 주요 3개 업체는 모두 뉴욕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블루에이프런이다. 다른 업체 플레이티드(Plated)는 살즈버그의 MBA 동창이 설립했다. 플레이티드는 벤처 투자 TV 프로그램 샤크탱크(Shark Tank)에 출연해 계약을 따내면서 연 매출이 수천만 달러로 성장했다. 나머지 업체 헬로프레시(HelloFresh)는 베를린에서 시작됐지만, 뉴욕에 지역 본사를 두고 활동 중이다. 29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지닌 헬로프레시는 얼마 전 850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집했고, 매달 약 4000만 달러의 글로벌 매출을 기록 중이다.

음식, 배달, 그리고 시장 거품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닷컴 거품이 처음으로 형성되던 2000년대 초 찬란하게 타오르다가 소멸한 두 기업 코즈모와 웹밴이 떠오르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블루에이프런과 플레이티드, 헬로프레시는 코즈모와 웹밴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식품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열 가능성도 충분하다.

뉴저지에 위치한 블루에이프런의 유통센터를 찾아갔다. 살즈버그와 파파스가 천장까지 높게 쌓인 포장박스 사이를 누비고 다니며 우리를 안내했다. 대형 스크린에는 시카고처럼 먼 도시까지 포함하는 제품 배송 시간표가 도시별로 나와 있다. 주문 수요와 비용을 예측하는 소프트웨어가 있었고, 맞춤형 조립 라인에 늘어선 직원들은 그날 저녁 식탁 위에 오를 고기와 야채 재료를 상자에 담고 있었다. 각 라인에 연결된 아이패드는 작업 진행 속도를 측정하고 누락된 아이템이 없는지 정보를 보여줬다.

3명의 창업자가 퀸즈의 작은 주방에서 친구들에게 보내줄 식재료 키트를 함께 포장하던 초창기에 비하면 지금의 유통센터 모습은 엄청난 발전이다. 중산층 도시 뉴저지에서 고등학교를 나오고 하버드 대학에 진학한 매트 살즈버그는 어렸을 때부터 기업가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바꾼 적이 없다. 미국 사모펀드 기업 블랙스톤에서 3년을 재직한 그는 회사를 그만두고 하버드 경영대학원에 진학해서 2010년 졸업했다.

살즈버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동창이 창업한 보스턴의 인사이트스퀘어드(Insight Squared)를 방문했다가 해피아워 시간에 하버드 동창 파파스와 우연히 마주쳤다. 보스턴에서 IT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던 파파스와 살즈버그는 서로 아이디어를 나누다가 의기투합했다. 파파스는 결국 뉴욕으로 와서 함께 창업했고, 살즈버그는 베세머를 나와 초기자금 펀딩으로 80만 달러를 모집했다.

이들이 식재료 키트 사업을 선택한 계기는 다음과 같다.

하루는 파파스가 아르헨티나식 스테이크 요리를 하겠다며 재료를 구하러 다녔다. 그런데 필요한 식재료를 사는 데만 수 시간이 걸렸다. 장을 보고 돌아온 그는 친구에게 그릴을 빌려 요리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딱 필요한 만큼만 식재료를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살즈버그에게 말했고, 살즈버그는 즉시 시장조사에 들어갔다.

스웨덴의 식사 키트 사업에서 착안

그는 스웨덴에서 식재료 키트를 판매하는 업체 리나스 맛케스(Linas Matkasse)를 발견했다. 총 인구가 1000만 명도 안 되는 스웨덴에서 6000만 달러에 달하는 매출을 올리는 기업이었다. 드디어 기회를 포착했다고 생각한 살즈버그와 파파스는 온라인 사업 파트&파슬리(Part & Parsley)를 시작했다.

비슷한 시기, 이들로부터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살즈버그와 함께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조시 힉스와 닉 타란토 또한 어떤 창업을 할까 고민 중이었다. 이들도 조사 과정에서 스웨덴의 식사 키트 사업을 발견했다. 같은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이들은 다인인프레시(DineIn Fresh)를 시작했다. 회사 이름은 이후 플레이티드(Plated)로 변경됐다. 블루에이프런과 플레이티드 모두 2012년 여름에 영업을 시작했다.

흥미롭게도 두 회사 모두 상대를 모방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 둘 다 베를린에 본사를 둔 벤처회사 로켓 인터넷(Rocket Internet)의 콘셉트를 빌려오느라 아주 바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 아이디어를 복제한 창업만 한다고 오래 전부터 조롱을 받았던 로켓은 스웨덴의 식재료 키트 사업을 제일 처음 발견했고, 2011년 말 유럽 시장에서 헬로프레시 브랜드를 출범시켰다. 블루에이프런/파트&파슬리와 플레이티드/다인인프레시는 헬로프레시의 영국 웹사이트에서 영감을 받은 듯한 웹사이트를 디자인했다. 웹사이트 히스토리를 보관하는 웨이백 머신(Wayback Machine)에 저장된 스크린샷을 보면, 6월 4일 헬로프레시 웹사이트 상단에는 “요리의 즐거움을 발견하세요”라고 적혀 있다. 6월 15일 다인인프레시가 선보인 웹사이트는 “요리를 더 잘하는 법을 발견하세요”라는 문구를 넣었고, 11월 10일 블루에이프런은 “놀라운 요리법을 발견하세요”라고 화음을 넣었다. 다인인프레시 웹사이트의 경우 심지어 자사를 헬로프레시로 지칭한 문구가 2개 발견되기도 했다. (블루에이프런과 플레이티드 모두 헬로프레시에서 콘셉트를 빌려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지난 4월, 브루클린에 위치한 블루에이프런의 간판 없는 실험 주방을 찾았다. 여러 요리를 시험하고 남은 요리는 이웃에게 선물해 행복을 선사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매트 워디악이 생닭을 분리하는 법을 재미있게 설명해 주고 있었다. 그는 어디에 칼날을 집어넣어야 뼈에서 살이 깨끗이 분리되는지 직접 보여줬다. 일을 하면서 그는 새로운 요리법을 만들어갔다. 워디악은 항상 잎새버섯 등의 색다른 제철 재료를 블루에이프런의 메뉴에 넣으려고 노력한다. 가정에서 요리를 하는 사람들이 새로운 요리 기술을 배우고 ‘다른 품종’을 편안히 받아들이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워디악은 블루에이프런의 비밀병기이자 식재료 가격 협상가, 요리 연구가, 와일드카드다.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공부하다가 오클랜드에서 앨리스 워터스의 제자로 일했던 그는 미국의 유명 요리학교 CIA에 교환학생으로 왔다. 2012년 살즈버그와 파파스를 만났을 당시 그는 출장요리 서비스 사업과 함께 송로버섯 도매사업을 운영하느라 아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지금도 필라테스 스튜디오는 ‘재미’를 위해 계속 운영 중이다.)

살즈버그가 파트&파슬리에서 전일제 요리사로 일해 달라고 제안하자 워디악은 회사 이름부터 바꾸라고 요구했다. 프랑스 셰프들이 전통적으로 훈련을 받을 때 입는 ‘블루에이프런(파란색 앞치마)’으로 이름을 바꾼 것은 그 때문이다. 팀에 합류한 첫 해, 워디악은 파머스마켓을 돌아다니며 장을 보고 자신의 주방에서 모든 요리를 직접 요리했다. (쐐기풀을 찾겠다며 며칠을 돌아다녀서 파트너들과 사이가 나빠졌던 적도 있었다.) 살즈버그는 투자자와 관계를 구축하고 마케팅 및 고객서비스에 응대했으며, 파파스는 회사로 들어오는 자재를 관리하고 성공적 실적을 광고하는 한편, 고객 유지를 담당했다. 늦은 밤 IT 서비스도 파파스의 몫이었다. 대부분 지인이었던 초기 고객에게 보낼 박스에 식재료를 넣고 포장하는 일은 롱아일랜드에 있는 작은 주방에서 3명의 파트너가 함께 진행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살즈버그는 비용 및 복잡한 제반 사항을 관리하며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유통을 담당하고 배달 센터 직원은 전부 정규직으로 고용하겠다고 결심했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배달 업무만 아웃소싱하고 각 배송마다 최저 가격의 파트너를 결정하기 위한 매트릭스를 구축했다.

베세머와 퍼스트라운드캐피털(First Round Capital)이 주도한 시리즈 A 투자에서 300만 달러가 모집된 후, 직원이 고용됐다. 덕분에 창업자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준비가 끝났다. 이후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서 블루에이프런은 미시시피 동쪽에 있는 거의 모든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그 다음 해에는 샌프란시스코에 사업소를 열었고, 저지 시티에도 규모가 큰 사업소를 열었다. 맨해튼 소호에 위치한 본사는 나날이 성장했다. 덕분에 댈러스에 3번째 사업소를 연 후 미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고, 정규직 직원은 총 2600명으로 늘어났다.

회원제 서비스이기 때문에 블루에이프런은 고객 집단에 대해 한 주에 몇 명이 주문을 취소할지, 이후 어떤 식재료가 많이 필요한지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이런 정보가 있어야 식재료 구입 가능성과 특정 작물 가격을 기준으로 미리 식사 메뉴를 계획할 수 있고, 농부들과 더 좋은 가격에 협상할 수도 있다. 물론 농부들은 포크찹이나 브로콜리를 지속적으로 대량 판매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할인을 제공해 준다. 중앙 허브가 3곳 밖에 없기 때문에 음식 낭비 등의 간접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식료품점을 운영하고, 식재료는 각 지역에서 따로 준비하도록 한다.

블루에이프런은 주로 입소문을 통해 고객을 늘려갔다. 하지만 회원가입 한 달 후 떠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려움도 있다. 고객이 가입 한 달 만에 떠나가는 이유는 대부분 일주일에 3번씩 직접 요리할 시간이 없거나 남이 정해준 메뉴를 요리하는 걸 지겹게 느꼈기 때문이다. 가정에 보내는 키트의 크기를 바꾸거나 포장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한 고객은 “버려지는 포장재가 너무 많아서 낭비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3주 후 탈퇴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초창기 고객은 메뉴 선택권이 많지 않은데 생선을 좋아하지 않아 냉장고에 민물고기만 가득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루에이프런은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일단 향후 수개월 내 더 다양한 메뉴를 제공할 예정이며, 불만이 있다면 막판 취소도 가능하다고 살즈버그는 말했다. 포장 또한 환경친화적으로 바꾸었고, 동시에 배달 상자를 반환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새로운 서비스도 추가할 예정이다. 9월에는 메뉴와 어울리는 와인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우리 고객 중 절반만 와인을 구매해도 블루에이프런은 미국 최대 온라인 와인 판매업체로 등극할 수 있다”고 살즈버그는 말했다. 여름에는 블루에이프런으로 요리를 하는 회원들이 사진과 동영상, 요리 이야기를 공유하는 앱을 출시하기도 했다.

플레이티드는 공격적 경영으로 승부수

플레이티드의 경우, 맞춤화부터 지속가능성까지 모든 사안에서 공격적 입지를 취해 왔다. 우선 속포장지의 경우 100% 식물 추출 재료를 사용하는 보스턴의 한 벤처 회사에 투자하며 제품을 공급받는다. 저녁 메뉴도 정해진 걸 제공하는 대신, 고객이 원하는 메뉴에 맞춰 필요한 재료를 제공하며 경쟁업체 대비 메뉴도 다양하다. 지난 3년간 생산시설을 24번이나 바꿔야 했는데 이는 자체 성장률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공동 CEO 타란토(Taranto)는 회사가 초창기 메뉴 다양성에 대한 소비자 요구를 너무 받아들인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초반 사업 확장에 용이한 구조를 만드는데 집중하는 대신 너무 고객 중심적으로 기운 경향이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플레이티드는 TV 프로그램 샤크 탱크에 출연하면서 큰 도약을 하게 된다. 플레이티드 출연 방송은 2013년 녹화하고 2014년 봄 방송됐다. 억만장자 마크 쿠반(Mark Cuban)이 방송 상에서 회사 지분 6%를 50만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말하면서 플레이티드 웹사이트는 몰려드는 트래픽으로 다운되기까지 했다. 다음달 플레이티드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촬영분이 실제 방송됐을 때쯤 쿠바 억만장자와의 계약은 와해되었고, 결국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다른 투자자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가 개입을 했다. “회사가 선도업체가 되지 못한다 해도 어쨌든 확보한 회원이 있기 때문에 더 큰 기업에 인수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투자에 임했다”고 오리어리는 말했다.

지속적으로 수익낼 수 있을까?

2015년 매출을 1억 달러로 잡기도 했던 플레이티드는 블루에이프런보다 훨씬 몸집이 작다.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최대보다 최고가 되는 게 목표”라고 타란토는 말했다. 공동창업자 힉스도 덧붙인다. “플레이티드와 블루에이프런의 싸움으로 보지 않는다. 플레이티드와 홀 푸드(Whole Foods), 다시 말해 대규모 식품 시장과의 싸움이다.”

블루에이프런의 창업자들은 이보다 냉정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시장에 없었다면, 그들은 아마 훨씬 인상적인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라고 파파스는 말했다. 그러자 살즈버그가 말을 보탰다. “시장 선두주자는 항상 우리였다.”

둘 중 누구라도 성장을 지속해서 결국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관해서는 “오랜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다”고 NPD 애널리스트 대런 세이퍼는 말했다. 고객 확보 비용을 어떻게 관리할지, 돈을 낼 만한 서비스라고 고객을 어떻게 설득할지가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플레이티드의 가격은 한 끼당 12달러이고 블루에이프런은 10달러다. 이 정도 가격이 소비자의 구미를 어느 정도 당길지에 대해선 추측이 무성하지만, 진짜 문제는 블루에이프런이 그 가격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는 지 여부다.

블루에이프런은 대량 구매를 통해 확보한 구매력 덕분에 식재료 값을 판매가보다 낮출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마케팅 비용까지 감안하면 고객 확보 후 최소 수 주는 지나야 고객별 손실에서 수익으로 넘어갈 수 있다. 블루에이프런과 플레이티드, 그리고 나머지 업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아직 확신이 없다. 벤처캐피털의 지원을 받은 다른 요리 배달 기업의 도전으로 식재료 키트 업체들은 가격 압박을 받고 있다고 배터리벤처 EIR(executive in residence)로 있는 조나단 실스는 말했다. 이들이 동일한 고객을 대상으로 경쟁하면서 페이스북 등의 채널을 통한 공격적 마케팅도 효과를 잃을 가능성이 있다. “판도가 어떻게 변할 지 확실히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실스는 말했다.

- ALEX KONRAD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수 있습니다.

포브스 코리아 온라인 서비스는 포브스 본사와의 저작권 계약상 해외 기사의 전문보기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이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스기사] 2000년대 초반, 비슷한 사업하던 두 회사는 투자금만 날려

비슷한 상황은 과거에도 있었다. 2000년대 초반에는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진 코즈모와 웹밴이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결국 두 회사 모두 딱히 수요가 있지도 않은 서비스를 살인적인 할인가에 제공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고 애쓰다가 수백만 달러의 투자금만 날리고 자취를 감췄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잠재력이 높은 회사들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향후 5년간 사업계획이 완벽하게 실행되고,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상장할 것이란 전제 하에 가격을 설정해 놓았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99%의 기업이 겪게 될 시련이나 후퇴, 전략 수정을 위한 여지를 조금도 남겨놓지 않았다”고 메리테크캐피털의 폴 마데라 전무는 말했다.

블루에이프런과 플레이티드 경영진은 외부에서 추측하는 것보다 회사의 파급력과 고객 유지율이 높다며 우려에 반박한다. “우리 장부를 보기만 하면 확실히 알 수 있다”고 살즈버그는 말했다. 그 말대로 장부를 보여주면 되는데 보여주진 않았다. 그래도 이들 현황을 살펴본 피델리티가 투자를 결정했으니 주장에 근거가 없지는 않아 보인다.

외부 자본을 다 쓴다 하더라도 회사가 어려움에 처할 일은 없다고 살즈버그는 말했다.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투자금을 모집할 필요도 없다는 주장이다.

201512호 (2015.11.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