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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트리 카’로 뜬 스포츠 세단 톱4 

20~30대 혼 쏙 빼놓는 미친 주행성능 

조득진 기자
수입차 엔트리 카에서 프리미엄 스포츠 세단이 주목받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우수하기 때문이다. 특히 톡톡 튀는 개성을 갖춘 비독일차 브랜드의 선전이 눈에 띈다.

▎재규어 XE
재규어 XE | 근육질 몸매, 안정된 질주감


한국은 재규어의 세계 5위 시장으로 특히 최고급 세단인 XJ 판매는 세계 4위다. 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는 이 여세를 몰아 XE 모델로 20대층을 겨냥했다. 가격은 4710만~6820만원으로, 이전 재규어 모델에 비하면 합리적이라는 평가다.

국내 출시 모델은 총 다섯 트림으로 2.0ℓ 인제니움 디젤과 2.0ℓ 가솔린 엔진, 3.0ℓ 가솔린 엔진 등 세 가지 엔진이 장착됐다. 2.0ℓ 인제니움 디젤 엔진은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통합한 후 처음 자체 제작한 것으로, 경량화와 첨단 테크놀로지로 완성돼 성능과 효율성을 높였다.

시승 차량은 XE 포트폴리오로, 외관은 누가 봐도 재규어다. 단단한 모양의 보닛은 팽팽하게 긴장된 근육질의 모습을 완성했으며, 가파르게 경사진 윈드 스크린과 볼륨 있는 허리선은 쿠페 스타일의 날렵한 옆모습과 역동성을 더했다. ‘작은 XF’라는 인상이다. 운전석 시트에는 앞뒤와 등받이 각도뿐 아니라 등 전체를 조여 주는 기능이 장착됐다.

경기도 분당으로 향하는 경부고속도로에 올라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윙’하는 소리와 함께 차가 튕겨져 나간다. 약 8초 만에 시속 100㎞를 돌파한 차는 이내 가속을 받아 빠르게 질주한다. 속도를 올릴수록 차량이 지면에 착 달라붙는 안정감이 느껴졌다. 시속 180㎞까지 속도를 올렸지만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고, 웬만한 중형차보다 더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공식 복합연비는 14.5㎞/ℓ. 하지만 100㎞ 주행 후 나타난 연비는 12.7㎞/ℓ였다.

재규어 고유의 탁월한 승차감과 뛰어난 주행능력은 XE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알루미늄 인텐시브 모노코크 차체를 채택해 역대 재규어 세단 중 가장 가볍고, 가장 강성이 높으며, 공기저항계수는 최저치를 나타낸다. XE는 세계 최초로 개발된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SPC)’ 시스템도 장착했다. 눈, 빙판, 빗길 등 어떤 조건에서도 탁월한 접지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캐딜락 ATS
캐딜락 ATS | 북미 스타일의 강한 남성미


캐딜락의 CTS가 40~50대를 겨냥했다면 ATS은 20~30대를 타깃으로 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매트릭스’에 출연한 차량답게 디자인과 강한 퍼포먼스가 특징이다.

잘 다듬어진 바디에 스포티한 사이드라인, 날이 선 후면에서 캐딜락 특유의 강한 남성미가 느껴졌다. 차체 전면부 그릴과 범퍼의 공기 흡입구를 기존보다 더 크고 넓게 재설계해 웅장한 느낌을 준다. 확실히 영국이나 프랑스의 유럽적 감성이 아닌 개척 정신 강한 북미 정신이 느껴진다. 시승 내내 사람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실내 디자인 또한 간결하면서 각이 섰다. 무엇보다 실내 전체를 감싸는 가죽 스티치와 시트가 고급스럽다. 전방추돌 경고, 차선이탈 경고, 안전경고 햅틱시트, 차선유지 기능과 인텔리빔하이빔 컨트롤 등의 첨단 안전 시스템은 럭셔리 세단급이다. 센터페시아 터치 때 느껴지는 미세한 진동은 옥의 티였다.

ATS 프리미엄 모델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켜니 가솔린 모델 특유의 정숙함이 느껴진다. 캐딜락 ATS는 직렬 4기통 2.0리터 직분사 터보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은 272마력이다. 자유로에 올라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더니 마치 단거리 스프린터처럼 빠르게 치고 나간다. 고속주행 시 뿜어져 나오는 사운드는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200㎞ 남짓 달린 결과 연비는 9.8㎞/ℓ를 나타냈다. 스포츠세단인 만큼 연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달렸지만 공식 복합연비 10㎞/ℓ에 근접했다. 계기판 바늘이 시속 180㎞까지 올라갔지만 낮은 차체와 몸을 감싸는 시트 덕분에 쏠림 현상은 없었다. 햅틱시트는 전후방의 충돌요소를 스스로 감지해 위치에 따라 시트의 오른쪽 혹은 왼쪽에 진동을 전달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제동력도 우수하다. 고속 주행 중 브레이크를 급히 밟아도 튕겨나가지 않는다.


▎닛산 맥시마
닛산 맥시마 | 일본차의 고정관념을 깨다


‘일본차는 밋밋하다. 마치 조용한 모범생 같다.’ 닛산의 스포츠 세단 맥시마는 이런 고정관념을 깬 모델이다. 지난해 10월 출시된 8세대 맥시마는 전장은 54㎜ 늘리고, 전고는 30㎜ 낮춰 스포츠 세단에 걸맞은 이상적인 몸매를 갖추었다. 서울 시내와 서해안고속도로를 200㎞ 남짓 달린 결과 다이내믹한 주행성능과 최첨단 안전사양은 독일·미국차 브랜드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한국닛산은 월 판매 목표를 40대로 설정했지만 출시 이후 한 달도 되지 않아 200대 넘게 계약됐다.

맥시마의 디자인은 역동적이고 미래지향적이다. 전면부에 V자 형태의 그릴과 부메랑 타입의 LED 램프가 일본차답지 않은 볼륨감을 나타낸다. 각이 뚜렷한 사이드라인 역시 평범함을 넘어섰다. A·B·C 필러가 모두 블랙 색상으로 처리되어 마치 차량 지붕이 공중에 떠있는 모습이다. 전투기에서 영감을 얻은 실내는 조종석 분위기다. 특히 운전석 쪽으로 약 7도 정도 기울어진 센터페시아는 조작의 편이성을 높였다.

시동을 거니 엔진 소리가 우렁차다. 14년 연속 미국 자동차 전문지인 워즈오토(Ward’s auto)로부터 세계 10대 엔진에 선정된 3.5리터 6기통 VQ 엔진이다. 최고출력 303마력을 자랑한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자 금세 고속 주행에 이른다. 외부 소음 차단능력은 맥시마의 가장 큰 장점이다. 불필요한 소음을 억제하는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ANC)을 탑재한 덕분이다. 또 방음처리 글라스를 사용해 풍절음을 최소화했다. 보닛 안쪽에도 방음 패드를 장착해 엔진 소음을 줄였다. 핸들링 역시 일품이다. 차체 강성이 강해져 급격한 코너에서도 차량 전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주행모드를 노멀에서 스포트로 바꾸면 성능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다. 하지만 무단변속기 적용은 호불호가 갈린다. 부드러운 주행을 돕는다는 의견도 있지만 운전의 재미를 추구하는 스포츠 세단에 무단변속기가 웬 말이냐는 목소리도 있다. 연비도 다소 아쉽다. 복합연비는 9.9㎞/ ℓ지만 실제 연비는 9㎞/ℓ에 못 미쳤다. 배기량이 큰 때문이다.

맥시마는 안전장치도 뛰어나다. 졸음, 부주의 등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는 운전자주의경보(DAA)와 동급 최초로 적용한 전방충돌예측경고시스템(PFCW)이 대표적이다. 어라운드뷰모니터(AVM)는 360도 영상을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8세대 맥시마의 가장 큰 장점은 가격경쟁력이다. 비슷한 편의사양, 퍼포먼스 등을 갖춘 유럽 스포츠 세단을 선택한다면 가격은 1.5배로 뛴다.


▎볼보 S60
볼보 S60 | 1등급 연비, 최적화된 주행 성능


지난해 볼보코리아의 판매목표는 4000대였다. 결과는 4238대로, 전년 대비 42.4%나 늘었다. 그 중심에 간판 모델인 S60이 있다. 그동안 S60의 트림 선택지는 크게 보급형 격인 D2와 고급형 D4 두 가지였다. 하지만 볼보코리아는 7월 D3 트림을 출시하며 두 트림 가운데서 고민하는 소비자를 겨냥했다. 결과는 대만족. D3가 가세한 S60은 지난해 1000대 이상 팔리며 볼보코리아 성장세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S60 D3 모델은 1등급 연비 효율과 도로 사정에 최적화된 주행 성능이 장점이다. 뛰어난 효율성을 자랑하는 볼보의 드라이브-이 엔진과 6단 기어트로닉 변속기가 탑재돼 최대출력 150마력의 성능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16.7㎞/ℓ (도심 14.9㎞/ℓ, 고속도로 19.7㎞/ℓl)로 경제적이다. 실제로 서울 영등포에서 경기도 연천까지 300㎞ 남짓 달린 결과 연비는 17.1㎞/ℓ를 나타냈다. 스포츠 세단에선 찾기 힘든 수치다.

시승 총평은 ‘깔끔하다’는 것이다. 차가 많은 도심에선 저속이지만 날렵한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고속도로에선 원하는 만큼 속력을 냈다. 가속·브레이크 페달이 다소 묵직한 편이지만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급격한 코너 구간도 깔끔하게 돌아 만족스러웠다. 전륜구동 차량은 코너를 돌 때 운전자가 의도한 궤적보다 바깥으로 밀리는 현상이 일어나곤 하는데 코너트랙션컨트롤(CTC)시스템이 좌우 구동력을 배분해 안정적이고 민첩한 코너링을 가능케 했다. 하지만 디젤 엔진이라 어느 정도 소음은 감수해야 한다.

볼보 S60은 편리성과 효율성만 추구하던 과거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에 세련미와 모던한 감성을 담은 스타일을 적용했다. 날렵하게 잘 다듬어진 싱글 헤드램프는 젊고 역동적인 이미지를 준다. 넓은 프런트 그릴과 일체형 수평구조의 범퍼 그릴은 차체를 더욱 낮고 안정감 있게 만든다. 센터페시아에 배열된 버튼들은 다소 심심하지만 그러나 안정적이다. 운전자의 몸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운전석과 탁 트인 대시보드가 인상적이다.

안전의 대명사 볼보답게 타사 모델 대비 부족함 없는 안전시스템은 여전하다. 레이더사각지대정보시스템(BLIS)은 차량 후방의 최대 70m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사각지대에 차량이 감지되면 A필러에 자리한 붉은색 경고등을 점등한다. 후·측면접근차량경고시스템(CTA)은 리어 범퍼 양쪽에 내장된 레이더 센서가 후·측면 30m 범위 내의 물체를 감지해 운전자에게 경고한다. 추돌 위험이 있으면 시티세이프티 기능이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시킨다.

- 조득진 기자

201602호 (2016.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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