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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현 라파스 대표 

신개념 패치 화장품 개발한 혁신가 

글 오승일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화장품 업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인물이 있다.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기술이 적용된 혁신적인 뷰티제품으로 세상을 놀라게 한 정도현 라파스 대표다.

첨단 생명공학과 나노기술이 만나 새로운 카테고리의 뷰티제품이 탄생했다. 바이오 벤처기업 라파스가 선보인 코스메틱 브랜드 아크로패스(acropass). 겉모양은 영락없는 일반 패치 화장품이지만 기존 패치 제품들과는 개념부터가 다르다. 이 제품 속에는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Dissolving Microstructures)라는 신기술이 숨겨져 있다.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는 한마디로 고통 없이 피부 장벽을 통과해 몸속에 유효성분이나 약물 등을 전달하는 ‘약물전달시스템’이다. 패치 형태의 마이크로 니들(초미세 바늘)을 통해 유효성분을 체내에 흡수시켜 최대의 전달 효과를 낼 수 있다.

포브스 선정 혁신 뷰티제품

패치를 얼굴에 붙이면 머리카락 3분의 1 굵기의 미세한 돌기가 바늘처럼 피부각질층을 뚫고 표피 안쪽까지 들어가 피부 속 효소성분과 만나 융해되면서 피부 깊은 곳까지 유효성분을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이 미세한 돌기는 표피 내부에 긍정적인 자극인 니들링(needling) 효과를 가져와 피부에 생명력을 되찾아준다.

마이크로구조체의 주성분인 EGF(Epidemal Growth Factor, 상피세포 성장인자), 히알루론산은 눈밑, 눈가, 입가 주름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보습인자인 히알루론산이 피부 속을 채우는 충전재 역할을 하고 EGF가 피부 세포의 성장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피부 탄력 및 보습을 개선시키고 피부 노화를 늦춰준다. 특히 아크로패스 패치 한 장에는 일반 화장품 한 병에 해당되는 유효성분이 들어 있어 즉각적인 피부 개선 효과를 선사하며, 방부제나 화학성분을 넣지 않아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2004년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제약회사 연구원, 대학 겸임교수를 지낸 정도현 대표는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약물을 피부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약물전달시스템을 개발하기로 결심하고 2009년 라파스를 설립했다. 정 대표는 “라파스의 시작은 오랫동안 생명공학을 연구해온 학자들이 사람들에게 실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작은 꿈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기술은 원래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에서 개발한 기술인데요. 2009년 우리 회사에서 이 기술을 이전받아 사업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누구나 통증 없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에 생명공학과 나노테크놀로지에서 마이크로구조체라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고, 여기에 다시 반도체 기술, 즉 마이크로 니들 기술이 접목돼 대량생산 기술이 완성된 거죠. 4년이 넘는 오랜 시간 동안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끝에 라파스는 세계 최초로 새로운 약물전달시스템을 상용화했고 제품을 출시하게 됐습니다.”

현재 바람을 이용한 송풍인장방식(DAB, Droplet-born Air Blowing)이 적용된 라파스의 마이크로 니들 제조 기술은 한국·미국 특허를 갖고 있으며, 독일의 『Advanced Materials』같은 세계 정상급의 국제학술지에 신기술로 소개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정 대표는 “초미세 바늘을 통해 보습 기능이 뛰어난 히알루론산을 효과적으로 피부에 흡수하도록 했다”며 “뷰티제품에 혁신적인 기술을 접목해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라파스만의 독자적인 기술을 적용해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패치 제품들은 해외에서 먼저 그 기술력과 상품성을 알아봐주더군요. 2012년 11월 일본에서는 ODM 방식으로 제품을 론칭했고, 2014년 3월에는 미국의 로던 앤 필드(Rodan and Fields)와 독점 계약을 맺고 제품을 출시해 세간의 주목을 받은 바 있습니다. 특히 ‘어큐트 케어(Acute Care)’라는 이름으로 선보인 제품은 2015년 1월 미국 포브스에서 발표한 ‘2014년 가장 혁신적인 뷰티제품(2014’s Most Innovative Beauty Products)’에 선정됐는데요. 그 영향 때문인지 지금도 다양한 외신에서 주목할 만한 신제품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인류 건강 기여하는 창의적 기업


2014년 일본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중국·미국 법인을 설립한 라파스는 올해 안티에이징 패치 이외에 브라이트닝용 패치와 트러블용 패치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또 국내외 13건의 특허 기술을 바탕으로 코스메틱 산업뿐만 아니라 관절염 치료 패치, 치매 치료 패치, 인슐린 패치, 백신 패치 등 의료 분야까지 제품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정 대표는 지난 1월 11일 보령제약과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미용제품, 의료기기, 의약품의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코스메틱 패치에서 백신 패치에 이르는 4단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회사를 마이크로구조체 기반의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

“용해성 마이크로구조체 기술을 뷰티 분야에 먼저 상용화시켰지만 의료기기나 의약품 개발에도 집중하고 속도를 낼 예정입니다. 아크로패스를 단순히 화장품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새로운 영역의 제품이 나왔다고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새로운 효용가치가 있는 물건으로 봐주시면 그것들이 궁극적으로 의약품 등을 개발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런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전 인류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히브리어로 치유를 뜻하는 ‘라파(Rapha)’와 전달을 의미하는 ‘패스(Path)’의 합성어로, ‘모든 사람들에게 치유의 통로가 되자’는 기업 이념을 담고 있는 라파스의 최종적인 목표는 패치형 백신을 개발해 제3세계 아이들의 생명을 살리는 것이다.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에 기여하는 창의적인 기업을 만들겠다는 정 대표의 꿈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

- 글 오승일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201603호 (2016.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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