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vestment Guide

Home>포브스>Investment Guide

30억 자산 포트폴리오 리모델링 (4) 

회사 매각 자금, 신사업 재개할 종잣돈으로 굴리기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회사를 매각해 50억원이라는 자금이 갑자기 생겼다.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을 의뢰한 김 사장은 5년 후 신사업을 발굴해 재개할 계획이다. 동시에 50억원도 부동산과 금융상품을 충분히 활용하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문제는 방법이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
벤처 사업가 김상현(42·서울시 강남구) 사장. 2006년에 IT 회사를 차렸다. 인터넷 플랫폼 서비스를 주로 하는 이 회사는 최근 한 중견 IT 기업에 인수합병(M&A)됐다. 이로써 김 씨가 얻은 금융자산은 50억. 그는 당분간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며, 일에서 잠시 손을 놓을 생각이다. 물론 다음 사업을 시작하기까지 5년이라는 기한도 나름 정했다. 손에 쥔 목돈 50억원을 굴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수익 목표는 10%. 하지만 은행에만 두면 10% 이익을 거두기는 가당치도 않다. 펀드에 두기도 원금이 손실될까 두렵기는 마찬가지다. 반 정도를 뚝 떼어 한쪽은 금융상품에 다른 한쪽은 부동산에 넣어두는 게 안전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떻게’라는 물음에 딱히 해답은 없다. 두 마리를 토끼를 잡아 5년 후에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벤처업계 다시 데뷔할 수 있을까?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부센터장을 찾은 그의 포트폴리오를 살펴봤다.

김 사장의 재무 포트폴리오 점검 | 문제점 파악하기 - 변경 전 현금흐름


부동산과 금융상품을 모두 활용하고 싶다. 한번에 50억이라는 목돈을 가지고 매년 10% 수익을 내려면 은행에서 일부 덜어내 다른 곳에 투자해야 한다. 최종 목표는 부동산과 금융상품을 활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 사장은 20~30억원으로 매입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음에 드는 부동산 매물이 나타날지 몰라 MMF(주로 금리가 높은 CP·기업어음, CD·양도성예금증서, 콜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얻는 수익을 되돌려주는 실적배당상품)나 3개월 만기 단기채권에 자금을 절반이나 넣어두었다.

금융소득, 최대한 낼 세금을 낮춰보자.

당장 김 사장의 투자 포트폴리오, 고칠 점은 무엇이었나?

단기채권이나 안정형 상품으로 10% 수익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1%대 저금리와 지지부진한 국내 주식시장 상황을 그도 피해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가 부동산과 금융상품을 모두 활용하고 싶다는 점을 고려해 50억원의 금융자산을 6(부동산):4(금융상품)로 나눠보기로 했다. 사실 단기간에 금융소득을 거두는 방법의 하나가 워런 버핏처럼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다. 물론 수익내기도 쉽지 않지만, 금융소득이 갑자기 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가 된다. 예를 들어 목표 수익률 7%의 ELS(주가연계증권·1년 조기 상환 조건)에 3억원을 투자하면, 투자 수익이 2100만원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2000만원 초과)가 되고 만다.

40%(20억원)을 금융상품에 투자하면 결국 과세 대상자 아닌가?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 맞다. 김 씨의 금융상품 활용의 중심은 비과세 상품을 적극 활용해 세금을 합리적으로 낮춰보자는데 있다. 게다가 비과세 상품에는 국내 주식형 펀드, 국내 주식투자, 변액보험 등 다양하게 있으니 투자범위를 넓혀도 좋겠다.

자산 포트폴리오 리모델링 - 변경 후 현금흐름


금융상품 활용 핵심은 ‘절세’다. 20억원이 되는 자금을 금융상품에 투자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가 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세금을 줄이는 것도 투자 전략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특히 이익을 늘리기 위해 펀드 투자도 과감히 선택했다. 변동성에 대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국·내외 고루 담아 안정적인 운용을 꾀하려는 듯 보인다. 특히 최근에 나온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가 눈에 띈다.

비과세 상품을 충분히 활용하기

변액연금상품이 주된 투자 전략인가?

장점이 많다. 이 상품은 국내 주식 투자뿐 아니라 해외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고, 10년 이상 거래하면 비과세 혜택도 있다. 김 사장이 5년 후 사업에 나선다고는 했지만, 자산 일부는 금융상품으로 굴릴 것을 생각한 조치다. 금융소득종합과세 가능하고 10년 이상 거래 시 비과세 혜택은 물론 금융소득종합과세 합산 금액을 받을 수 있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빠진다. 변액보험 투자 비중을 높여도 좋다. 매월 연금처럼 받을 수 있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발굴하는 동안 유용한 생활비가 될 수 있다. 그래도 변액보험에 편입된 펀드 수익을 중간 점검(6·12개월 단위)하는 것도 잊지 말자.

펀드에 투자한 자금도 5억원이나 된다.

일단 여러 개의 펀드로 나눴다. 특히 서로 상관관계가 적은 지역이나 섹터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구성했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수익 달성에 유리하다. 예를 들어 10억 원 중 60%는 중국·베트남 등 이머징시장에 투자하고, 40%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넣었다. ETF는 개별 주식에 투자가 쏠려 손해가 커지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다양한 섹터의 ETF에 나눠 투자하는 것도 좋다. 실제 제약·바이오 ETF에 투자하거나 최근 가격이 많이 내려간 원유 등 원자재 ETF에 일부 투자하는 식으로 계속 변하는 시장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일임형 ISA가 눈에 띈다.

새로 나온 일임형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도 활용했다. 매년 2000만원씩 5년간 총 1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도록 짰다. 김 사장의 경우 전 년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지 않았고, 사업 소득이 있어서 일임형 ISA가입 자격이 되는 점을 이용했다. 5년간 순수 소득 2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초과하는 이익도 9.9% 분리과세해 징수하기 때문에 종합과세 부담을 덜 수 있다. 투자 전략도 맞춤형이 가능하다. 모델포트폴리오(MP)를 개인 투자성향에 맞게 구성하거나 전문가에게 위임해도 된다. 예·적금뿐만 아니라 ELS 등 다양한 상품도 넣을 수 있다. 특히 ELS 변액연금보험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 개인당 2억원까지 10년을 유지하면 비과세 혜택이 있다.

[박스기사] 레버리지 활용해 수익형 부동산 확보하기 - “건물보다 토지가 우선이다.”


▎대표적인 역세권, 강남역 주변에 밀집한 소형 빌딩들.
부동산 투자는 대출을 적극 활용했다. 김 사장의 금융상품에 투자 비중을 40%로 낮추고 부동산에 60%(30억원)를 활용하기로 한 것. 부동산에 모든 자금이 묶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 대출을 적극 활용해 역세권에 자리 잡아 유동인구가 많은 수익형 부동산을 알아봤다. 김 시장이 부동산에 투자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신동일 부센터장은 “부동산 매입은 전문적인 투자 상담이 필요하고, 발품을 팔겠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부동산 투자 목적을 명확하게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자 시 팁도 몇 가지 짚어줬다.

첫째! 건물가치보다 토지의 위치를 고려하라!

수익형 부동산을 볼 때 역세권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우선이라는 것. 건물 자체가 없는 땅인데 입지조건이 좋다면 차라리 땅을 매입해 신축하는 편이 낫다는 게 신 부센터장의 판단이다. 그는 “건물이 낡았어도 리모델링을 통해 건물 값어치를 높이면 그만”이라고도 덧붙였다. 마침 김 시장의 목표 수익률에 맞는 ‘나대지(지상에 건축물이나 구축물이 없는 대지)’가 나타났다. 신 부센터장은 30억원을 대지 매입에 쓰고, 신축 자금 20억원은 2%대 대출을 받아 마련할 것을 권했다.

둘째! 신축건물의 용도를 정하라!

건물에서 매월 2000만원 임대수입을 목표로 했다. 건물 대다수를 임대 수익형으로 개발하고, 한개 층은 5년 후 사업을 시작하면 활용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하기로 했다. 매월 나오는 임대수입은 ‘5년납 10년 만기 저축보험’을 활용해 금융소득종합과세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노후연금 재원으로도 쓰는 게 좋다. 5년 안에 사업을 재개하면 저축보험에서 최대 90%까지 중도에 찾아 사업자금으로 쓸 수 있어 만에 하나 발생할 유동성 문제에도 대응할 수 있다.

김 사장은 사업이 쉽지 않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수익형 부동산과 금융상품을 고루 활용하겠다는 생각도 그 덕분이다. 신 부센터장도 그가 사업을 준비하는 5년 동안 회사 매각자금 50억원을 수익형 부동산 확보해 안정적이지만, 급할 때 자금을 마련하는 데도 어렵지 않게 나눠 투자했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부담은 최대한 낮추면서 분산투자를 통해 목표 수익률 10%를 추구하는 것이 주된 전략이다. 여러 우량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워런 버핏식 투자 방법도 충실히 따랐다. 신동일 KB국민은행 도곡PB 센터 부센터장은 “부동산과 금융상품에 균형 있게 투자해나가면 김 사장의 자산 불리기 목표 달성에 한 발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605호 (2016.04.23)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