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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하기 좋은 기업(7) 닐슨컴퍼니코리아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도 일하기 좋은 기업의 요건”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사진 김상선 기자
리서치회사 닐슨컴퍼니코리아는 장점도 많고 단점도 많다. 그럼에도 직무 전문성에 대한 직원들의 자부심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직장인이나 구직자들의 입사희망 기업 요건 중 ‘고용안정성’만큼 중요해 지는 것이 ‘브랜드’다. 엄밀히는 브랜드가 가진 함축적인 의미 때문이다. 브랜드 파워가 강하다는 건 업계 1위 또는 성장세가 빠르다는 걸 의미하고 그만큼 고용안정성도 높다고 볼 수 있다. 혁신적이거나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조직일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개인의 성장’에 관심이 높은 요즘 직장인들에 ‘브랜드’는 여러 요소들을 한번에 가늠해 볼 수 있는 척도로 읽히기도 한다.

일하기 좋은 기업이 ‘한번쯤은 꼭 들어봤다’거나 ‘업계 1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이유다. 이번에 포브스코리아가 주목한 닐슨컴퍼니코리아(이하 닐슨) 역시 마찬가지다. 글로벌 1위 시장조사기업 닐슨의 한국 시장을 책임지고 있다.

글로벌 1위 시장조사기업


맨 처음 만난 소매유통 조사본부의 정아람 연구원 역시 “통계학도로 대학에서 늘 접하던 기업이고 업계에서 세계 1위인 닐슨에서 일해보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2014년 입사해 2년 동안 데이터운영본부에 근무하다 얼마전 클라이언트를 응대하는 현 부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유통시장에서 FMCG(일용소비재)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를 작성, 클라이언트에 전달하는 일을 한다. 정 연구원은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선도해 신뢰도를 쌓아가고 있다는 점도 회사뿐 아니라 개인의 경쟁력 측면에서 강점”이라고 했다. 닐슨은 전국 3000개의 샘플 데이터를 갖추고 소비재 시장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낸다. 올 초에는 업계 최초로 이커머스 시장의 판매성과를 분석할 수 있는 툴도 개발했다. 기저귀·생수 등 12개 품목에 대한 분석정보를 클라이언트에 제공하고 있다.

배석한 닐슨의 김정연 홍보팀 과장은 “데이터분석 능력과 시장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에 해석력이 중요한 업무다”라고 설명했다. 입사 전과 후의 가장 큰 차이점에 대해 정 연구원은 “주니어들에 주어지는 기회와 책임이 생각보다 많다”고 했다. 이어 그는 “입사 후 바로 실무를 접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입사 2년차이지만 정 연구원은 눈치보며 퇴근을 미루지 않는 점도 닐슨의 좋은 조직문화라고 했다.

“주니어보드나 영탈렌트와 같은 제도는 직원 존중과 개인의 능력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닐슨의 철학을 반영하고 있어요.” 닐슨은 각 사업부의 주니어급 직원을 선출해 사장·임원과 회사 운영방안을 논의하는 주니어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에선 별도의 예산을 배정한다. 최근 주니어보드는 금요일 단축근무를 논의하고 있다. 영탈렌트는 업무성과가 좋은 직원을 선발해 별도의 워크샵과 함께 리더십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정 연구원이 닐슨에 들어와 가장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오픈 클래스’다. “다양한 사업부의 케이스스터디를 공개하는 건데 업무뿐 아니라 직무에 대한 다양한 이해도 가능해 좋아요.”

직원에게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회사

최영미 국장은 2001년 12월 닐슨에 입사해 올해로 15년 차다. 그는 ‘닐슨이 어떤 점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이라고 생각하는가?’는 질문에 “처음에 입사했던 내가 얼마나 변했는지 보면 닐슨이 어떤 기업인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했다. “좋은 기업은 갖춰진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습니다. 15년 전 영어 못하는 이공계 출신의 사회 초년생이었던 제가 지금은 대체 불가능한 전문 인력으로 성장했어요. 제 개인적인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회사가 해줄 수 있는 보상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전산통계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12월, 닐슨코리아에 입사한 최영미 국장은 현재 통계조사를 위한 분석 방법론을 연구해 제시하는 데이터사이언스팀을 이끌고 있다.

그의 닐슨 자랑이 계속됐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물어요. ‘닐슨에서 다음으로 하고 싶은 일은 뭐야? 해외에서 어디서 근무하고 싶으냐? 어떤 점을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라고요. 다양한 측면에서 ‘일하기 좋다’를 정의할 수 있겠지만 전 고용·급여의 문제만큼이나 직원 개인에 대한 회사의 관심이 중요한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조만간 떠날 긴 휴가에 들떠 있었다. 닐슨은 3년마다 5일씩 안식휴가를 제공하는데 15년차인 최 국장은 15일을 유급휴가로 갈 수 있다. “연차까지 합치면 올해 두달은 휴가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가 물었다. “두달 연속으로요?” 그의 답. “어때요? 그렇게 다녀온 직원들도 있어요.”

최 국장이 덧붙였다. “닐슨의 STA도 해외근무 경험을 원하는 요즘 구직자들에겐 챌린지가 될 수 있겠네요.” STA(Short Term Assignment) 제도는 직원들이 원하는 해외 지역에서 단기 파견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인력 교환 프로그램이다. 최 국장은 과거 말레이시아(2년)와 중국(1년)에서 근무했다.

성과보상 체계가 합리적인 기업


▎1. 김지훈 상무 / 2. 최영미 국장 / 3. 임지은 부장 / 4. 정아람 연구원
“개인의 역량을 높이는 회사죠.” 다른 리서치펌에 있다 5년 전 합류한 김지훈 상무의 말이다. 그는 소비자조사 본부 소속으로 클라이언트의 니즈에 따라 다양한 맞춤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그가 닐슨으로 이직한 배경부터 물었다. “이전 직장의 경우 세일즈 데이터나 시청률 데이터만 가진 경우였다. 광고부터 세일즈 데이터까지 모두 가진 닐슨이라면 클라이언트와 시장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통합의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해 보고 싶었다.”

그렇다면 그가 지난 5년간 경험한 닐슨은? “트레이닝이 뛰어난 회사이고 성과보상 체계가 합리적인 기업이죠.” 그의 말처럼 닐슨은 글로벌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일괄적인 교육이 아닌 개개인이 원하는 경력 개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닐슨은 미용실 같은 곳이죠. 미용실의 품질은 기계나 시설이 아니라 헤어디자이너에 달려있듯이 동일한 프로젝트라도 개인 역량에 따라 결과물이 크게 달라지는 업이기도 해요. 이 점이 부담이 되는 분들도 계실것 같습니다.”

임지은 닐슨 홍보부장은 “업의 특성에 따라 구성원들의 특성도 다르잖아요. 닐슨은 기본적으로 성취감이 높은 사람들로 구성돼 있어요”라고 말했다. 개인의 능력이 중시되는 만큼 구성원들의 스트레스나 업무 강도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잡플래닛 기업 리뷰에서도 이 점은 계속해서 언급되고 있다. 김지훈 상무는 “직원에게 회사의 칭찬은 보상이잖아요. 닐슨은 보상 체계가 잘돼 있습니다. 칭찬을 많이 하는 회사죠.” 닐슨은 클라이언트의 비즈니스에 성공적으로 기여했을 경우 해당 부서뿐 아니라 전사적으로 ‘땡큐 메시지’를 공유한다. 김지훈 상무는 “한 부서에서 한 일이 아니라 더 많은 구성원들의 참여로 이뤄낸 성과라고 생각하는 거죠”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에게 닐슨의 또다른 업무 특성을 요청했다. 그의 설명을 요약하면 클라이언트와의 긴밀한 업무협조가 많은 만큼 부서에 따라 본사가 아닌 클라이언트사로 출근하는 경우도 잦다. 또 조사분석 회사 특성상 도제식으로 팀을 운영하기 때문에 팀장 특성에 따라 분석툴, 데이터에 접근하고 해석하는 방식, 클라이언트를 대하는 방식이 편차가 있다. 때문에 팀간 커뮤니케이션 벽이 높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닐슨컴퍼니코리아 직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하면서 한결같은 ‘자부심’을 느꼈다. 어느 직원은 “회사와 업무에 대한 자부심도 회사가 줄 수 있는 보상의 일부”라고 했다. 잡플래닛 기업리뷰를 보면 닐슨은 기업으로서 단점이 적지 않은 곳이다. 업무량이 많고 연봉 만족도가 높은 편도 아니다. 부서원이 모자라는데 인력충원을 안해준다는 하소연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이 맡은 일이 사회나 클라이언트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명확히 알고 자신의 직무 전문성 강화에 관심이 많은 직원들. 업이 주는 매력도 일하기 좋은 기업의 조건이 될 수 있음을 닐슨을 통해 알수 있다.

-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사진 김상선 기자

[박스기사] 인사 담당자들이 관심가져야 할 몇가지 (기준: 5점 만점)


시장조사기관에서 일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다양한 산업의 다양한 비즈니스 이슈에 대한 솔루션을 고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직무를 가진 곳이기도 하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시장조사기관의 공통점 역시 ‘업무량이 도저히 9시~18시 근무에 마칠 수 없는 구조’거나 ‘잦은 야근으로 업무과 삶의 균형이 약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닐슨컴퍼니코리아를 포함해 자신의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 ‘영어’사용과 ‘빠른 실전 경험’도 다소 부담일 수 있지만 오히려 현 직원들은 이를 강점으로 꼽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의 평균만족도가 타 산업군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단점들이 존재하지도 않아 대부분이 ‘평타’ 수준의 평가를 받고 있다.

밀워드브라운미디어리서치나 닐슨, TNS와 같은 외국계 회사들은 글로벌 기업 문화보단 국내 보수적인 기업문화를 많이 반영하고 있어 아쉽다는 직원 의견도 많았다. 5개 회사의 공통적인 리뷰에서 주목할 점은 ‘팀장’이다.

최신 기법을 이용한 분석을 요하는 직무지만 팀장을 중심으로 한 팀플레이가 많아 팀장의 능력과 성향에 따라 팀원들이 느끼는 업무강도·조직문화·비전이 크게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직원들이 팀장·팀문화를 통해 회사 전체를 이해하고 있다는 점은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되새겨야 할 부분이다.

201609호 (2016.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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