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재계의 독서왕으로 꼽힌다. ‘서경배식 독서법’도 있다. / 아모레퍼시픽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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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배(54)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김재철(82) 동원그룹 회장과 함께 재계의 독서왕으로 꼽힌다. 자신의 성공 비결을 물으면 주저하지 않고 ‘독서’라고 말할 정도다. 자신만의 독서법도 있다. 대학시절(연세대 경영학과) 목표로 세웠던 ‘살면서 책 1000권을 읽겠다’는 다짐에서 시작한 습관인데, ‘서경배식 독서법’은 일반적인 정독(精讀)과는 차이가 있다.흔히 사람들이 정독을 하는 방식은 책을 한 줄 한 줄 읽으면서 그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서 회장은 책에 잔뜩 메모를 한다. 책의 맨 앞 빈 페이지 한 켠에는 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다른 한쪽에는 책을 읽으면서 느낀 ‘내가 실천해야 할 일’을 정리한다. 가령 패션에 대한 책을 읽더라도 ‘옷은 자기가 입는 것이 아니라 attitude(태도)가 입는 것이다’, ‘talent management(인재관리)’ 같은 키워드를 적어두고 경영의 화두로 삼는 식이다.책읽기의 원칙도 있다. 서 회장은 ‘일간지 토요판에 있는 서평 기사는 정독한다’, ‘좋은 책이 있으면 그 저자의 책을 모두 구입해서 읽는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과 친하게 지낸다’ 등이다.서경배 회장이 최근 자신의 독서법을 소개한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를 펴냈다. 책에는 서 회장의 권장도서 목록이 실려 있다.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사이먼 사이넥), 『깨끗한 속옷을 입어라』(론다 에이브럼스),『 마호메트 평전』(카렌 암스트롱) 등이 눈에 띈다. 서 회장은 윤석철 서울대 명예교수의『경영학의 진리체계』에 대해서는 “윤 교수의 책은 전부 다 읽었다”면서 극찬하기도 했다.
일간지 토요판 서평기사는 정독한다
▎서경배 회장이 최근 자신의 독서법을 소개한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를 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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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리 보려면 높이 날아라』에는 서 회장의 평소 삶에 대한 신조와 경영철학, 성공 스토리도 담겨 있다. “전세계 사람들의 핸드백 속에 아모레 립스틱이 하나씩 있다면 좋지 않겠느냐”는 마음가짐으로 목표를 세우고 중국 등지로 사업을 확장, 오늘날 연매출 6조7000억원대의 화장품 기업으로 아모레퍼시픽을 성장시킨 이야기를 진솔하게 풀어놓았다.1990년대에 프랑스에 진출했다가 철수했던 뼈아픈 이야기도 있다. 당시 아모레 퍼시픽은 프랑스 공략을 위해 순(soon)이라는 기초화장품을 출시했다. 하지만 섣부른 진출로 결국 50억원의 손해를 보고 철수했다. 서 회장은 “프랑스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 그들의 마음을 얻으려 했다”고 실패담을 회고했다. 오늘날 막대한 수익을 내고 있는 중국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120여 회 중국을 다녀올 정도로 현지 시장연구에 공을 들였다”고 강조했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