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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커버그가 투자한 교육 스타트업이 생사기로에 놓인 이유 

 

SUSAN ADAMS 포브스 기자
“5년 뒤에는 시장에서 사라질지도 모르죠.” 알트스쿨(AltSchool)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맥스 벤틸라(Max Ventilla, 38)가 말하자 인터뷰에 동석한 홍보 전문가 두 명이 움찔했다. “기사에는 이 말을 넣지 마세요.” 알트스쿨 홍보이사 매기 퀘일이 재빨리 말했고, 뉴욕 홍보 에이전시 루벤스타인 소속인 젊은 여성은 어색한 침묵을 지켰다.
벤틸라는 2013년 구글을 퇴사한 뒤 수익형 교육 스타트업인 알트스쿨을 창업해 지난 7년 동안 연간 3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알트스쿨은 현재 샌프란시스코에 2개, 뉴욕시에 2개, 총 4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은 모두 240명이다. 벤틸라의 두 자녀, 레오나르도(5)와 사빈(7)도 알트스쿨에 다니고 있다. 알트스쿨이 파트너로 확보한 학교는 28곳으로 2018년 수입은 700만 달러다. 벤틸라는 “버는 돈보다 많이 쓰는 것이 우리 전략”이라고 말한다. 소프트웨어는 개발비가 높은 반면, 배포하는 데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일단 상품을 완성하고 고객을 충분히 확보하면 빠르게 늘어나는 수익으로 손실을 메울 수 있다. 알트스쿨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립·사립학교에 판매하고자 하는 교육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실험 중이다.

알트스쿨은 수익성 높은 사립학교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값비싼 에드테크(edtech, Educational technology의 약자)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현금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훌륭한 목적의식과 IT 업계에서 알아주는 커리어를 가진 CEO, 실리콘밸리의 넘치는 돈과 열정을 모두 합해도 교육이란 시장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과거 방식에 얽매여 있고 항상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뒤축이 닳은 검은 가죽 슬립온을 신고 알트스쿨 로고가 그려진 빛바랜 폴로셔츠와 블랙 플리스 재킷, 청바지를 입은 벤틸라는 “알트스쿨의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전달해 초기 투자금 모집을 잘했기 때문에” 계속되는 손실을 방어할 수 있었다.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알트스쿨은 기업가치 4억4000만 달러를 인정받고 투자금을 1억7400만 달러를 모집했다. 초·중등 교육 관련 스타트업 중에서 거의 최고 금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마크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금액만 1500만 달러가 넘는다. 저커버그는 2014년 말 벤틸라에게 직접 연락해 일대일로 만나 2시간 넘게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알트스쿨이 창업하고 18개 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다. 벤틸라는 저커버그가 “상세한 내용까지 다 점검했고, 깊이 파고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 밖에 로렌 파월 잡스의 에머슨 콜렉티브, 피에르 오미디야르의 오미디야르 네트워크, 피터 티엘의 파운더스 펀드, 마크 안드레센의 안드레센 호로위츠를 비롯한 억만장자 투자사들도 벤틸라의 고결한 교육적 이상에 이끌려 알트스쿨의 지지자가 됐다. 벤틸라는 “최고의 교육을 최대한 많은 이에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이라고 말한다. “학생을 톱니바퀴의 톱니로 취급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의 목표를 스스로 이루어낼 수 있는 주체로 만들어야죠.”

알트스쿨 창업 전 벤틸라는 교육 서적 24권을 탐독했다. 특히 창의성이 결여된 조기교육 비판으로 유명해진 영국의 테드 강연자 켄 로빈슨 경과 아이들의 ‘근성’을 키워야 한다는 내용으로 책을 쓴 맥아더 ‘천재’ 장학금 수상자이자 심리학자 안젤라 덕워스의 팬이 됐다. 아직 산업화 시대 모델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국 초중등 교육은 20세기 동안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최근 발표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순위가 그 근거다. 전 세계 학생을 대상으로 국어 독해와 수학, 과학 능력을 평가한 이 시험에서 미국의 15세 학생들은 71개국 중 38위를 차지했다. “공장을 탈피한 세상에서 공장형 인재를 만들어내는 교육 모델은 아이들을 공부와 멀어지게 했어요. 아이들의 내면에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나침반을 넣어줘야 합니다. 그러면 세상이 지금보다 더 빨리 변해도 그에 맞춰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어요.” 벤틸라의 말이다.

알트스쿨은 빌&멜린다게이츠 재단과 에머슨 콜렉티브가 지지하는 교육 철학을 채택했다. 저커버그도 벤틸라를 만나고 1년 후인 2015년에 태어난 큰딸 맥시마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같은 교육 철학을 펼쳤다. ‘맞춤형 학습’, ‘학생 중심 학습’, ‘역량 기반 학습’ 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는 이 철학은 모든 것을 다 아는 선생님이 ‘무대에 오른 현인’처럼 교실 앞 교단에서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고 교실에 있는 모든 학생이 단체로 동일하게 진도를 나가는 기존의 수업 방식을 그만둬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신, 학생과 교사가 맞춤형 학습 목표를 함께 정하고 정해진 커리큘럼 안에서 학생이 흥미를 가진 분야를 탐구하면서 많은 피드백을 주고받는 교수법을 주창한다.

저커버그 부부가 1500만 달러 투자한 교육 스타트업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부분이 바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기술이다. 하루 종일 컴퓨터 스크린 앞에 앉아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로 수학 문제를 푸는 학습 방식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벤틸라는 알트스쿨에서 교사가 개별 학생에게 맞는 과제를 선정하고 이들의 성적을 평가하는 동시에 학교 행정가 및 학부모와 의사소통을 돕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개발을 제안했다. 그는 알트스쿨이 운영하는 사립학교를 ‘실험 학교’라고 부른다. 이곳에서 교사들은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에서 영입한 엔지니어팀과 긴밀히 협업하면서 학생에게 다양한 방식을 시도한다.

그러나 벤틸라는 곧 교육이란 분야가 검색엔진보다 훨씬 해결이 어려운 난제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처음에는 알트스쿨 네트워크를 프랜차이즈로 만들어 전국에 확산하겠다는 의지도 있었지만, 2016년 샌프란시스코와 팰로앨토, 뉴욕에서 9개교를 운영하는 걸로 노선을 수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 말, 팰로앨토 학교를 비롯한 5개교가 문을 닫았다. 2만6000달러 정도인 알트스쿨 등록금은 베이에리어(Bay Area)에 있는 다른 사립학교보다 한참 낮은 수준이다. 그래서인지 알트스쿨 학교들은 전부 손실을 보고 있다.

벤틸라는 학교마다 다른 모델을 시험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학교는 교실 1개에서 6학년부터 8학년(중학교 2학년) 학생 32명을 가르쳤지만, 학교가 문을 닫으면서 이 모델도 함께 종결됐다. 그는 학교가 실험적 모델이며 따라서 단기간만 운영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학부모에게 분명히 전달한 후 시작했다고 말한다. 그는 “실패한 방식은 빨리 버리고 다시금 실험을 반복하면서 지속적으로 배우고 개선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교실마다 카메라 4대를 설치해서 학생과 교사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관찰하는 실험도 결국 중단했다. 게이츠 재단의 연구 결과 수업 녹화가 도움이 된다고 해서 진행한 실험이었지만, 2년간 시도해본 뒤 결국 실험을 끝내자는 결정을 내렸다. “시스템 유지 비용을 생각했을 때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 말이 안 되는 비용도 많았다. 알트스쿨 건물은 애초에 학교로 설계된 곳이 아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졌다. 알트스쿨 교육이사를 역임했던 캐롤라인 윌슨은 “우리 예산에서 가장 비중이 높았던 부분이 바로 시설 유지비”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운동장이나 체육관이 있는 학교가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체육 시간이 되면 학생들은 도심 공원에서 수업을 했다. 그런데 노숙자들이 자주 찾는 한 샌프란시스코 공원에서는 노상방뇨와 배설물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 알트스쿨은 학생 안전을 위해 우버의 글로벌보안총괄이었던 마이크 긴티를 고용하기도 했다. 현재 알트스쿨에서는 도시 공원과 맨해튼 YMCA 등 사립시설을 조합해서 체육 수업을 진행한다.

2016년 벤틸라는 가장 비용효과적인 방식으로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 운영을 잠시 보류하고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집중 개발해 이를 ‘파트너’들에게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알트스쿨 엔지니어들은 파트너 학교에서 피드백을 수집해 플랫폼을 더욱 향상시켰다. 벤틸라는 앞으로 다수의 학교 지도자들이 맞춤형 학습을 수용할 준비가 되면, 알트스쿨이 정한 높은 가격을 기꺼이 지불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스쿨로지와 무들, 블랙보드, 캔버스를 비롯한 6개 경쟁사가 이미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고 있다. 솔트레이크시티에 본사를 둔 캔버스의 경우, 고객 수천 명을 확보했다. 캔버스에서는 무료 프로그램과 함께 학생 1명당 연 10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관리하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반면, 알트스쿨의 비용은 학생당 연간 100~150달러다. “행정 및 교육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학생 당 150달러는 엄두가 안 날 정도로 비싼 금액”이라고 캘리포니아주 벌링게임에 본사를 둔 교육기술 미디어 기업 에드설지의 토니 완 책임에디터가 말했다.

그러나 벤틸라는 회의론자들의 지적에도 위축되지 않는다. “결국 관건은 스케일”이라고 믿는다. 그는 알트스쿨 소포트웨어의 가격을 학생당 50달러까지 떨어트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알트스쿨은 주정부 기준을 충족하는 수학 및 영어 수업에서 열린교육 교과과정을 적용한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교사들은 학생별 학습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메시지를 자동으로 받아볼 수 있다. 벤틸라는 “우리를 소프트웨어 판매 기업으로만 보면 안 됩니다. 학교가 돈을 주고 커리큘럼을 사는 대신, 스스로 교과과정을 준비할 수 있는 전문 역량을 계발해주는 겁니다. 학교의 성과를 좌우할 수 있는 능력이죠. 이는 알트스쿨에서 책정한 요금보다 훨씬 높은 가치를 제공할 겁니다”라고 확신했다.

구글 퇴사 후 교육 시장 혁신에 도전

벤틸라 본인도 이런 방식으로 교육을 받지는 못했다. 헝가리 이민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맨해튼 어퍼이스트 사이드에 있는 침실 1개짜리 아파트에서 부모님, 여동생과 함께 생활했다. 아버지는 헝가리에서 영화제작자로 일했지만, 미국에 온 다음에는 조각이나 그림으로 근근이 살아갔다. 생계는 컬럼비아 대학교에서 경영학 강의를 했던 어머니가 책임졌다. 영재였던 벤틸라는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다닌 맨해튼 사립 남학교 버클리의 장학생으로 선정됐다. 전통적인 교수법을 고수하는 버클리에서 교육을 받은 그는 역시 장학금을 받고 앤도버 고등학교, 예일 대학교로 진학했다. 예일대를 졸업할 때는 성적이 뛰어난 학생에게만 주는 ‘실버 스칼러즈’ 장학생으로 선정되어 1년치 학비를 면제 받고 예일대 경영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생이었던 2000년, 벤틸라는 앤도버 고등학교와 예일대 동창 여러 명과 함께 데이터마이닝 소프트웨어 기업을 창업한 후 100만 달러의 자금을 모집했다. 회사는 18개월 뒤 비공개 금액에 인수됐는데, 벤틸라에 따르면 투자자에게 만족스러운 수익을 안겨줄 정도의 금액을 받았다고 한다.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유럽의 구인·구직·생활광고 기업에서 잠시 일했던 그는 구글에 입사해 사업운영 및 전략 부서에서 근무했다.

구글에서 일한 지 1년 만인 2007년에는 소셜 검색엔진 기업 아르드바르크(Aardvark)를 창업했다. 벤처투자사에서 1000만 달러를 받고 회사를 시작했는데, 3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 구글이 나타나 회사를 5000만 달러에 인수해 갔다. 포브스 추산으로 10%가 넘었던 그의 지분 가치는 500만 달러가 넘는 금액으로 훌쩍 뛰어올랐다. 벤틸라에 따르면 “인생을 바꿀 만한 돈”이었다. 그는 그 돈으로 샌프란시스코 트윈픽스에 아내와 함께 살 집을 마련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캠퍼스와 하버드를 졸업한 아내 제니 스테파노티와는 구글에서 만나 결혼했다. 아르드바르크 매각 후 벤틸라는 다시 구글로 돌아갔고, 3년간 소규모 개발팀의 수석 엔지니어로 일하며 소셜네트워크인 구글 플러스를 개발하다가 구글 맞춤화 기술팀에서 총괄을 맡았다.

2012년 겨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큰딸 사빈이 18개월이 됐고, 아내는 둘째 레오나르도를 임신 중이었다. 딸을 돌봐줄 유치원을 알아보던 부부는 놀라운 사실을 깨달았다. “좋은 유치원은 한 손으로 꼽았는데 경쟁이 말도 안 되게 치열했어요. 아이를 올바른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면, 30살이 됐을 때쯤 돈 한 푼 없이 혼자 외롭게 인생을 살 것만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혔죠.”

새로운 스타트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의욕에 불타던 벤틸라는 딸 사빈이 좋아하고 잘 지낼 수 있는 학교는 어떤 학교일지 수개월간 연구에 골몰했다. 구글에서 나온 뒤에는 투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시리즈 A 펀딩을 위한 발표 자료에 그는 자신이 침대에 누워 사빈과 레오나르도에게 책을 읽어주는 사진을 넣고 윗부분에 간디의 명언을 넣었다. “세상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그 변화를 당신이 시작하라.”

당시 모호한 윤곽밖에 없었지만, 벤틸라는 실리콘밸리 ‘인사이더’였고 투자자들은 그에게 설득당했다. 알트스쿨 이사회에 소속된 퍼스트라운드 캐피털의 조시 코펠만 파트너는 “강의 위주 교육 모델에서 학생 중심 수업으로의 전환을 이야기하고 있었죠. 저희가 완전히 동감하는 방향이었습니다”라고 전했다.

개인별 맞춤형 교육을 향한 험난한 길

5번 애비뉴와 14번 스트리트가 교차하는 번잡한 골목의 사무용 건물 안에 있는 알트스쿨 맨해튼 중학교를 방문했다. 컴퓨터보다 책과 종이, 펜, 연필이 더 많이 보였지만, 학생 1명당 크롬북을 주고 수업 내내 필요할 때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인문학 수업이 시작되자 커트 머리에 검은색 옷을 입은 선생님 자키 루이즈-가르시아가 7~8학년 학생 8명과 소크라테스식 토론 수업을 이어갔다. 수업 전에 학생들은 모두 작가 타네하시 코츠의 『세상과 나 사이』 종 이책과 제임스 볼드윈의 수필 복사본을 과제로 읽은 상태였다. 학생들은 자신이 직접 연필로 공책에 적은 에세이에 대해 이야기했다. 발표를 하려면 손을 들어 선생님에게서 노란색 애벌레 인형을 받아야 발언권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가 완벽한 국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람들이 좀 더 확실히 깨달아야 해요.” 한 소녀가 말했다.

“사회를 잇는 다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루이즈-가르시아가 물었다.

“미국 독립의 역사는 250년인데 사람들이 노예로 있던 시간이 자유를 얻게 된 시간보다 길어요.” 꼼꼼하게 땋은 머리를 한 여학생이 말했다. “시급 15달러를 받는 사람들은 아직 노예 상태인 거예요.”

“인스타그램에서 본 글귀가 있는데요. ‘내 인생 전부가 걸린 것처럼 투표하라’였어요.” 다른 학생이 발언했다.

노란색 애벌레가 자리를 옮겨가는 와중에도 3명은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수업이 끝나자 알트스쿨 5년 경력의 베테랑 교사 루이즈-가르시아는 학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속도대로 텍스트를 읽도록 지도했다. 그녀는 알트스쿨 소프트웨어 ‘플레이리스트’ 기능도 활용하고 있었다. 교사들이 수업 과제를 적은 ‘카드’를 학생 수준에 맞게 디자인하도록 지원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주어진 텍스트를 자기만의 표현으로 바꾸는 과제를 한 학생에게 주고 교사 계정으로 플랫폼에 들어가면, 해당 학생의 요약·분석·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능력을 포함한 7개 학습 역량에 대해 평가 내용을 적도록 구조화되어 있다.

벤틸라의 5살짜리 아들 레오나르도는 샌프란시스코포트 메이슨에 있는 알트스쿨 캠퍼스에 다닌다. 담당 교사 디나 하마우이는 레오나르도의 학습 목표를 계획표로 만들어 종이에 적어두었다. 모든 알트스쿨 학생은 학습 목표와 함께 사회활동 및 감정과 관련된 목표까지 정해야 한다. 레오나르도의 계획표에는 “내 머리와 몸의 상태가 어떤지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컨디션을 바꾸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적혀 있다. 계획표를 완성한 레오나르도는 이를 칠판대로 가져가 위에 놓고 아이패드로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캡처 기능을 이용해 알트스쿨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업로드했다. 학생이 올린 내용은 담당교사가 검토하고 부모님에게 이메일로 보낸다.

취재를 위해 인터뷰에 응한 11명 학부모 대부분은 알트스쿨에 만족해했고, 자녀가 알트스쿨의 소프트웨어 실험 대상이라는 사실도 마음에 든다고 했다. 뉴욕 금융계에서 일하는 가말 워커는 “어떻게 될지 면밀히 관찰하겠다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두 딸은 알트스쿨을 만족스럽게 다니고 있다. 그는 알트스쿨이 수익보다 이해관계자 및 커뮤니티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사회적 기업군인 ‘B기업’ 인증을 받았다는 사실도 반겼다.

그러나 흡족해하지 않는 학부모도 있다. 아들을 공립학교로 전학시켰다는 한 어머니는 알트스쿨이 아들의 읽기 수준을 잘못 평가해서 1년이나 진도를 나가지 못했다고 말한다. “우리는 데이터나 제공하는 실험 대상이었던 거죠. 에드테크 사업으로 세상을 변화시키겠다고 나섰는데 글쓰기조차 가르치지 못하는 선생님을 섭외하다니요.”

자녀를 2년간 알트스쿨에 보냈다가 다른 사립학교로 전학시킨 한 아버지도 “기술에만 의존하는 평균 이하 교육가들이 있었다”면서 “학습 경험의 개인별 맞춤화가 거의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배웠죠”라고 혹평했다.

알트스쿨의 파트너 학교는 대부분 규모가 작은 사립학교다. 고객으로 확보한 8개 공립학군은 시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중 실제 도입하기로 결정한 학군은 2개밖에 없다. 벤틸라는 “학생 25만 명을 보유한 학군 한 곳만이라도 알트스쿨을 도입한다면, 가격 지점을 낮추고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한다면, 알트스쿨은 생존 자체가 어려워진다.

벤틸라와 그의 팀은 세계 최고의 난제 중 하나인 미국 초중등 교육 개선을 목표로 내걸고 디지털 솔루션을 찾는 경쟁에 뛰어들었다. 경쟁은 아주 치열하다. 2015년 뉴스 코퍼레이션은 에드테크 사업부 ‘앰플리파이’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가 4억 달러에 달하는 돈을 손실로 처리했다. 초중등 교육용으로 개발한 하드웨어 및 교과과정 소프트웨어 구매자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 앰플리파이의 과반수 지분은 로렌 파월 잡스의 임팩트 투자기업 에머슨 콜렉티브가 보유하고 있다. 앰플리파이는 교과서와 과학 키트,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묶은 1~8학년 과학 커리큘럼을 판매하며 드디어 손익분기점에 접근했다.)

캘리포니아주 산마테오에 본사를 두고 2008년 창업한 온라인 강의 소셜네트워크 에드모도는 1억 달러 이상을 모집하고 200개 국가 40만 개 학교에서 사용됐지만, 무료 상품에 대한 사업 모델 수립에 실패하면서 2017년 100만 달러의 매출밖에 얻지 못했고, 1950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봤다. 결국 회사는 2018년 4월, 1억3750만 달러에 중국 온라인 게임회사 넷드래곤이 인수해 갔다.

알트스쿨의 실험 학교에 남은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걸로 보인다. 1년에 2~3번, 학생들은 수학과 읽기, 언어능력 진도를 평가하는 시험 MAP를 치른다. 작년에 학생들은 전국 평균보다 34% 높은 학업 성적을 기록했다. 학생들은 샌프란시스코 릭-윌머딩 학교와 오클랜드 칼리지 프레퍼러토리 스쿨처럼 명문 사립 고등학교에 배치되기도 한다.

그러나 알트스쿨은 결국 기업이다. 생존하려면 소프트웨어 매출이 증가해야만 한다. “스타트업이 가진 리스크가 결국 그거죠.” 벤틸라도 알고 있다.

“더는 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할 겁니다. 사업가들이 교육 쪽으로 안 가는 이유는 돈이 안 되기 때문이죠. 잘 된다 해도 칭찬이나 도움은 거의 못 받습니다. 저도 돈과 명예를 원했다면, 이거 말고도 할 일이 많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포기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교육은 정말 중요한 문제인데, 필요한 자원을 가지고 이걸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별로 없기 때문이죠.”

[박스기사] 투자 우등생 - A+ 투자자가 줄을 선 덕분에 알트스쿨은 에드테크 산업에서 가장 두둑한 활동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엄청난 모험을 하고 있는 똑똑한 투자자들을 살펴본다.

마크 저커버그 |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

저커버그와 그의 아내 프리실라 챈은 에드테크 기업과 비영리조직, 학군에 3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저커버그는 2015년 첫아이 맥시마에게 이렇게 편지를 썼다. “너가 어떤 식으로 배우고 어디에 집중할지 기술이 알려주는 시대가 올 거야.”

피터 티엘 | 파운더스 펀드

스탠퍼드를 나온 티엘이 기존 교육 방식을 얼마나 혐오하는지는 유명하다. 그의 벤처투자 펀드는 다양한 교육 기업에 투자했다. 이 중에는 학생 수준에 맞는 적응형 학습 소프트웨어 개발사 디클레어러와 뉴튼이 있다. “너무 많은 교육은 결국 세뇌다.”

로렌 파월 잡스 | 에머슨 콜렉티브

에머슨은 재단 산하 XQ 연구소를 통해 미 전역 19개 공립학교에 1억3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학교 교육의 덕을 많이 봤다. 학교 교육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내게 주어진 기회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마크 안드레센 | 안드레센 호로위츠

안드레센 벤처투자사가 투자를 결정한 교육기업 중에는 가정형 어린이집 네트워크인 원더스쿨과 대중공개 온라인강좌(MOOC) 우다시티가 있다. “미래의 교실에서는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이다.”

피에르 오미디야르 | 오미디야르 네트워크

오미디야르가 운영하는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는 무료 강좌 동영상 사이트 칸 아카데미를 비롯해 100여개 교육 벤처에 투자하고 있다. “실패할 때가 분명 있다. 실패는 다음으로 넘어 가기 위해 필요한 학습 경험이다.”

- SUSAN ADAMS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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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호 (2019.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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