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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 

폐암 진단 소프트웨어의 실력자 

시장조사기관 데이터브리지에 따르면 폐암 진단 소프트웨어 시장은 2019년에서 2026년까지 19.63%의 견조한 성장세가 예상된다. 유럽에서 진행되는 주요 폐암 검진 프로젝트에 한국의 코어라인소프트가 주요 공급자로 선정되면서 관심을 받고 있다.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 저선량 CT 검사는 증상이 있는 환자가 아니라 일반인을 대상으로 있을지 모를 병을 찾는 스크리닝 검사다. 특히 고위험군 흡연자를 대상으로 폐암뿐 아니라 흡연과 관련된 여러 질환을 함께 진단하려는 게 목적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폐암 조기진단을 위한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유럽 6개국이 참여하는 ‘포인더렁런(4-In the Lung Run)’과 독일의 ‘한세(Hanse)’ 프로젝트다.

주목할 점은 두 프로젝트 모두에 국내 스타트업 코어라인소프트가 개발한 솔루션이 도입된다는 것이다. 세계 폐암 진단 소프트웨어 시장에서는 지멘스헬스케어, 필립스, 펜래드(Penrad)테크놀로지, 이온(Eon) 등 쟁쟁한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 대형 프로젝트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기술을 채택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김진국 코어라인소프트 대표는 ‘독자적 기술 개발’, ‘국내 폐암검진사업에서 검증된 경험’, ‘해외시장 향한 무수한 공략 시도’가 결합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 번의 흉부 CT 촬영으로 폐암은 물론 심장질환,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세 가지 진단을 한 번에 할 수 있다는 게 우리 솔루션의 차별화된 기술입니다. 특히 클라우드와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판독의 효율성, 신속성, 정확성, 편의성을 확보해 실제 사용자인 영상의학 전문의에게 큰 효용을 제공하는 점이 높게 평가됐습니다. 글로벌 폐암 검진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우리 기술이 가장 앞서 있다고 자부합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의료영상 소프트웨어 개발사다. 폐암 검진 솔루션을 비롯해 폐 영상분석 자동화 소프트웨어로 심장질환을 진단하는 영상분석 자동화 기술 등을 보유하고 있다. 각 솔루션은 서로 연동됨으로써 폐 결절의 검출 및 자동측정, CT보고 및 자료 체계인 ‘Lung-RADS’ 기반분류, 과거 영상 추적분석, 자동 리포트 생성 등이 가능하다.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 코어라인소프트의 환자 CT에서 폐 결절 검출 능력과 관련해 환자별 민감도가 약 97%를 보였다. 이는 기존 해외 제품에 비해 20% 높은 수치다. 코어라인소프트가 기술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내에서 진행됐던 국가폐암검진사업의 경험이 뒷받침됐다.

“2017년부터 2년간 전국 13개 병원이 참여한 국가폐암검진 시범사업에서 지속적으로 판독용 소프트웨어를 단독 공급했습니다. 2019년 폐암 검진이 국가암검진사업에 추가되면서 우리 솔루션을 공급하는 병원이 50개로 늘었어요. 지난 3년간 국내에서 얻은 성과를 기반으로 유럽 의사들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 지름길은 없다”


같은 기간 동안 코어라인소프트는 국내 사업에 집중하면서도 해외시장을 지속적으로 두드려왔다. 2018년경 흉부 영상 관련 각종 학회에서 해외 의료진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시작했고 그들의 중개와 추천이 큰 도움이 됐다.

“두 프로젝트 모두 다양한 기관이 참여하기 때문에 결정까지 많은 절차와 오랜 시간이 소요됐어요. 제품에 대한 세부 정보 제공, 국내외 평판 검토, 현지 병원 방문 및 시연, 시범 설치 운영, 타 제품과 비교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선택됐죠. 심사만 6개월 이상 걸렸고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고 들었습니다. 현지 인허가는 이에 앞서 2017년 유럽인증(CE)를 받아둬서 문제가 없었어요.”

이번 유럽 프로젝트 참여로 코어라인소프트는 국내뿐 아니라 대형 시장인 유럽에서 실적을 쌓게 됐고 현재 현지 법인을 설립 중이다. 이에 앞서 대만 국립대, 일본 홋카이도대학에서도 연구용으로 코어라인소프트 제품을 도입한 바 있다.

“폐암 조기검진이 사망률을 현저히 낮춘다는 내용이 미국 국가폐암검진연구(NLST) 보고서에 발표된 데 이어 네덜란드-벨기에 폐암스크리닝(NELSON)의 연구 결과도 올해 학술지 NEJM에 발표됐어요. 이로써 폐암 조기검진의 세계적 흐름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재 미국 시장도 염두에 두고 제품별로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도 진행 중입니다.”

코어라인소프트는 2012년 설립됐지만 기술 축적은 약 20년에 걸쳐 이뤄졌다. 김 대표와 최정필 공동대표, 이재연 CTO는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 박사과정 중 영상 시스템연구실에서 함께했다. 이들은 2001년 랩벤처로 메비시스를 창업, 치과 CT 시장용 소프트웨어를 보급했다. 이후 메비시스는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전문기업 인피니트헬스케어에 인수합병됐다. 이들은 5년간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직원으로 일하다 지난 2012년 다시 창업에 나서 코어라인소프트를 설립하고 독자기술 개발에 나섰다.

“박사과정에서는 의료영상의 3차원 구현, 영상처리 분할 연구를 했어요. 메비시스 창업 후 CT, MRI의 3차원 시각화 제품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죠. 메비시스 시절 기술적으로는 세계 어느 기업에도 뒤지지 않았지만 후발 주자다 보니 시장 진입이 쉽지 않았어요. 이때 폐 관련 연구를 많이 접했고 이후 코어라인소프트 연구의 초석이 됐어요. 그리고 인피니트헬스케어에 속해 일하면서 새로운 진단법이 개발되면 의료계에서도 변화가 있고 시장이 커질 때 기업도 함께 성장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코어라인소프트 초기만 해도 심장 관련 영상분석이 대세였다. 김 대표는 뇌, 간, 골절 등 여러 가지 전문 분야를 고려했지만 폐 관련 영상분석이 곧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당시도 시장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세계에서 속속 발표되는 관련 연구에 주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경부터 연구개발에 돌입했고 모든 기술력을 동원해 2017년 첫 제품 ‘AVIEW COPD’를 출시했다. 이후 클라우드와 AI 분석 등을 적용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제품군을 늘리며 빠르게 완성도를 높여나갔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보다 오랫동안 쌓아온 실력, 실천을 통한 결과물이 결국 성공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보수적인 의료시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세상에 지름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 ‘포인더렁런(4-In the Lung Run)’ - 유럽위원회(EC)의 호라이즌 2020 프로그램 중 하나인 이 프로젝트는 가장 안전하고 비용 효율적인 방법으로 폐암을 예방하기 위해 초기단계의 결절을 검사하는 계획이다. NELSON의 결과를 바탕으로 4년간 네덜란드,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9개 기관이 참여해 고위험 폐암 환자 2만6000명을 검진할 계획이다.

※ ‘한세(Hanse)’ 프로젝트 - 독일 하노버대학이 주도하는 이 프로젝트에는 독일 북부의 3개 병원이 참여한다. 2년간 5000명을 대상으로 폐암위험을 검사한다.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사진 신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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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호 (2020.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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