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중과 적용은 계약일 기준2주택자인 P는 주택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양도소득세 때문에 걱정이 많다.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이라 매도할 때 중과 적용을 받을 텐데 시세차익이 커 세금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양도소득세는 양도하는 시점을 기준으로 세금이 부과된다는 것을 알고 매수인과 합의하여 주택 멸실에 관한 특약을 넣었다. 어차피 오래된 구축 건물이라 매수인은 신축할 예정이고, 건물 자체가 없어진다면 토지만 양도하는 거라 세금 측면에서 유리할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과연 그럴까? 아쉽게도 정답이 아니다. 물론 양도소득세를 판단하는 시점은 양도하는 시점인 양도일, 즉 소유권이전등기 접수일과 잔금 지급일 중 빠른 날이다. 계약 시점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관련 예규를 보면 그렇지 않다. 2005년 국세청 질의회신에 의한 답변(서면인터넷상담-547. 2005.4.11.)에 관련 내용이 나와 있다. 주택 수의 판정은 양도일 현재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나, 매매계약 성립 후 양도일 이전에 주택을 멸실한 경우에는 매매계약일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 즉, 중과세 적용을 할 때 주택 수의 판정은 양도일인 소유권 이전등기 접수일과 잔금 지급일 중 빠른 날을 기준으로 하지만,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주택을 멸실했다면 계약일 현재 주택 수에 따라 판단하여 중과 적용을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과 적용을 회피하고자 주택 멸실 특약을 적용한다고 해서 세금을 줄일 수는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1세대 1주택 비과세 적용해도 계약 당시가 우선위 사례를 살펴보면 반대의 상황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P가 1세대 1주택자이고 오래전부터 보유해 양도소득세 비과세 요건을 충족한 주택을 매매계약 중 멸실한다면 주택으로 인정받아 비과세 적용을 받을 수 있을까? 위와 관련된 경우로 흔한 사례다. 보통 매수인이 해당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할 때 발생하는데 이 경우 매도인 입장에서는 양도소득세 비과세 여부가 핵심이 된다.소득세법 기본통칙에 관련 내용이 명확하게 설명돼 있다. ‘89-154-12, 매매특약이 있는 주택의 1세대 1주택 비과세 판정’에서 양도소득세 비과세 판정을 규정한다. 판정 시점은 양도일 현재를 기준으로 한다고 하지만, 매매계약 후 양도일 이전에 매매특약으로 1세대 1주택에 해당하는 주택을 멸실한 경우에는 매매계약 일을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한다. 최근 관련 해석 사례인 ‘법령해석과-4089(2020.12.14.)’에서도 매매계약서상 중도금 지급 후 잔금 지급 전 멸실 조건이 있더라도 계약일 당시 1세대 1주택 비과세 조건을 충족했다면 매도인은 양도소득세 비과세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2021년부터는 1세대 1주택 비과세 조건을 위한 보유 기간 계산은 최종 1주택 보유 시점부터 재산정한다. 즉, 2주택자가 주택을 오늘 매도 완료했다면 오늘부터 2년 이상 다시 보유한 후 매도해야 양도소득세 비과세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보유기간 재산정은 예외양도소득세를 절세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시세차익이 큰 주택을 최종 1주택으로 만들어 비과세를 받는 방법이 보유기간의 재산정 때문에 쉽지 않아졌다. 하지만 주택을 멸실하는 것은 예외로 볼 수 있다. 주택 보유 기간을 명시하고 있는 ‘소득세법 시행령 154조’를 살펴보면, 2주택 이상을 보유한 1세대가 1주택 외의 주택을 모두 처분한 후 최종 1주택을 보유한 시점부터 기산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때, 처분이란 ‘양도, 증여, 주거용으로 사용하던 오피스텔을 업무용으로 용도를 변경하는 경우 등의 용도변경’을 의미한다. 만약 매도하거나 증여 등을 하지 않고 멸실한다면 해당 내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뜻이다.최근 국세청 해석도 그 내용을 명확히 했다. ‘법령해석과-487. 2021.2.8.’을 보면 1세대 2주택자가 1주택을 멸실 후 남은 1주택을 매도할 때 보유기간은 해당 주택의 취득일부터 기산한다고 되어 있다. 물론 주택을 멸실하는 것이 쉬운 방법은 아니지만 여러 가지 상황에 따라서는 주택을 멸실하는 것도 절세 방법이 될 수 있다.- 고경남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세무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