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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익환이 만난 혁신 기업가(25) 박종위 팜에이트 회장 &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 

스마트팜으로 세계 1위 어그테크 노린다 

정리=김민수 기자 kim.minsu2@joins.com·사진 지미연 객원기자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스마트팜 시장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평택의 중소기업이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샐러드 제조업체인 팜에이트다. 팜에이트가 하루에 생산하는 샐러드 양은 30톤. 국내 마트, 식음료 브랜드, 급식, 기업들의 구내식당 등 팜에이트 샐러드가 유통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이 회사가 농업회사법인 최초로 예비 유니콘 특별보증기업에 선정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아시아 3대 어그테크 기업으로 평가받는 공장형 스마트팜 재배 기술이 있다. 팜에이트는 스마트팜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별도 법인(플랜티팜)을 세웠다. 이들의 비전은 무엇인지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이 박종위 팜에이트 회장과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를 만나 물었다.

▎박종위 팜에이트 회장(왼쪽)과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가 평택 본사 수직농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익환: 채소를 공장에서 재배한다는 개념이 상당히 낯설다. 팜에이트의 공장형 스마트팜 사업에 대해 소개해달라.

강대현: 현재 수직농장(스마트팜)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도입기라고 볼 수 있다. 미국, 일본, 한국, 대만 등 기타 몇 나라에서만 하고 있다. 공장형 채소 재배의 시초는 미국 나사(NASA) 프로젝트였다. 사람이 우주에서도 채소를 섭취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40~50년 전에 개발된 기술이다. 이 기술을 일본이 30~40여 년 전에 도입해 본격적으로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절기와 동절기에는 채소 수급이 어렵기 때문에 외부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고품질 채소를 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농업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경력을 보유하고 계신데 어떤 계기로 스마트팜 사업을 시작했나.

박종위: 금속공학과를 졸업하고 자동차 모터를 생산하는 동양기전에 입사했다. 그곳에서 화훼 산업의 신규사업팀장을 맡아 진행하다가 1998년에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았다. 회사에서 나와 화훼 사업을 시작했고, 지인을 통해 새싹 채소를 접하면서 미래 성장 가능성을 봤다.

사업 초기 새싹 채소라는 품목에 집중한 점이 눈에 띈다. 새싹 채소에 어떤 재배 기술을 접목했나.

박종위: 새싹 채소는 쉽게 말하면 비빔밥 재료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에는 이런 새싹채소들을 모판에서 수동으로 재배했다. 엔지니어 출신이다 보니 이 과정을 자동화하고 싶었다. 자료를 찾아보니 당시 미국과 일본에 소위 ‘통돌이’라는 기계가 있었고 이걸 국산화해서 2004년 초기 형태의 드럼식 식물공장을 만들 수 있었다. 원통 안에서 종자를 계속 돌리면서 물을 주면 싹이 나고 발아해 새싹 채소가 된다. 이 기계로 나름의 성공을 거두면서 농업의 가능성을 봤고, 이후 꾸준히 해외 기술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체 기술을 개발하며 사업을 확장해나갈 수 있었다.

2004년 창업 이후 새싹 채소와 베이비 채소, 파프리카 등을 재배하면서 사업을 확장한 뒤 2009년 식물공장 재배 기술력을 가진 일본 기업 ‘미라이’에서 기술을 전수받아 본격적으로 식물공장 생산 시스템을 확보해나갔다. 이후, 불과 10년 만에 일본에 기술을 역수출하는 쾌거를 이루었는데 단기간에 노하우를 축적한 비결은 무엇인가.

강대현: 당시 미라이에서 설비를 구입했지만 식물마다 재배 환경이 달라서 정착하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2010년에 198㎡(60평) 소형 스마트팜으로 재배 테스트를 시작해 2014년에 국내 최대 규모인 826㎡(250평) 대형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게 되기까지 공조, 인공광원, 재배 기술, 운영 노하우 등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쳤고, 지금은 150여 종이 넘는 작물을 스마트팜으로 재배할 수 있게 됐다.

박종위: 해외 선진국에 비해 재료비나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데다 한국의 IT기술 발달과 더불어 가격 메리트가 생겼다. 이로 인해 해외 선진국들이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고 우리 기술을 수입하고 있다.

유통 판로 개척은 재배 기술 개발과는 또 다른 분야로 보인다. 두 분야 모두에서 성과를 이룩한 비결은 무엇인가.

박종위: 두 가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는 이미 유통 판로를 개척해놨기 때문에 스마트팜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비싼 스마트팜 설비를 도입해서 제품을 생산해도 유통 판로가 없어서 사업을 접는 경우들이 종종 있다. 처음부터 연계성을 염두에 두고 시작해야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

곤충, 아쿠아포닉스, 스마트팜까지 기술을 접목한 미래 먹거리 사업의 성장이 상당한 화두다. 향후 미래 먹거리 시장의 트렌드를 어떻게 보나.

강대현: 많은 기업이 ESG를 새로운 기준으로 삼듯이 미래에는 친환경적인 식문화가 정착될 것이다. 스마트팜에서 재배된 친환경 채소들은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스마트팜에서 재배된 채소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낮지만 앞으로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확신한다. 최근 스타벅스 샐러드에서 지네가 나와 논란이 일었는데 노지재배 및 온실재배의 경우 밀폐관리가 되지 않아 이물질이 상존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팜은 100% 밀폐관리가 가능해 이물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가격뿐 아니라 위생, 품질 면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박종위: 강 대표 말대로 아직은 일반 농산물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종잡을 수 없는 기후변화가 채소 가격 폭등을 불러오는 등 변수가 있다. 이로 인해 스마트팜 시설에 대한 필요성은 계속해서 높아질 것이고 몇 년 내에 노지재배 작물들과 단가가 맞춰지는 때가 올 것이다. 또 소비자들의 경제 수준이 올라가면서 비싸더라도 안전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 스마트팜에서 재배된 고부가가치 상품들을 계속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스마트팜 기술을 가정 단위로까지 확대 적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 및 적용이, 향후 농업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나.

강대현: 농촌 인구의 고령화, 기후변화, 일손 부족 등 근본적인 농업 패러다임이 바뀔 수밖에 없는 시점에 와 있다. ICT, 빅데이터 등 여러 기술을 접목한 정밀농업이 갈수록 발전할 것이다.


▎(왼쪽부터) 박종위 팜에이트 회장,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 강대현 플랜티팜 대표.
스마트팜의 비즈니스 구조가 궁금하다.

강대현: 우리는 스마트팜을 지어주고 계약 농가가 재배한 채소를 매입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다. 계약 농가들의 데이터가 우리 관제소로 전송되기 때문에 스마트팜을 24시간 모니터링하면서 여러 변수를 관리할 수 있다. 문제가 생기면 바로 연락해서 해결하는 구조다. 이렇게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잘 자란 작물을 유통받는 윈윈 구조를 갖고 있다. 팜에이트 생산 작물의 15%가 스마트팜에서 발생하는데 이 중 절반은 계약 농가에서 나온다. 계약 농가에서 매입하는 규모가 1년 만에 4배나 늘었고 앞으로도 확장될 여지가 많다.

일하는 방식의 관점에서, 팜에이트는 테크놀로지 기업에 가깝나, 식품 기업에 가깝나.

강대현: 분류하자면 우리는 어그테크 기업이다. 그동안 스마트팜과 샐러드 제조·유통을 같이 운영하다가 스마트팜 사업의 전문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팜에이트와 플랜티팜으로 분리했다. 팜에이트는 F&B를, 플랜티팜은 어그테크 기업을 지향한다. 지난해 매출 비중을 보면 팜에이트가 533억원, 플랜티팜이 82억원으로 6.5배 수준인데 앞으로는 테크 분야가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팜에이트만의 독특한 일하는 방식, 소통하는 방식이 있나.

박종위: 창업 초기부터 ‘소 잃고 외양간 고치지 말자’를 강조해왔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언제 어떤 문제가 터져 나올지 모르는데, 문제가 생기면 완전히 오픈하고 빨리 해결책을 찾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팜에이트 전 직원이 공유하는 기업문화가 있다면 알려달라.

박종위: ‘우리 가족이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만들자’가 사훈이다. 위생과 안전성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강조한다.

채소 재배 자체는 상당히 자동화가 이루어진 것 같은데, 인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부분은 어디인가.

강대현: 팜에이트와 플랜티팜의 종업원 수는 330여 명이고, 관리직과 생산직의 비율은 5:5 정도다. 생산직은 계속해서 자동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단위 면적당 인력 소모가 적은 편이다. 우리나라 농업 분야에서는 보기 드문 현상인데 우리 스마트팜 생산직에는 20대 젊은 층이 있다. 일반 농사와 비교해 사시사철 23도 환경에서 비교적 어려움 없이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관리직의 경우에도 연구개발에 종사하는 젊은 직원들이 늘고 있다.

회사가 평택에 있어 인재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 상황이 어떤지 궁금하다.

강대현: 인재 확보 자체가 힘든 건 사실이다.(웃음) 좋은 인재들은 대부분 수도권에 있고, 수원에서 끊기고 평택까지 오기 힘들다는 지리적인 문제가 있다. 생산직은 지금도 모자라지만 그나마 관리직은 찾아오는 사람이 늘고 있다.

박종위: 식량 자급 문제는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만큼 농업은 블루오션으로 앞으로 계속 주목받아야 하는 산업이다. 우리가 먼저 비전을 제시해 뛰어난 인재들이 희망과 신념을 갖고 들어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내년에는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떤가.

강대현: 삼성증권이 주관사로 선정됐고 내년 하반기, 늦어도 내후년 상반기 안에 상장할 예정이다.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20%가 넘는다고 들었다.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강대현: 올해 매출액 목표(팜에이트+플랜티팜)는 연결기준으로 900억원 정도다. 연평균 20% 넘는 목표를 세우고 있고 달성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이 외에 더욱 확장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박종위: 회사가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농업 외길만 고집해왔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우리의 강점을 충분히 활용해 잘할 수 있는 것 위주로 확장성을 넓혀가려고 한다. 대체육 시장이나 고급 채소를 이용한 고부가가치 샐러드, 유기농 드레싱과 토핑 재료 등 뛰어난 품질의 샐러드로 B2C 및 소매 프랜차이즈까지 연결해보려고 한다.

국내에도 어그테크 기업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팜에이트만의 경쟁력을 꼽자면.

강대현: 전 세계 어느 회사보다 채소를 압도적으로 잘 재배하는 능력이라고 하겠다. 평택 본사 스마트팜은 네덜란드 종자기업으로부터 세계 10대 스마트팜으로 선정된 바 있다. 종자 하나가 성장하려면 40일 동안 온도, 습도 등 10가지 요소가 충족되어야 하는데 우리만큼 고품질에 높은 중량으로 종자를 키워내는 곳은 드물다. 그동안 축적해온 운영 노하우가 우리의 강점이다.

건강식, 가정간편식, 비건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반면 지방 농업인구는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한국 시장의 특성이 팜에이트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강대현: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며 샐러드 매출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스마트팜 설비도 코로나 이후 국내외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다. 밖에서 장보기 힘든 여건과 안전한 채소를 직접 키워보고 싶은 수요, 비건 수요의 증가가 맞물렸다. 이 같은 움직임에 힘입어 우리도 비건 인증 및 할랄 인증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정치인들이 앞다투어 방문하는 대표적 혁신 벤처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관심을 어떻게 보나.

박종위: 스마트팜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아직 한참 부족하기 때문에 굉장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팜 산업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일본이 제일 앞서 있고, 중국도 국가 주도하에 대대적인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데 한국은 아직 초기 단계다. 우리 회사 하나만의 노력으로는 산업 전체에 대한 자본 투자가 이뤄지기 힘들기 때문에 이런 관심이 긍정적인 물꼬를 트기를 바란다.


※ 김익환은… 노동력 위주의 제조업인 한세실업에 IT를 접목해 성과를 내고 있는 혁신 CEO다. 한세드림, 한세엠케이, FRJ 등 패션 자회사들의 경영에 직접 참여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며 지난해 1조9224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최근 기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에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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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호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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