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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잉겐라스 폴스타 대표 

“우리의 비밀 병기는 안드로이드 자동차” 

- 이진원 기자 lee.zinone@joongang.co.kr
스웨덴 전기자동차 브랜드 폴스타(Polestar)가 지난 3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포브스코리아는 ‘제2의 테슬라’라고 불리는 폴스타의 토마스 잉겐라스(Thomas Ingenlath) 대표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 사진:polestar
‘새로운 전기차 브랜드의 신개념 전기차 시대’, 폴스타의 기원은 1996년 스웨덴 투어링 카 챔피언십(STCC)에 출전한 스웨덴 레이싱팀 플래시 엔지니어링(Flash Engineering)의 설립이었다. 이 팀은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이끈 차체를 자체 제작했고 폴스타 레이싱팀으로 이름을 바꿨다. 레이싱팀으로 성공을 거두던 폴스타는 2013년 자체 제작한 S60모델을 내놨고, 2014년에 볼보 S60, V60 폴스타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폴스타의 장기적 잠재력에 주목한 볼보는 2015년 아예 폴스타를 인수했고 고급형 전기차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레이싱 혈통을 보유한 브랜드답게 폴스타의 전기차가 가장 세간의 이목을 끈 것이 바로 스피드였다. 2012년 출시된 폴스타 T6 엔진은 시속 100km로 가속하는데 불과 3.9초, 최고속도 300km/h까지 질주한다. 미국 자동차 매거진 모터트렌드가 캘리포니아의 레이싱 트랙에서 이 차를 테스트한 결과, 4도어 승용차임에도 아우디 스포츠카 R8와 비슷한 랩타임 수준을 보였다. 지난 20년 동안 폴스타는 볼보의 전략적 파트너로서 고성능 모터 스포츠 차량을 생산해왔다. 토마스 잉겐라스 폴스타 대표는 “폴스타는 진보적 성능 그 자체로, 타협하지 않는 디자인, 기술,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북유럽 전기자동차 브랜드”라고 자사를 정의했다.

“우리의 미학과 품질에 대한 높은 기준은 최근 수년 간 디자인 혁신을 구현했습니다. (고성능을 위해) 고도의 하이테크를 지향하는 한편, 지속가능한 친환경차를 생산하기 위해 우리는 자동차 재질과 부품을 재고해왔습니다. 이런 노력을 통해 주력 모델인 폴스타 1, 폴스타 2와 브랜드가 수상한 많은 상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폴스타는 현재 2종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한다. 폴스타 1은 탄소섬유 본체, 609마력, 최대토크 1000Nm이며, 전기로만 구동되는 거리가 124km(WLTP)인 저용량 전기 하이브리드 GT로, 세계에서 가장 긴 거리를 운행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폴스타 2 전기 패스트백은 브랜드 최초의 순수 전기자동차로, 지난 2020년에 300kW 및 660Nm, 최대 운행 거리가 470km(WLTP)인 전륜구동 일렉트릭 파워 트레인으로 출시됐다. 폴스타는 SUV모델 폴스타 3의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기존 유럽, 북미, 중국 시장을 넘어 지난 3월 한국, 싱가포르, 홍콩, 호주, 뉴질랜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폴스타에 따르면 2021년 말까지 3개 시장을 더해 총 18개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잉겐라스 대표는 한국 시장에 폴스타가 등장하게 되면 소비자들은 특별한 경험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일반 대중 고객보다 프리미엄 소비층의 요구에 더 맞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모든 고객이 판매 프로세스에 거의 동일한 기대치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고객 경험의 모든 과정에서 한국의 모든 고객에게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설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금융서비스와 기타 결제에 카카오페이, 삼성페이와 같은 지불 솔루션을 포함할 계획입니다.”

잉겐라스 대표에 따르면, 아시아 시장은 디지털 네이티브의 비율이 높다는 특징을 갖고 있으므로 폴스타 2는 ‘자동차의 디지털 라이프’를 실현하는 모델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우리의 비밀 병기는 안드로이드 자동차(Android Auto)이며 모든 자동차 소프트웨어 설계의 기반이 되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모든 게 온라인 구매로 변화하고 있지만 자동차 소비자는 여전히 매장에서 직접 제품을 체험하고 고급 경험을 하기를 원합니다. 실제로 100만원 넘는 가치가 있는 제품을 구매할 때 디지털 네이티브의 60%가 매장을 두 번 방문합니다. 이는 폴스타의 전략과 비즈니스 모델을 온라인 중심과 매장 경험을 결합한 배경입니다. 즉, 판매방식에서도 디지털과 물리적 경험을 결합한 폴스타만의 경험이 분명 한국에서 호평받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더불어 제품 관점에서도 폴스타의 디자인, 기술, 성능에 대한 경험 역시 한국 소비자들을 매료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 예로 중앙 에어백은 폴스타 2에만 있는 안전기능이며, 유럽 신차 평가 프로그램 Euro NCAP에서 별 5개 등급을 받은 것은 안전에 대한 폴스타의 선진기술을 입증한다고 설명했다.

“폴스타는 프리미엄 전기차를 재정의할 것”


▎국내 출시를 눈앞에 둔 폴스타 2. / 사진:polestar
폴스타는 한국 정부의 전기차 확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전기차의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으로 한국을 지목했다.

“한국에서 전기차 수요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제조사는 빠르게 확장하는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전기차를 속속 내놓고 있습니다. 엄격한 환경규제는 폴스타의 전략 목표와 지속가능성에 대한 약속과 일치합니다. 우리는 한국 정부가 향후 4년간 전기차 약 300만 대를 보급하겠다는 계획을 지지합니다. 그리고 한국에서 신축 건물에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전국적으로 전기차당 충전기 비율을 50% 이상으로 높인다는 충전 인프라 확장 계획은 매우 고무적입니다.”

아직 국내에서 인지도가 낮은 편인 폴스타의 마케팅 전략을 묻자 잉겐라스 대표는 “우리는 아직 스타트업 브랜드로서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을 전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며 “새로운 디자인, 혁신적 기술,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리의 열정으로 한국 고객들은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품질, 서비스를 곧바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우리는 한국 시장에서 여러 재밌는 (마케팅)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가 아직 한국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폴스타 브랜드에 대한 한국인의 지대한 관심과 폴스타 2에 대한 요청이 많아 매우 기대됩니다. 많은 한국인이 폴스타 2를 경험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 론칭 시기에 맞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입니다.”

현재 폴스타는 자사 모델에 대한 국내 가격 책정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볼보 웹사이트에 게재된 폴스타 2의 기본 모델 가격은 4만5000달러(약 5000만원)에서 6만3000달러(7000만원)이다. 성능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추었다는 평가다. 잉겐라스 대표는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 시장에서의 가격에 대한 암시를 던졌다.

“전기차 판매의 지속적인 성장은 정부 보조금 프로그램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2021년 전기차를 구입하는 한국 소비자는 보조금을 최대 1900만원까지 받을 수 있어요. 다만 현재 보조금 프로그램에서 6000만~9000만원대 전기차는 최대 보조금의 50%를, 9000만원 이상 전기차는 전혀 받을 수 없어요. 현재 프로그램하에서는 소비자는 6000만원 이하 전기차를 구매해야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의 잠재적 고객에게 “폴스타 2는 전동차 성능의 최전선이며 기술만큼이나 세련된 디자인의 전기차”라며 “되도록 빠른 시일 내 한국 시장에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 고객들은 폴스타와 사랑에 빠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토마스 잉겐라스 대표는… 자동차산업에서 20년 경험을 가진 디자이너 출신의 경영자다. 독일 포츠하임 디자인응용과학대학(Fachhochschule für Gestaltung)과 런던 왕립예술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하고 아우디, 폴크스바겐, 스코다에서 최고 디자인 직책을 역임했다. 2012년 볼보 수석부사장으로 이직한 후 브랜드와 제품 포트폴리오 혁신을 주도했다. 2017년 폴스타 대표로 선임됐고 볼보자동차그룹의 최고디자인책임자를 겸하고 있다.

202105호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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