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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개사의 디지털 전환 성공 스토리] (5) 루닛 

AI로 무장하고 의료계 험지 개척에 나서다 

AI가 의사를 대신하는 날이 올까? 적어도, AI가 의사와 함께 일하는 시대는 이미 왔다, 의료 AI 스타트업 1세대 루닛 이야기다. 루닛 AI는 사람 눈으로 보기 힘든 폐와 유방의 병변을 90% 이상의 정확도로 신속하게 진단, 전 세계 10개국에서 영상의학 전문의를 보조하고 있다. 루닛이 그리는 미래 의료 청사진은 어떤 모습일까.

▎루닛은 의료진이 폐 질환 진단에서 보다 정확도를 높힐 수 있도록 AI를 적용한 진단소프트웨어를 개발, 공급하고 있다. / 사진:루닛
코로나19 발발로 의료업계는 효율적 의료 시스템의 필요성을 그 어느 때보다 절감하고 있다. 부족한 의료 인력으로 다수 응급 환자를 치료, 관리해야 하는 임무가 주어진 것이다. 효율은 곧 생존의 문제가 됐다.

의료계는 현재와 같은 절박한 상황에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을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루닛은 의료 효율성 및 정확성 강화를 목표로 지난 2013년부터 의료 AI를 개발해온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의료비를 낮추고 환자 생존율은 높이는 일이 루닛의 존재가치”라고 말한다. 실제로 서 대표는 의대를 졸업했다. 대표를 제외한 공동 창립자 6명은 카이스트 출신 딥러닝(Deep Learning) 전문가다. 그들 조합처럼, 루닛은 의사만의 영역으로 여겨지던 의료 사업에 기술을 더해 시너지를 내고자 의기투합했다.

루닛은 AI 기술로 무장하고 현대 의학에서 가장 도전적이고 까다로운 문제들에 도전해왔다. 대표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은 AI로 흉부 엑스레이(X-ray)를 분석, 폐암 및 결핵을 포함한 9가지 폐 질환을 판독하는 제품이다. ‘루닛 인사이트 MMG’는 유방암 진단 소프트웨어다.

루닛이 폐 질환 및 유방암에 주목한 것은 조기 진단에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 질환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2017년 한국소비자원 자료에 따르면 5년간 오진 관련 의료피해 구제 신청 총 645건 중 폐암이 19%, 유방암이 14% 수준으로 가장 많았다. 폐암 및 유방암의 진단이 어려운 것은 정교한 판독 기술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흉부 X선으로는 전체 폐의 약 85%만 확인할 수 있다. 나머지 병변은 횡격막, 폐혈관, 늑골 등 사각지대에 위치해 눈으로는 발견하기가 어렵다. 유방의 경우에도 작은 유방 혹은 유선 조직이 발달한 치밀 유방의 엑스레이를 판독하기가 쉽지 않다.

루닛 솔루션은 이러한 의료 현장의 한계를 넘어서 환자들이 어디서든 고품질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루닛에 따르면 루닛 인사이트 CXR 사용 시 흉부 비정상 소견 판독 성공률은 크게 증가한다. 90% 수준의 일반 영상의학과 판독률은 루닛 인사이트 CXR을 사용하면 94%까지 높아진다. 판독은 대체로 몇 초 안에 이루어진다.

루닛은 AI 기반 기술인 딥러닝(Deep learning)을 통해 판독 정확도를 높여왔다. 루닛 AI는 폐 질환 3500만 건, 유방암 2400만 건 이상의 확진 케이스를 학습했다. 다량의 정보 저장 및 처리가 핵심인 기술이다 보니, 시스템 용량 확보는 딥러닝 구현에 중요한 문제였다. 그래서 루닛은 소프트웨어 개발 시점부터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기반의 클라우드로 작업했다. 이를 통해 민첩한 솔루션 구축과 루닛 인사이트 CXR, 루닛 인사이트 MMG의 효율적 운용이 가능했다.

루닛은 실력을 인정받으면서 2016년 시리즈A로 37억원을 투자받았고, 2018년 시리즈B를 거쳐 이듬해 시리즈C로 300억원을 지원받았다. 작년에는 국내 기업으로서 유일하게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 100’에 선정됐다.

최근 루닛은 AI의 활용 영역을 넓혀 코로나19 진단으로 확장했다. 최근 수천 개 코로나19 확진 데이터를 루닛 인사이트 CXR에 학습시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완료했다. 루닛이 코로나19 진단에 효용이 있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지난해 말 이동언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대구 지역 5개 병원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 279명의 엑스레이 영상을 루닛 인사이트 CXR로 판독했다. 그 결과 루닛 AI는 약 95% 정확도로 감염 여부를 검출해냈다. 이 연구 결과는 작년 11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국제 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게재됐다.

AI로 기존 의학 기술의 한계에 도전해온 루닛은 연이어 구체적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의사를 대신해 결핵을 판별할 수 있는 AI’라는 공식 타이틀도 획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결핵 검진 통합 가이드라인 내부 심사를 거쳐 엄선된 글로벌 의료 AI 기업들과 2년 이상 AI 성능에 대한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결과를 바탕으로 WHO는 “루닛은 90% 이상의 정확도로 결핵을 검출 및 선별할 수 있다”며 “전문의를 대체할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루닛 인사이트 CXR은 브라질,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 10개국 헬스케어 센터에 적용됐다.

루닛은 향후 진단뿐 아니라 치료 영역까지 AI 소프트웨어를 적용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AI 기반 암 조직 분석으로 항암 치료에 적합한 환자를 구분해내는 ‘루닛스코프 IO’ 개발을 완료했다. 폐암, 유방암 진단에서 치료까지 전 영역에 AI 통합 솔루션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루닛 팀이 궁극적으로 꿈꾸는 바는 의료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일이다. 유연하면서도 신속한 의료 환경을 구축, 환자들에게 가치 있는 의료서비스를 전달하겠다는 것이 루닛의 목표다.

- 정하은 인턴기자 jung.ha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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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호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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