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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2021] 코로나19 팬데믹 넘어설 방법 

 

포브스코리아는 지난 호에서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2021'을 미리 살펴봤다. 코로나 시대 AWS는 '유연성'을 무기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를 넘나들며 생존 전략을 찾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는 AWS와 머리를 맞대고 기술로 위기를 이겨낸 기업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지난 5월 11~12일 AWS 코리아가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2021’ 행사를 열었다. 올해로 7회째인 이번 행사에 1만5000여 명이 등록했다. AWS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넥슨·미래에셋 등 다양한 업계·업종의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 5월 11~12일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이하 AWS) 코리아가 ‘AWS 서밋 온라인 코리아 2021’ 행사를 열었다. 올해로 7회째, 온라인으로는 두 번째인 AWS 서밋 2021에 1만5000여 명이 등록했다. 이 행사는 클라우드 기술의 미래를 조망하면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머신러닝, 에지 컴퓨팅 등 다양한 최신 기술 동향을 소개하는 100여 개 세션이 열리는 자리다. AWS는 이번 행사에서 최신 기술 트렌드를 포함한 강연 50여 개와 고객 성공 사례 30여 개를 제공했다.

“지난 1년간 전 세계는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혼란을 겪었습니다. 기업들의 유연성 확보가 절실해졌죠. AWS의 클라우드 컴퓨팅은 유연성을 제공합니다.”

행사 첫날 기조연설을 맡은 피터 데산티스(Peter DeSantis) AWS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및 고객지원부문 부사장이 한 말이다. 그가 AWS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아마존 EC2’의 개발 원칙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보안(Secure)’, ‘가용성(Reliable)’, ‘탄력성(Elastic)’, ‘유연성(Flexible)’, ‘비용 효율성(Cost effective)’, ‘사용 편의성(Easy to use)’ 등 총 6가지 중 최우선 원칙으로 ‘유연성’을 꼽았다.

데산티스 부사장은 “특히 유연성은 AWS 클라우드가 지향하는 핵심 원칙 중 하나”라며 “이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컴퓨팅 자원과 솔루션을 이용할 수 있도록 반도체부터 사용 언어, 서비스 장소, 컴퓨터 처리 방식까지 다양한 선택권을 준다”고 덧붙였다.

실제 ‘유연성’은 AWS가 클라우드 영토를 확장하는데 최대 무기였다. 1994년 7월 온라인 서점으로 출발한 아마존닷컴은 ‘A부터 Z까지 세상의 모든 것을 파는 가게(Everything Store)’를 표방했다. 배송도 하루이틀 내로 완료해야 했다. 그럴려면 완전히 다른 방식이 필요했다. AWS는 그렇게 데이터베이스, 콘텐트 딜리버리, 머신러닝 소프트웨어 등 아마존닷컴의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아마존닷컴의 성장을 견인해왔다.

AWS의 최대 무기는 ‘유연성’


▎기조연설에 나선 피터 데산티스 AWS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및 고객지원부문 부사장(왼쪽)과 도로시 리 AWS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애널리틱스 부문 부사장.
유연한 사고로 변신에 성공한 사례들도 소개됐다. 국내 대표 카드사 중 하나인 KB국민카드와 글로벌 뷰티 기업 아모레퍼시픽, 글로벌 채팅 솔루션 기업 센드버드가 클라우드 기술을 활용한 혁신에서 성공한 경험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하는 ‘이그제큐티브 포럼(Executive Forum)’, 클라우드 기초를 파악할 수 있는 ‘어썸데이 온라인(AWSome Day Online)’, 고객사 개발 경험을 공유한 ‘빌더스존(Builders Zone)’, 정부·교육·의료 산업 고객을 위한 ‘공공부문 특별 세션’ 등 100여 개 세션에서 AWS 도입 후 성과를 거둔 다양한 경험이 공유됐다.

실제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지 않은 수많은 고객사도 AWS 곁에 서 있다. AWS는 클라우드 사업 시작 후 줄곧 세계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한국에만 1000여 개 협력사가 있다. 삼성, 현대, SK, LG, 롯데, 미래에셋, 넥슨 같은 대기업을 비롯해 우아한형제들, 마켓컬리, 당근마켓, 토스 같은 유니콘 기업도 AWS의 파트너다. 심지어 외부에 데이터를 맡기는 걸 꺼리는 금융사도 AWS 문을 두드리고 있다. 많은 기업이 AWS의 힘을 체감했다는 증거다.

‘유연성’은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도 넘나든다. 데산티스 부사장이 독자 반도체 포트폴리오를 소개한 이유다. 기조연설을 좀 더 자세히 따라가보자. 그는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컴퓨팅 서비스를 위해 인텔·AMD·엔비디아 등의 범용 반도체를 적용하면서 머신러닝 등에 특화된 전용 반도체까지 개발해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AWS는 2013년 첫 독자 실리콘 칩인 ‘니트로(Nitro)’를 내놨고, 2015년 안나푸르나랩스를 통해 확보한 ARM 칩 기술로 독자 서버용 반도체 ‘그래비톤 프로세서’를 개발했다. 올해는 지난해 내놓은 1세대 머신러닝 칩 ‘인퍼런시아’에 이은 2세대 칩 ‘트레이니엄’을 소개했다. 고객이 원한다면 하드웨어를 직접 개발하는 일도 마다치 않았다는 설명이다.

다음 발표자로 나선 도로시 리 AWS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애널리틱스 부문 부사장은 우리가 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음을 보여줬다. 리 부사장은 “현재 1시간 동안 생성되는 데이터는 20년 전 기준 1년간 생성된 것보다 많고, 향후 3년간은 지난 30년 동안의 데이터를 합한 것보다 더 많은 양이 생성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처럼 폭넓은 정보를 관리하려면 데이터 기반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는 플랫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데이터의 가치가 뭔지를 깨달았던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몇 년 전 전자책 서비스 킨들 개발을 총괄하면서 고객에게 무료로 책을 제공했던 일을 떠올렸다. 당시 샘플만 제공한 그룹보다 무료로 책을 제공한 그룹이 나중에 돈을 내고 책을 살 때 더 적극적이었다는 것. 리 부사장은 “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함으로써 비즈니스 측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커졌다. 데이터를 개별 부서의 소유로만 생각했다면 이런(수익 창출) 결과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독점을 특권으로 생각하는 이에게 가한 일침인지도 모른다.

12일 기조연설은 제임스 고슬링 AWS 특별엔지니어가 맡았다. 그는 프로그래밍 언어 자바(Java)의 창시자로,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알려져 있다. AWS에서 에지 컴퓨팅(edge computing)에 푹 빠져 있다는 그는 “최근 IoT 관련 변화들을 살펴보면 애플리케이션이 굉장히 복잡해지고 있어 툴 측면에서 한 단계 도약할 필요가 있다”며 “IoT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할 때 컴포넌트를 어떻게 설치하고 시작하며 운영할지, 에러 복구는 어떻게 하는지 등을 이해해야 하는데, 조건이 달라 유연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AWS 클라우드가 한층 더 발전한 가운데 국내 기업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센드버드, 아모레퍼시픽, KB국민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IT 인프라를 AWS로 완전히 이전한 센드버드가 첫 발표자로 나섰다. 센드버드는 글로벌 1위 채팅 솔루션 업체로 은행, 커머스, 게임 등 다양한 분야 기업들에 채팅 솔루션을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 제공하는 B2B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이다. 지난 4월 1조 단위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받아 유니콘으로 올라섰다. 김동신 센드버드 대표는 “전 세계 사용자 수백만 명이 매월 센드버드 플랫폼에서 수십억 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AWS로 IT 인프라를 이전하면서 기존 비용의 일부만으로 KB국민은행, 넥슨과 같은 세계 유수의 기업 고객 채팅, 음성 및 비디오 솔루션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음 순서는 아모레퍼시픽이었다. 이 회사는 멤버십, 고객관계관리(CRM) 등 핵심 업무 시스템을 AWS로 이전했고, 전 직원이 데이터를 볼 수 있게 바꿨다. 홍성봉 아모레퍼시픽 최고디지털기술책임자(CDTO)는 “사내 영업 마케팅 담당자들도 데이터에 쉽게 접근해 조회하거나 추출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며 “AWS 클라우드상에서 수백 개 필터(조건)로 1초 만에 30개 이상의 자사 브랜드별 고객 특성을 추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도 AWS 클라우드를 통해 KB페이의 앱 로딩 속도를 2초 이내로 줄이는 등 성능을 기존의 8배로 높였다고 밝혔다. 이해정 KB국민카드 플랫폼사업그룹장(전무)은 “시장 환경이 금융 플랫폼 중심으로 변하고 있어 경쟁력 확보에 클라우드 전략 수립이 필요했다”고 했다.

이번 서밋에선 공공부문 특별 세션도 눈길을 끌었다. 최근 한국 정부가 2025년까지 공공 IT 인프라의 클라우드 마이그레이션(이전) 사업과 디지털 트윈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 세션에는 영국 최초 국가 기술고문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리암 맥스웰이 영국 정부의 클라우드 트랜스포메이션 경험을 공유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국방 등 강한 보안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도 AWS 클라우드가 활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재 미국 국무부와 CIA, 해군, 영국 정부 등이 모두 AWS 고객이다.

기업 임원을 위한 ‘이그제큐티브 포럼’은 올해 처음 열렸다. 올해에는 LG전자, KT의 임원진 발표와 함께 ‘네버 노멀 시대(Never Normal Era)의 리더십’이라는 주제 아래, LG전자와 KT의 임원진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전환(DX)을 중심으로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을 새로 수립했던 경험을 공유했다.

‘빌더스 존’도 인상적인 세션 중 하나였다. 빌더스 존은 AWS 최신 기술을 좀 더 구체적으로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2월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오픈한 ‘더 현대 서울’의 무인결제매장 ‘언커먼스토어’ 개발 스토리를 담았다. 현대백화점그룹의 IT 계열사인 현대IT&E가 언커먼스토어에 적용된 클라우드 기술과 최적의 모델을 개발했던 과정을 들려줬다.

이 밖에도 신기술에 관심 있는 참가자들을 위해 AWS 주요 서비스인 데이터베이스(DB), 분석, 앱 개발, 이머징 테크, 커뮤니티 라운지, 파트너 솔루션, 핸즈온랩 등 7개 전문 코너도 따로 마련됐다. 팬데믹 이후 AWS를 통해 생존 전략을 새로 모색하는 기업이 늘었기 때문이다. 도로시 리 부사장도 “지금은 기계학습의 도움 없이는 조직이 생존할 수 없는 시대”라고 단언했다.

데산티스 부사장이 강조한 ‘유연함’도 중요한 생존 전략 중 하나다. AWS 비즈니스만 해도 업의 진정성에서 시작한 사업이 업계 판도를 뒤흔든 경우다. 비결은 개방성과 다양성을 포괄하는 유연함. AWS는 한 발 더 나아가 아마존닷컴을 위해 만들었던 기술을 공개했고, 고객사가 원하는 서비스를 만들어 올렸다. 진정성과 유연성이라는 키를 쥐고 고객을 파트너로 만드는 과정에서 AWS는 클라우드 시장의 리더가 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동창작, 집단지성은 한 치 앞을 모르는 시장 변화를 헤쳐나가는 힘이 됐다.

함기호 AWS 코리아 대표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디지털 혁신의 필요성이 더 절실해지고 있다”며 “국내 고객이 클라우드 역량을 강화해 비즈니스 혁신의 기회가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영문 기자 ymk0806@joongang.co.kr

202106호 (2021.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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