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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세 이상의 성공한 여성 50명] 스크린의 여왕 

 

숀다 라임스는 TV 프로듀서로 커리어를 시작하고 12년간 디즈니 제국을 공고하게 만드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는 자신의 제국을 만드느라 바쁘다.
지난 크리스마스, 수백만 명이 막 개봉된 넷플릭스 드라마 [브리저튼]을 시청하고 있을 때 숀다 라임스(Shonda Rhimes)는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세 딸과 함께 선물을 풀어보고 있었다. 넷플릭스 CEO 테드 사란도스가 잔뜩 흥분해서 보낸 문자폭탄을 확인한 후에야 라임스는 자신의 넷플릭스 데뷔작 [브리저튼]이 열광적 반응을 얻고 있음을 알았다. 그다음에 인기를 실감하게 만든 건 바로 힐러리 클린턴이 보낸 이메일이었다.

“공작의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으니, 어떻게 치료할 수 있을까요?” 리젠시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헤이스팅스 공작 사이먼 바셋, 그 역할을 훌륭히 소화하며 큰 사랑을 받은 배우 레지 장 페이지를 두고 한 말이다.

인기 로맨스 소설을 각색한 라임스는 불가능해 보이는 임무를 해냈다. 몰아 보기 좋은 콘텐트가 넘치는 세상에서 ‘이건 꼭 봐야 해’ 콘텐트를 다시 한번 만들어내며 선풍적 인기를 끈 것이다. 넷플릭스에서 공개되고 28일 만에 넷플릭스 유료 고객의 40%인 8200만 가구가 [브리저튼] 8부작 시즌 전체를 몰아 보며 정주행을 마쳤다. 넷플릭스의 이전 시청 기록을 갈아치운 신기록이다. 사란도스 CEO는 수주가 지나기도 전에 라임스와 시즌 2를 예약했고, 4월이 오자 시즌 3과 4까지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스핀오프도 기획 중이다. 넷플릭스 전속 콘텐트 계약으로 이미 연간 3000만 달러를 받고 있는 라임스는 보너스로 수백만 달러를 더 받을 예정이다. 보통 선금으로만 지급하고 성과 보너스는 잘 주지 않는 스트리밍 계약에서 보기 드물게 특별한 대우를 받은 것이다.

내 가치를 낮추지 말라

라임스는 “내가 그런 돈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는 절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내가 받은 돈의 가치를 해냅니다. 한 푼도 모자람 없이요. … 젊은 여성들을 만나보면 습관처럼 자신을 낮추는 말을 하거나 그런 사고방식을 갖고 있던데 그럴 때마다 정말 답답합니다.”

[브리저튼]의 요란한 성공은 라임스가 10년 넘게 몸담았던 ‘친정’ ABC 방송국을 박차고 나와 과감히 배를 갈아탔던 2017년의 결정이 옳았음을 보여준다. 라임스는 “자기 자신에게 베팅하지 않고 일을 해내는 게 가능한지 모르겠네요”라고 말했다. “안전한 것만 따졌다면 그냥 있던 곳에 그대로 있으면서 하던 일 그대로 하고 있겠죠. 나 자신을 믿는 게 그렇게 엄청난 모험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거둔 성공을 보면 당연하다. 메디컬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 케리 워싱턴 캐스팅으로 40년 만에 처음으로 흑인 여성을 드라마 주인공으로 내세운 화제작 [스캔들], 비올라 데이비스에게 에미드라마 여우주연상을 안겨준 [범죄의 재구성]까지, 그야말로 줄줄이 히트작을 선보인 그녀는 ABC 모기업 디즈니에 20억 달러가 넘는 수입을 안겨줬다.

그런데도 라임스는 각본 및 연출료 인상과 함께 프로그램 수익에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몫을 늘리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야만 했다. 포브스는 2005년 [그레이 아나토미] 첫 방송 이후 라임스의 급여가 편당 3만 달러에서 25만 달러까지 인상된 것으로 추산한다. 방송국 경영진이 결국 응해주기는 했지만, 언제나 먼저 요구하고 물러서지 않으며 싸움을 해야 했다고 라임스는 말한다.

“제 작품이 얼마나 많은 돈을 버는지 알고 나서 그들이 저에게 매긴 가치를 비교해보니 정말 깜짝 놀랄 수밖에 없더군요.” 라임스가 오랜 시간 ABC와 연봉 협상을 하며 실랑이를 벌였던 날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2017년 넷플릭스 CEO 사란도스와 협상을 시작했을 때 라임스는 겉치레로 겸손을 떠는 건 집어치우기로 결심했다.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일이 진행될 거라는 점을 명확히 전했습니다.” 라임스가 말했다. 사란도스도 이에 동의했다.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하는 숀다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아주 명확하게 설명해서 깜짝 놀랐었죠. … 지금 숀다는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숀다 라임스는 어느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미셸 오바마는 말했다. 그녀는 2013년 미국 문화예술계 시상식 케네디센터 아너스에서 남편과 함께 앉아 있던 박스 좌석에 라임스가 동석하면서 서로를 알게 됐다. “라임스의 제국을 보세요. 매년 엄청난 성장을 계속하고 있잖아요. 그것만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녀의 스토리와 인생 경로를 알고 싶어 하고 닮기를 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숀다랜드’로 불리는 그녀의 제국에는 현재 직원 50명이 있으며, 라임스가 연출한 드라마의 출연진만큼 인종적으로 ‘대단한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직원 중 절반은 드라마 제작에 참여하고 나머지 절반은 새로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새로운 분야 중에는 숀다랜드 오디오가 있다. 숀다랜드 오디오는 [브리저튼] 팟캐스트 방송, [스캔들]의 스타 케이티 로우스와 레이번 콕스가 공동 진행하는 프로그램 등을 가진 ‘아이하트 라디오’와 제휴 계약을 체결했다. 그다음으로는 허스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설립한 숀다랜드닷컴이 있다. 숀다랜드닷컴은 여성의 독립과 성장을 지원하는 기사와 팬들을 위해 라임스의 프로그램 업데이트 소식을 함께 제공하는 채널이다. 이에 더해 라임스가 2015년 출간한 에세이 『1년만 나를 사랑하기로 결심했다(Year of Yes)』를 바탕으로 구성한 8주간의 펠로톤 프로그램이 있고, 최고 매출을 자랑하는 마스터클래스도 있다.

포브스가 추산한 라임스의 올해 넷플릭스 수입은 [브리저튼] 보너스를 포함해 4000만 달러가량이다. 이에 더해 [그레이 아나토미]와 [스테이션19] 연출비로 받는 800만 달러가 있고, [그레이 아나토미], [스캔들], [범죄의 재구성] 방영 수익 중 그녀의 몫으로 받는 1700만 달러가 있다. 그 외 팟캐스트, 웹콘텐트, 출판 등 숀다랜드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사업에서 추가로 수백만 달러가 창출된다. 이 모든 걸 계산하면 라임스가 2021년 집으로 가져가는 돈은 세전 총 7000만 달러에 달한다. 그녀에게도 인생 최고의 수입 경신이다. TV 프로듀서 일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라임스는 벌써 세전 3억5000만 달러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라임스는 수십 년 후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 밑에서 다른 사람이 명령한 방식에 따라 일하지 않는다. …우리는 숀다랜드 방식대로 일한다”고 말한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30년 후에는 누군가 여기 와서 주변을 둘러보더라도 숀다랜드에 숀다가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할 겁니다.”

- MAGGIE McGRATH 포브스 기자

위 기사의 원문은 http://forbes.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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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호 (2021.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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