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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차량 공유 기업들이 글로벌 주도권을 잡기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동안 마르쿠스 빌리그는 볼트에서 그 정반대의 일을 하느라 바빴다. 아주 적은 예산으로 아프리카와 유럽에서 그동안 간과됐던 시장에 주력하며 84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일구고 7000만 달러 부를 쌓았다.
마르쿠스 빌리그(29)가 사업을 잘못하고 있음을 깨달은 계기는 총이었다. 2015년 당시 21살이었던 빌리그는 세르비아 벨그레이드에서 현지 택시회사 카포에 자신의 디지털 앱을 사용해 운전기사를 호출하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었다. 사장의 책상 위에 아무렇지 않게 놓여 있던 리볼버 권총은 명확한 메시지였다. 이 험악한 업계에는 거친 고객들이 있다는 것이다. 형 마르틴과 2년 전에 볼트를 공동 설립했던 빌리그는 그 순간 그들과 조금도 엮이고 싶지 않다고 느꼈다. 빌리그는 “함께 사업하기에 좋은 사람들은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빌리그는 기존 택시회사들과 일하지 않고 운전기사와 승객을 직접 상대하기로 결심했다. 투자금 200만 달러에 불과했던 에스토니아 소재 기업 볼트가 전년도에 170억 달러 가치평가를 받고 12억 달러 투자를 유치한 우버와 직접 경쟁에 나선 것이다. 무시무시하지만 총을 상대하는 것보다는 덜 무서운 일이다.

우버 투자금과 비교하면 겨우 0.01%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빌리그는 우버와 아주 다른 전략을 사용해야 했다. 우선 구두쇠처럼 비용을 철저히 따져야 했다. 그리고 볼트는 선진국에서 우버와 정면 대결을 하지 않고 경쟁이 거의 없는 폴란드 같은 국가들을 겨냥했다.

악전고투였다. 빌리그는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73만 달러였던 매출을 1억4200만 달러로 끌어올렸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큰 손실은 감당할 수 없었으므로 회사를 거의 손익분기점에 가깝게 운영했다. 그와 달리 우버는 2019년 기업공개를 하기 전까지 총 198억 달러, 하루에 630만 달러를 소모했다.

빌리그의 자린고비식 운영은 성공했다. 현재 볼트는 300만 명이 넘는 기사를 두고 45개 국가에서 운영되며 2021년 매출은 5억7000만 달러였다. 2022년 1월 투자 라운드에서 기업가치는 84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이후 스타트업 가치가 곤두박질치면서 빌리그의 17% 지분의 가치는 약 7억 달러 정도인 것으로 포브스는 추산한다.

우버 같은 막무가내 전술은 없다

마르쿠스보다 15살 연상으로 에스토니아 스타트업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형 마르틴은 사비를 털어 급여를 지급해야 했다. 볼트는 대체로 화려한 광고 캠페인 대신 페이스북을 통해 기사를 채용했다. 또 미국보다 훨씬 낮은 가격에 에스토니아인 개발자를 채용하고, 에스토니아 수도 탈린에 있는 저렴한 아파트에서 생활하면서 비용을 아꼈다. 볼트의 몫은 차량 이용료의 15%였다. 회사는 이 몫으로 살아남는 법을 배웠다. 빌리그는 “투자자들은 이 업계가 승자독식 시장이라는 인식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현재 투자자들은 빌리그에게 다른 유럽 스타트업들처럼 미국 시장에 진출하라고 촉구했지만 빌리그는 그 대신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진출하며 스카이프(에스토니아의 선도적인 IT 유니콘)로 현지 직원들만 채용했다. 남아공의 운전기사와 고객 상당수에게는 신용카드나 은행 계좌가 없었기 때문에 현금 결제를 서둘러 도입했다. 남아공, 나이지리아, 가나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얻는 매출은 이제 볼트의 사업에서 3분의 1을 차지한다.

수년 동안 적은 예산으로 운영한 끝에 빌리그는 마침내 2021년 8월부터 2022년 1월 사이 열린 두 차례 펀딩 라운드에서 중국의 차량 호출 대기업 디디와 메르세데스 벤츠로부터 투자를 받고, 이어서 세쿼이아 캐피털과 피델리티에서도 투자를 받았다.

이제 빌리그에게는 볼트의 성장을 가속할 돈과 의무가 생겼지만, 우버가 빠졌던 함정을 피하려면 주의해야 한다. 2021년 마치 우버처럼 투자금을 끌어들인 볼트는 6억2200만 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그중 절반은 팬데믹 시기에 낸 대출을 되갚는 데 들어갔지만, 규모를 키우기 위해 승객과 운전기사에게 제공한 할인 혜택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빌리그는 스쿠터와 렌터카, 음식·식자재 배송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볼트 ‘슈퍼 앱’을 만드는 데도 시간과 돈을 들이고 있다.

구체적인 숫자는 아직 계산 중이지만 볼트 측은 2022년에 손실을 상당히 줄였다고 밝혔다. 빌리그는 올해 말이면 손익분기점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빌리그는 “지난 5년 동안 여러 도시에 기반을 구축하는 데 많은 돈을 투자했고, 이제는 그런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빌리그가 잘 피해 간 함정 중 하나는 미국 설립자들에게 자주 보이는 과소비 성향이다. 일부 벤처투자자들은 스타트업의 개인 전용기 사용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도 하는데, 볼트 투자자들은 빌리그의 검소함을 자랑거리로 여긴다. 볼트는 법인카드나 회사 전화, 기타 회사 물품을 직원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2019년까지 빌리그는 출장을 갈 때마다 호텔 비용을 아끼기 위해 방을 함께 썼다.

한 초기 투자자는 최근 빌리그가 유럽의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항공기에서 가운데 좌석 사이에 끼어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193cm 장신임에도 출구 쪽 좌석에 앉는 업그레이드 비용 14달러조차 내지 않은 것이다. 빌리그는 “우리는 돈이 없었기 때문에 설립 첫날부터 아주 검소했다”며 “이제 볼트 직원은 4000명인데 그 모든 직원이 하루에 쓰는 돈에 대해 생각한다. 그것이 우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몇 달 동안 수많은 IT 대기업이 구조조정을 단행했지만 빌리그는 해고 계획이 없다고 주장했다. 자발적인 임금 삭감과 정부 보조금 덕분에 볼트 직원들은 팬데믹 도중 매출이 80%나 급감하는 최악의 시기에도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빌리그는 “반등이 시작될 때 움직일 팀원들이 모두 준비되어 있다”고 말했다.

우버의 막무가내식 전술과 현지 정부를 무시하는 태도는 빌리그의 가벼운 접근법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그러나 규모가 커지면서 볼트도 우버와 같은 어려움에 직면했다. 임금 시위, 기사를 직원으로 재분류하라는 캠페인, 안전 관련 우려 등이다. 작은 발트해 연안 국가인 에스토니아에서는 볼트가 큰손 고용주로서 환영받지만 더 크고 규제가 심한 환경에서는 난관에 직면할 것이다.

빌리그는 볼트나 자신의 경로를 바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빌리그는 “우리는 아주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만약 내가 회사를 매각한다면 2주 정도 휴식을 취한 뒤 라이언에어를 타고 돌아와서 다음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며 “사업을 키워나갈 시간이 20년은 더 남아 있다”고 말했다.

※ HOW TO PLAY IT

차량 호출 사업은 과대광고를 넘어서 계속 발전하고 있다. 규모를 확장하며 번영을 향해 나아간다. 이러한 추세에서 이득을 보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여전히 우버다.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이 회사는 세계 최대의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을 운영한다. 사업 분야는 차량 호출, 음식·택배 배송, 화물 운송 등이다. 우버는 전 세계 70개국에서 영업한다. 규모가 중요하다. 우버는 지난 2월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83% 증가한 319억 달러라고 보고했다. 게다가 4분기의 장부가액, 조정된 EBITDA, 조정된 EBITDA 마진이 기록적인 수준이었다. 이처럼 강력한 성장 궤적을 고려하면 주가는 향후 18개월 이내에 현재보다 31% 증가한 49%까지 오를 수 있다.

※ Jon D Markman은 마크맨 캐피털 인사이트의 사장이자 패스트 포워드 인베스팅의 편집자다.

- Iain Marti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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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호 (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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