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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BES KOREA HOTEL GUIDE] 미카엘 로빈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총괄 셰프 

요리로 완성하는 컬처럴 링크 

신윤애 기자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는 식탁을 하나의 문화이자 예술로 여긴다. 2010년엔 요리에 담긴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프랑스 요리가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지난 7월 5일, 프랑스의 럭셔리 호텔 브랜드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이 30년 넘게 프랑스 미식 문화를 전 세계에 알려온 미카엘 로빈을 총괄 셰프로 선임했다. 한국의 중심 서울에서 미카엘 셰프가 펼쳐나갈 미식의 향연을 미리 들여다봤다.

관광과 문화의 도시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해안 도시 ‘생나제르’와 ‘라볼에스쿠블라크’에서 성장한 미카엘 로빈 총괄 셰프는 럭셔리 호텔인 프랑스 리츠파리, 만다린 오리엔탈 베이징, 소피텔 포산 등 6개국(잉글랜드, 프랑스, 인도네시아, 미국, 중국, 마카오)에서 30여 년간 셰프로 근무했다. 한마디로 그는 프랑스와 각국의 문화를 융합하고 거기에 자신의 스타일까지 더하는, 컬처럴 링크(cultural link, 문화융합)에 뛰어난 셰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그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을 대표하는 시크 비스트로 ‘페메종’을 비롯해 호텔 내 레스토랑과 바에서 자신의 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요리는 일종의 살아 있는 유산”이라며 “한국에서 프랑스 유산인 프랑스 요리를 누구나 편안하고 폭넓게 즐길 수 있도록 힘쓸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미카엘 로빈 총괄 셰프와 나눈 일문일답.

휴가차 방문했던 한국에 매료돼 한국행을 결심했다. 어떤 매력을 느꼈는가.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시크 비스트로 ‘페메종’의 뷔르기뇽과 랍스터. 미카엘 로빈 총괄셰프는 자신만의 노하우와 창의력을 더한 새로운 메뉴를 추가해갈 계획이다.
독특하고 활기찬 에너지, 세계를 향해 빠르게 움직이는 속도, 많은 예술 분야에서 트렌드를 리드하고 있다는 점에 매료됐다. 그중에서도 관심을 끈 건 한국인, 즉 사람이었다. 나라도 아름답지만 한국 사람이 지닌 특유의 사교성과 따뜻함 덕분에 이미 한국은 내게 아름다운 나라가 됐다. 서울에서 만난 모든 동료와 사람들이 보여주는 친절함과 다정함에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진행될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현지 셰프진과의 협업이 정말 기대된다.

셰프로서 본인이 가진 무기는 무엇인가.

‘모던 프렌치 퀴진’이라고 생각한다. 프렌치 퀴진의 테크닉과 프로덕트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적절한 매너로 모던하게 승화시키는 기술이 좋다. 나는 계절과 시공간에 대한 감각에서 영감을 얻고 그것을 접시 위에 감각적으로 담아내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프랑스와 한국의 요리, 음식 문화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꼽아달라.


▎미카엘 로빈 총괄셰프가 한국의 팀원들과 메뉴 구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다.
다른 모든 문화와 마찬가지로 음식은 역사와 지역 환경, 날씨 등에서 영향을 받아 발전된다. 프랑스와 한국 모두 음식의 기초가 되는 질 좋은 재료가 생산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두 나라 모두 다채로운 계절 요리, 음식 보존법, 요리 기법 등에서 간단한 기술부터 럭셔리하고 복잡한 기술까지 고대에서부터 유서 깊은 노하우를 쌓아왔다는 점이다. 다만 기본 양념 재료나 보존법 등에서는 차이가 있다. 프랑스는 크림, 버터, 올리브오일을 베이스로 하는 요리가 대부분이라면 한국에서는 콩기름, 참기름, 간장, 된장 등을 활용한다.

한국의 미식 문화가 최근 들어 많은 발전을 이뤘다. 그만큼 한국인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이들을 만족시킬 전략이 뭔가.

첫째,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에서의 컬리너리 경험을 차별화하는 것은 소피텔 호텔 그 자체다. 레스토랑은 물론 호텔 자체의 우아하고 시크한 디자인은 고객들의 식사 경험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다. 둘째, 세계적인 실력을 갖춘 와인 마스터 정하봉 식음 이사가 이끄는 수준 높은 식음팀이다. 모두가 음료 분야에 지식이 풍부하고 열정적인 소믈리에, 믹솔로지스트, 티 소믈리에, 사케 소믈리에들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식도락가들이 파리, 리옹, 보르도, 툴루즈, 모나코, 마르세유, 랑스 등을 방문했을 때 발견했거나 찾을 만한 프랑스의 진정한 맛을 재현하는 것이다.

현지화 방안은.

특화된 현지 식재료에 프렌치 요리 테크닉을 접목하거나 프렌치 식재료에 한식 요리 기법을 접목하는 시도를 통해 점진적으로 완성해나갈 계획이다.

반대로 한국 음식 또한 세계화가 많이 진행됐다. 프랑스에서도 한국 음식을 찾는 이가 늘었나.

세계적으로 유명한 비빔밥, 불고기, 한국식 BBQ, 김치 등은 프랑스에서도 이미 인기가 좋다. 또 K팝, K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한국의 식문화로 확장되고 있는 것 같다. 서울에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처럼 진정한 프랑스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프랑스 호텔’이 있고 프렌치 레스토랑도 많지만, 프랑스에서는 아직까지 럭셔리 혹은 진정성을 추구하는 한국 레스토랑을 찾아보기 힘들다. 최고의 한국 음식을 맛보고 경험하려면 직접 서울을 방문해야 한다고 항상 프랑스 친구들에게 조언한다.

총괄 셰프로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내 임무는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의 고객에게 컬리너리 철학, 역사, 예술 등 다양한 방법으로 프랑스 요리, ‘프랑스식으로 살아가는 법(Savoir vivre à la française)’을 전파하는 앰배서더가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목표는 인재 양성이다. 단순한 요리사 역할을 넘어 한국의 젊은 셰프진에게 요리 예술에 대한 영감을 불어넣고, 그들이 글로벌 무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현재 다양한 국가에서 한국과 한식의 위대함이 조명받고 있기 때문에 현재 성장하고 있는 젊은 한국인 셰프들이 가까운 미래에 훌륭한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 신윤애 기자 shin.yunae@joongang.co.kr

202308호 (2023.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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