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골드링의 사제락컴퍼니는 패피 밴 윙클, W L 웰러, 조지 T 스태그 등 전 세계 수집가들이 열광하는 주류들을 생산한다. 그러나 그를 부자로 만든 것은 저가 제품인 파이어볼이다.
▎ 사진:PHOTOGRAPH BY GUERIN BLASK FOR FORB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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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켄터키주 프랭크포트의 버펄로 트레이스 양조장 뒤 언덕에는 붉은 금속을 덧댄 7층짜리 건물 18개가 위에는 한때 농장이었던 곳을 내려다보며 세워져 있다. 이 위스키 보관소에는 건물마다 약 5만8000개의 나무 통이 채워져 있으며, 이는 대략 위스키 1800만 병에 해당하는 양이다. 그것도 그냥 위스키가 아니라 세계에서 인기가 좋고 가격이 비싸기로 손꼽히는 버번들이다. 한 병에 명목상 300달러 정도인 패피 밴 윙클, W L 웰러(50달러), 조지 T 스태그(100달러)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러나 동네 주류 상점에서는 이 가격에 판매되지 않는다. 소매시장에서는 가격이 20배까지 오를 수도 있다.사제락컴퍼니는 300만 배럴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다. 전부 숙성을 마치고 판매될 경우 가치는 90억 달러가 넘는다. 사제락의 회장 윌리엄 골드링(80)은 “아버지는 ‘절대 버번 사업을 하지 마라. 언젠가 잠에서 깨면 주변이 온통 버번으로 가득할 테니’라고 말했다”며 크게 웃었다. 골드링은 “이제는 정말 버번으로 가득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순자산 60억 달러로 포브스 400에 처음 이름을 올렸다.
카테고리 킬러인 파이어볼
▎성공의 맛 패피 밴 윙클은 세계에서 비싸기로 손꼽히는 위스키다. 소매시장에서는 정가보다 20배나 비싼 가격에 팔린다. 파이어볼은 가향 위스키 시장에서 점유율 45%를 차지한다. / 사진:PATRICK WELSH FOR FORB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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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링은 이 버번들을 판매하는 데 별 걱정이 없다. 사제락은 30종 넘는 위스키를 판매하며 초고가 브랜드부터 파이어볼 등 대량생산되는 저렴한 브랜드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아우른다. 숙성이 덜 되고 저렴한 캐나다산 위스키로 만들고 계피향 사탕 맛이 나는 파이어볼은 15년 전만 해도 아무도 모르는 위스키였으나, 임팩트 데이터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780만 케이스가 팔리며 짐빔(1150만 케이스)을 바짝 뒤쫓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제락은 미국, 캐나다, 프랑스, 아일랜드, 인도 등에 총 500종의 주류 브랜드와 양조장 12개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 주류 시장 점유율은 14%로, 디아지오에 이어 2위다. 비상장기업으로, 지난해 매출은 약 30억 달러로 추정된다. 번스틴의 주류 애널리스트 트레버 스털링은 “사제락을 무시하기는 어렵다”며 “이들은 카테고리 킬러인 파이어볼에 힘입어 놀라울 정도로 점유율을 높였고, 파이어볼은 지금도 성장 중”이라고 말했다.골드링이 사제락에서 거둔 성공의 상당 부분은 아버지의 지혜를 따라야 할 때와 무시해야 할 때를 적절하게 파악한 덕분이다. 1996년 사망한 스티븐 골드링은 금주법이 폐지된 이후 주류 도매상인 매그놀리아 마케팅을 설립했다. 제품 라인업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페이처드의 비터즈나 타카의 보드카 등 잘 알려지지 않은 주류를 제조하던 사제락컴퍼니를 인수했다. 젊은 윌리엄 골드링은 1960년대 후반에 두 회사를 승계했지만 도매상(리퍼블릭 내셔널 디스트리뷰팅으로 개명)을 38개 주로 확장하는 데 주력했다. 2010년 골드링이 자신의 지분을 조인트 벤처 파트너들에게 매각할 때 매출은 약 45억 달러였다. 골드링은 “유통업자는 사실상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며 “나는 만드는 편을 선호한다”고 말했다.그래서 골드링은 사제락을 통해 다른 주류 브랜드를 서서히 인수해왔다. 1991년 프랭크포트의 조지 T 스태그 양조장이 첫 대상이었다. 골드링은 자신이 이 양조장의 숙성 위스키 3만2000배럴을 판매할 수 있음을 알았다. 그러나 양조장(버펄로 트레이스로 개명)은 “마치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이후의 뉴올리언스처럼” 엉망이었다고 골드링은 말했다. 생산량은 1973년에 20만 배럴로 최고조에 달했다가 버번 수요가 급락하면서 12만 배럴까지 떨어졌다. 골드링은 역사를 무시할 수 없었다. 가장 오래 운영 중인 양조장(1773년부터 운영)인 스태그는 금주법 시행 도중 ‘약용’ 위스키를 제조했다. 골드링은 “잘린 꽃을 심을 수는 없다”며 “정통성 있는 뿌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골드링은 1999년 W L 웰러를 인수하는 등 다른 취약한 버번 브랜드들을 손에 넣으며 숙성된 재고를 확보했다. 그런 다음 2002년 사제락은 전설적인 양조 가문인 줄리언 ‘패피’ 밴 윙클 주니어와 계약을 체결하고 그의 밀 버번 레시피를 버펄로 트레이스에서 복원했다. 패피 수집가들의 열광적인 수집욕은 날로 기세를 더하고 있다. 23년 산 패피 밴 윙클 한 병은 소매시장에서 5000달러가 넘는 가격에 판매된다.오전에 증류해서 오후에 병입하고 다음 날 판매할 수 있는 보드카 같은 술과 달리 고품질 위스키를 제조하는 데는 몇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1990년대부터 사제락을 이끌고 있는 마크 브라운(66) 회장은 “2046년에 판매할 패피 밴 윙클을 지금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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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비싼 버번은 신흥 시장, 특히 인도에 수출사제락의 전환은 2009년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로부터 40종의 저가 브랜드를 3억3000만 달러에 인수하면서 이뤄졌다. 사제락은 갑자기 골드링 자신의 도매업자와 경쟁하게 됐다. 이러한 충돌로 인해 골드링은 2010년 리퍼블릭 내셔널 디스트리뷰팅의 가족 지분을 매각했다. 포브스는 그 가치를 4억 달러로 추산한다. 골드링은 이 현금을 바탕으로 수많은 거래를 성사시켰다. 2016년 사제락은 5억4000만 달러로 경쟁사 브라운-포먼으로부터 서던 컴포트 등의 브랜드를 사들였다. 2018년에는 5억5000만 달러를 들여 디아지오의 시그램 VO, 마이어스의 럼과 실제 금가루가 들어 있는 골드슐래거를 인수했다. 그럼에도 만족하지 못한 사제락은 2021년 컨스텔레이션으로부터 폴 메이슨 브랜디를 2억6500만 달러에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아일랜드의 러프 길 양조장도 7000만 달러에 손에 넣었다.팩트셋에 따르면 사제락의 현재 부채는 20억 달러다. 포브스는 사제락의 영업이익이 연 6억 달러일 것으로 추산한다. 골드링은 추정 자산 60억 달러를 아내, 세 자녀와 나눠 가지며 가족 신탁이 회사를 100% 통제한다.화려한 버번이 많지만 파이어볼처럼 골드링의 총망라 철학을 잘 드러내는 브랜드는 없다. 사제락은 파이어볼을 2000년에 시그램으로부터 사들였고 2007년 라벨에 붉은 악마를 그려 넣어서 한 병에 20달러 미만의 가격으로 판매했다. 위스키 애호가들은 파이어볼의 향에 코를 틀어막을지도 모르지만, 상관없다. 이 계피향 술은 가향 위스키 시장에서 점유율 45%를 자랑하며 지난해 18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코언앤드컴퍼니의 애널리스트 비비엔 에이저는 “일종의 유니콘”이라며 “사제락이 이미 막대한 규모와 레버리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파이어볼의 유기적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가치 투자자인 골드링은 단 한 가지 브랜드만 떠나보냈다. 2009년 에펜 보드카를 짐빔 제조사에 내주고 올드 테일러를 받아왔다. 이를 4년 뒤에 버번 산업의 시조 중 한 명의 이름을 따서 E H 테일러라는 프리미엄 위스키로 다시 브랜딩했다. 소수의 열성 팬이 있는 이런 버번은 사제락에 큰돈이 되지 않는다. 가격이 병당 수백 달러인 틈새시장을 위해 소량만 생산하기 때문이다. 이런 술의 판매량은 주별로 엄격하게 통제된다.그러나 이러한 브랜드는 커다란 후광효과를 낳는다. 그래서 골드링은 지난 5년 동안 12억 달러를 기꺼이 투자해 버펄로 트레이스의 연간 생산량을 두 배인 55만 배럴로 늘렸다. 수직 통합된 사제락은 자체적으로 화이트 오크통을 생산하고 새 묘목을 심는다. 버번 애호가들에게 좋은 소식은 수년 내로 12년산 웰러, 스태그, 이글 레어가 상당히 많아지리라는 것이다.하지만 흥미롭게도 가장 비싼 버번은 신흥 시장, 특히 인도에 수출될 예정이다. 영국을 통해 위스키를 처음 접한 인도는 세계 위스키의 절반 가까이를 소비한다. 2017년 사제락은 벵갈루루 소재 폴 존 싱글 몰트와 오리지널 초이스 위스키의 다수 지분을 5000만 달러가 넘는 가격에 인수하고 생산량을 10배로 늘릴 계획을 세웠다. 그뿐만 아니라 이미 인도에서 파이어볼을 생산하고 있다.골드링은 세계 최대 규모의 주류 회사를 감독하고 있지만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뉴올리언스에서 은거하기를 선호한다. 150년도 전부터 인기를 끌어온 주류와 칵테일에 헌정된 박물관이자 바인 사제락 하우스를 방문하면 골드링과 마주칠 수도 있다. 만약 아버지가 경고했던 대로 사람들의 입맛이 바뀐다면 어떻게 될까? 골드링은 어깨를 으쓱하며 미소를 지었다. “만약 사람들이 버번을 더는 마시지 않는다면 우린 끝장나는 거죠.”
※ HOW TO PLAY IT사제락이 성장률 높은 주류 라인으로 바를 채우는 사이 컨스텔레이션 브랜즈는 미국 맥주업계의 시장점유율을 집어삼키고 있다. 모델로 이스페셜은 최근 앤호이저부시가 지난 4월 대형 마케팅 실수로 어려움을 겪는 사이 버드 라이트를 제치고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맥주가 됐다. 컨스텔레이션은 모델로, 코로나 등 멕시코 수입품의 미국 내 독점유통권으로 매출의 80%를 올린다. 올해 판매량은 6.6% 성장한 101억 달러, 실적은 9.9% 증가한 주당 11.70달러가 될 전망이다. 억만장자가 운영하는 헤지펀드들은 컨스텔레이션에 눈독을 들여왔다. 이즈리얼 잉글랜더의 밀레니엄 매니지먼트, 행동주의 투자자 폴 싱어의 엘리엇 인베스트 매니지먼트가 소유자다.
– John Dobosz는 포브스 억만장자 투자자 뉴스레터의 편집자다.※ 주류업계의 부활“금주법이 폐지됐다.” 포브스는 1933년 선언했다.“주류업계의 고난은 끝나지 않았다.” 각 주의 법은“엉망진창”이라고 포브스는 보도했다. 밀주와 가짜 술이 “기승을 부렸으며” 게다가 “수요가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몰랐다.” 그럼에도 주류업계를 다시 구축하기 위한 경쟁은 시작됐다.미국은 벌집의 벌들처럼 분주하게 준비 중이다. 배관용품, 병입 기계, 라벨, 병, 상자, 필터, 탱크, 곡물 조리기, 찌꺼기 건조기, 기타 용품과 장비들의 판매량이 우상향을 보이고 있다. 주류 거래 잡지는 광고로 가득하다. 하룻밤 사이에 새로운 잡지가 생겨나고, 일주일 지난 잡지는 거의 구하기가 불가능하다. 음주인을 위한 새로운 장치와 기발한 술책들이 수없이 쏟아져 나오며 현금을 쓸어 담는다. 칵테일 잔, 와인 잔 등 술마다 다른 종류의 잔이 필요하다. 라디오가 있는 바, 회전식 바, 자동칵테일 셰이커, 새로운 레시피, 그 밖에도 무수히 많다.
– 포브스, 1933년 12월 1일- CHRIS HELMAN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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