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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재를 맥주처럼 양조 

 

1억2000만 달러의 벤처 펀딩을 받은 스탠퍼드대 교수 크리스티나 스몰케의 회사 안테이아는 핵심 약재의 첫 확장 생산을 완료했다.

▎안테이아의 공동 설립자 겸 CEO인 크리스티나 스몰케. / 사진:ANTHEIA
매년 전 세계 수천 명이 이용하는 생명공학적 처리 방식이 있다. 주의 깊게 선별한 효모에 설탕을 먹인 다음 며칠 뒤에 제품을 추출하여 판매하는 것이다. 수백만 명이 이 제품을 즐긴다. 이를 맥주 양조라고 한다.

크리스티나 스몰케(48)의 회사 안테이아에서 하는 일도 거의 대부분 그와 비슷하다. 다만 맥주를 만드는 대신 똑같은 방법으로 처방 약물의 핵심 재료를 만든다. 그리고 동네 마트에서 살 수 있는 효모 대신 10년이 넘는 연구 끝에 개발한 제품을 사용한다. 여러 종의 유전자를 생명공학으로 가공한 이 제품은 기존 방법보다 대규모로 빠르게 특수 화학물질을 생산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 8월 안테이아는 처음으로 상업용 발효의 양산을 완료하고 테바인 11만6000리터를 생산했다고 밝혔다. 테바인은 여러 주요 약물의 핵심 재료다. 게다가 안테이아는 이 화학물질을 몇 달이 아니라 닷새만에 만들어낸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회사는 내년에 첫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바로 현재 심각한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약물의 핵심 재료다.

8월 미국 보건시스템약사협회(ASHP)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요 의약품 부족으로 인해 병원 약사 3분의 1은 필요한 의료적 중재를 제한, 지연 또는 취소한다. 나머지 3분의 2는 이 부족을 전략적으로 관리한다고 응답했지만 주요 의약품의 가격 상승으로 인해 환자 치료에 영향이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폴 아브라모비치 ASHP CEO는 성명에서 “약사들은 수십 년 동안 정기적으로 약물 부족을 관리해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예전보다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환자의 통증은 관리하는 데 사용되는 주사식 오피오이드가 대표적이다. 전통적으로 이 의약품의 재료는 몇 달 혹은 몇 년에 걸쳐 밭에서 자라났으며, 작물을 수확해서 필요한 화학물질을 추출해야 약물 제조 시설에서 혼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농업에 의존하면 병충해나 악천후 같은 자연적 요인이나 배송 중단과 같은 산업적 요인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안테이아가 초점을 맞추는 약물 유형 중 하나다. 테바인과 오리파빈은 코데인, 하이드로코돈, 날록손 등 통증ㆍ중독 관리 의약품의 핵심 재료다. 그 밖에도 안테이아는 메스꺼움ㆍ경련 치료제에 사용되는 스코폴라민 등 다양한 약물 유형의 재료 70가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안테이아의 공동 설립자 겸 CEO인 크리스티나 스몰케는 “공급망에서 비효율성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재료를 제조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기존 생산 방식이 지속가능하지 않게 되는 시기를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스몰케는 UC버클리에서 박사학위 과정을 밟던 중화학 회사에서 인턴으로 일했고, 그곳에서 원유 정제 등 기존 화학 기술을 배웠다. 이러한 화학 기술은 확장이 아주 용이했지만 확장성이 떨어지는 생물학적 시스템에서의 화학반응처럼 다재다능하거나 유연하지 않았다. 스몰케는 “세포를 뭔가를 만드는 공장으로 사용할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러한 대비는 스몰케가 유용한 부산물을 만들 수 있는 미생물 개발 연구에 초점을 맞추도록 영감을 제시했다. 스몰케는 처음에는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실에서, 그 이후에는 지금 교수로 있는 스탠퍼드대 연구실에서 그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사진과 같은 연구실의 소형 생물 반응로는 쉽게 미세 조정을 할 수 있지만 같은 공정을 확장하려면 까다로운 공학적 난관을 다수 극복해야 한다.
2015년 스몰케의 연구실은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논문 하나로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효모에 생명공학을 적용하여 통증 치료에 흔히 사용되는 약물인 하이드로코돈을 만드는 방법에 대한 논문이었다. 그해 스몰케는 생명공학자 크리스티 호킨스, 연구자 케이트 소데이, 아이시스 트렌차드와 함께 안테이아를 공동 설립했다. 목표는 제약업계의 수요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로 생산을 확대하는 것이었다(스몰케는 같은 해에 암 면역치료 회사 키메라도 설립했으며, 지금도 그 회사의 과학 자문을 맡고 있다).

대량의 약재를 만들기 위해 안테이아 소속 연구자들은 우선 효모 자체를 가공해야 했다. 약재가 추출되는 식물로부터 유전자를 가져와서 여기에 효모를 넣고, 공정을 효율화하기 위해 20가지가 넘는 다른 미생물 유전자를 첨가했다.

이는 맥주를 만들 때 효모를 넣어 설탕을 알코올로 만드는 것보다 훨씬 까다롭다. 알코올로 만드는 데는 단 두 개의 화학적 단계가 필요하지만 약재를 만드는 데는 최소한 24개 이상의 단계가 더 필요하며 맞춤 제작한 효소도 많아야 한다. 이를 연구실에서 소규모로 작업하는 것은 조건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비교적 쉽지만 이를 산업 규모로 수행하려면 장비, 온도, 발효조건과 관련된 복잡한 공학적 난관들을 극복해야 한다. 상업적으로 확장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안테이아는 2021년 미공개 이탈리아 생명공학 제조업체와 제휴했다.

피치북의 생명공학 애널리스트인 카지 헬랄에 따르면 안테이아는 약재를 만드는 틈새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유일한 합성 생물학 회사다. 이는 장점이 될 수도 있지만 헬랄은 “이 부문에 경쟁자가 별로 없는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헬랄은 필수 의약품을 공급하는 제약업체에 초점을 맞추고 생산 규모를 확장할 수 있다면 “상업적 성공은 분명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몰케는 안테이아가 진정한 공급망 대안으로 자리잡으려면 규모 확장이 중대한 과제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회사가 상업적 규모의 테바인 제조에 성공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는 중요한 지점이다. 이 기술에 현실성이 있고 상업적 지표를 충족할 만큼 확장이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치북은 회사의 가치를 2억7000만 달러로 추정했다(안테이아는 이 수치를 부정했지만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또 2021년 안테이아는 합성 생물학회사 깅고 바이오웍스와 제휴했다. 안테이아의 발표 공정에 필요한 맞춤형 효소를 개발하는 업체다.

안테이아와 직원 52명이 나아갈 다음 단계는 시장에 제품을 본격적으로 내놓을 준비를 마치는 것이다. 그 전에 미 식품의약국(FDA)을 비롯한 여러 기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자사의 가공 효모로 생산된 약재가 기존에 생산되는 것과 동일한 품질임을 증명해야 한다. 스몰케는 일이 잘 풀리면 올해 말까지 FDA 승인을 받고 2024년에는 공식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ALEX KNAPP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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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호 (2023.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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