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8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일즈포스 월드투어 코리아 2024’ 행사에는 혁신을 눈으로 확인하기 위한 관람객들로 가득했다. 이에 앞서 라이언 니콜스 세일즈포스 서비스 클라우드 부문 최고제품책임자를 만났다. 그에게 세일즈포스 AI CRM만의 차별성을 물었다.
▎라이언 니콜스 세일즈포스 CPO(서비스 클라우드)는 신뢰받는 AI CRM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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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포스(Salesforce) 최고제품책임자(Chief Product Officer·CPO) 세 사람 중 서비스 클라우드 부문을 맡은 라이언 니콜스(Ryan Nichols) CPO가 방한했다. ‘세일즈포스 월드투어 코리아 2024’ 행사를 앞두고 지원사격에 나선 것이다. 2021년부터 서비스 클라우드 콘택트센터 수석부사장이었던 그는 지난해 9월 서비스 클라우드 CPO로 직책이 바뀌었다. 어깨가 무겁겠다는 기자의 말에 니콜스 CPO는 “세일즈포스 서비스에 오류가 없으리란 고객의 신뢰와 기대에 부응하면서도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며 “새로운 기회와 부담이 공존한다”고 답했다.지난 6월 17일 서울 강남에 있는 오토웨이타워에서 만난 니콜스 CPO는 인터뷰 내내 신뢰(Trust)와 선택하다(Choose)·선택권(Choice)이란 단어를 자주 사용했다. 고객의 선택을 받으려면 세일즈포스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밑바탕에 깔려 있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이어 그 부작용까지 드러나면서 ‘신뢰받는 AI(Trusted AI)’는 전 세계적인 화두가 됐다. 세일즈포스도 지난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연례행사 ‘드림포스(DreamForce)’에서 ‘신뢰받는 AI’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올해 드림포스에서도 신뢰를 강조한다면 진부하지 않겠냐는 기자의 말에 니콜스 CPO는 단호한 어조로 “신뢰는 세일즈포스가 꼽는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에 하나의 키워드로서 모든 행사에 함께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에게 고객관계관리(CRM) 소프트웨어와 생성형 AI의 만남이 초래할 새로운 미래를 물어봤다. 그는 “이미 눈앞에 펼쳐졌다”며 열띤 목소리로 인터뷰를 이어갔다.
AI CRM+Data+Trust=Salesforce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듯이, AI 열풍은 이미 AI 기술을 확보한 세일즈포스에 호재였다. 세일즈포스는 일찌감치 2016년에 CRM 솔루션에 AI 기술을 접목한 ‘아인슈타인’을 출시했다. 당시 포브스는 마크 베니오프(Marc Benioff) 세일즈포스 회장이자 창립자를 ‘지난 10년간 최고의 혁신가(The Decade’s Top Innovator)’로 선정했다. 선견지명 덕분에 세일즈포스는 2022년 말 챗GPT가 촉발한 AI 열풍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다. 지난해 아인슈타인 1 플랫폼과 아인슈타인 코파일럿(대화형 AI 도구)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아인슈타인 코파일럿을 커스터마이징하는 아인슈타인 1 스튜디오를 공개했다.아인슈타인 1 플랫폼은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연결하면서 간편하게 AI 기반 앱을 구축할 수 있는 AI 기반 CRM 플랫폼이다. 니콜스 CPO는 “아인슈타인 1 플랫폼의 최대 장점은 모든 작업이 플랫폼 안에서 이뤄져 AI 기술이 사용자의 업무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는 것”이라며 “영업과 마케팅, 커머스, 협업 툴 슬랙, 데이터분석 솔루션 태블로 등을 하나로 통합해 고객사의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을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렇게 장점이 많은 AI를 사용하는 기업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니콜스 CPO는 지난 3월 세일즈포스 블로그에 올린 칼럼 ‘콘택트센터(Contact Center)에서 생성형 AI를 시작할 수 있는 4가지 방법’에서 “실제로 기업에서 모든 형태의 AI 콘택트센터를 사용하는 비율은 24%에 불과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콘택트센터는 콜센터, 상담채널, 챗봇 등 고객과 접촉하는 여러 접점을 말한다. 이에 대해 니콜스 CPO는 “세일즈포스의 AI 역량은 고객사가 기술 교육을 하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다”고 역설했다. 그동안 세일즈포스가 혁신을 거듭해 고객사의 사용 편의성을 높였다는 뜻이다. 그에게는 CRM 플랫폼보다 AI CRM 플랫폼이란 단어가 익숙해 보였다. 그는 “고객이 기대하는 서비스 수준이 높아진 만큼 AI CRM 플랫폼을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며 “AI 기술을 활용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해 고객 기대치에 부응하면 신뢰를 쌓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그렇다면 고객의 높아진 기대치에 걸맞은 최상의 서비스는 무엇일까. 니콜스 CPO는 그 조건으로 크게 4가지를 꼽았다. ▶재빠를 것 ▶적합할 것 ▶맞춤형일 것 ▶일관될 것 등이다. 특히 AI 덕분에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더욱 정교해졌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AI는 콘택트센터 직원이 현재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고 또 다른 고객을 재빠르게 도울 수 있게 한다”며 “복잡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어 유용하다”고 설명했다.그는 적합한 사례가 있다며 이탈리아 럭셔리 패션 브랜드 구찌(Gucci)를 언급했다. 구찌는 세일즈포스의 아인슈타인과 서비스 클라우드, 태블로 등을 도입한 이후 구매전환율 30% 증가, CTR(마케팅 대비 광고 클릭률) 155% 증가라는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구찌 상담원은 세일즈포스 솔루션을 기반으로 스타일 조언자로서 업무를 신속하고 명확하게 처리했다. 니콜스 CPO는 “구찌 브랜드만의 고유한 점을 잘 포착해내기 위해 제품 카탈로그에 등장하는 어휘를 기반으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교육했다”며 “그 결과 구찌 상담원 600명은 구찌화된 AI로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며 고객과 소통을 강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객의 데이터는 제품이 아니다
▎지난 6월 18일 열린 ‘세일즈포스 월드투어 코리아 2024 행사’에는 50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 사진:세일즈포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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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스 CPO에게 동종 업계에서 세일즈포스 AI가 가지는 차별성을 물었다. 그는 두 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 차별성은 ‘데이터의 통합’이다. 그는 “모든 AI 기술의 활용은 데이터 클라우드에 달려 있다”고 단언했다. 가령 서비스 직원이 고객 문의에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하려면 이전에 고객과 나눈 대화 데이터와 고객의 구매 데이터 등이 모두 필요한데, 세일즈포스는 이를 단일화된 데이터 클라우드에 보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클라우드는 모든 데이터 소스에 연결돼 확장성과 유연성을 갖추었다”고 덧붙였다.두 번째 차별성도 데이터와 관련돼 있다. 그는 인터뷰 중 가장 들뜬 표정으로 ‘고객의 데이터 권리’를 강조했다. 그는 “고객의 데이터는 세일즈포스의 제품이 아니다”라며 “세일즈포스의 LLM을 교육하는 데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고객에게 신뢰를 받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고객의 데이터 권리를 지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세일즈포스는 개인정보보호에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임한다.세일즈포스는 AI의 윤리적 사용에 관련해서도 기민하게 대응한다. 세일즈포스는 책임감 있는 AI 개발·활용을 위해 ‘윤리적·인도적 사용 기획실(Office of Ethical and Human Use)’이라는 레드팀을 꾸렸다. 이와 관련해 최근 오픈AI 행보에 대해 니콜스 CPO에게 의견을 물었다. 지난 5월 오픈AI는 AI 안전조치를 마련하는 레드팀(안전·보안팀)을 과감하게 해체한 바 있다. ‘안전보다 수익이냐’라는 논란에 대해 니콜스 CPO는 “타사의 결정에 왈가왈부할 수 없지만 고객의 신뢰와 선택을 받기 위해선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처럼 세일즈포스가 AI의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사용, 보안 이슈에 방점을 두는 한 이곳의 레드팀은 사라지지 않을 전망이다.한편 오는 9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세일즈포스의 최대 연례행사 ‘드림포스 2024’에 대해 힌트를 요청했다. 지난해 화두는 ‘신뢰할 수 있는 AI(Trusted AI)’였다. 올해도 AI 외에 별다른 화두가 있을까? 니콜스 CPO는 “LLM을 기반으로 한 생성형 AI가 무엇을 만들어내는지 보여줄 전망”이라고 답했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질문했을 때 즉각적으로 핵심만 답변해내는 모습과 특정 단어를 검색했을 때 관련 문서를 요약·정리해서 보여주는 기능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자사의 핵심 기술을 시연해 그 수준을 당당하게 평가받겠다는 포부다.인터뷰 말미, 그는 확신에 찬 눈빛으로 또 다른 포부를 밝혔다. 그는 “스탠퍼드대 MBA 과정에서 기업가정신을 배울 때 기업가의 주된 역할은 고객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들었다. 이번에 방한한 건 한국 고객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다”라며 “한국에서도 AI CRM 기업으로서 1위를 차지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스기사] AI CRM의 모든 것글로벌 CRM 소프트웨어를 선도하는 세일즈포스가 ‘AI CRM’ 부문에서 1위를 선점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월드투어에 나선 세일즈포스가 마침내 한국을 찾았다. 미국 뉴욕, 보스턴, 영국 런던, 일본 도쿄를 거쳐 6월 18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월드투어 코리아(World Tour Korea) 2024’를 개최했다. 세일즈포스와 세일즈포스코리아가 함께 준비한 대대적인 행사인 만큼 라이언 니콜스 세일즈포스 서비스 클라우드 부문 CPO와 산즈나 파울레카르(Sanjna Parulekar) 세일즈포스 제품 마케팅 부사장이 직접 연사로 나서 자사의 거듭되는 기술혁신을 알렸다. 이날 행사에는 지난해 관람객(4000여 명)보다 많은 5000명 이상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산즈나 파울레카르 제품 마케팅 부사장이 기조연설로 포문을 열었고 손부한 세일즈포스코리아 대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손 대표는 2019년부터 세일즈포스코리아를 이끌어왔다. 그는 ‘AI 기반의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5가지 방법론’이란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이제 기업 내 모든 부서가 서로 동일한 고객 데이터로 소통하며 AI로 과학적인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일상이 될 것”이라며 AI 기반 CRM 소프트웨어의 역할과 기업용 AI가 가져올 비즈니스의 미래를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세일즈포스의 최신 기능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협업 도구인 슬랙의 AI와 지능형 데이터분석 플랫폼 태블로 펄스의 시연도 있었다. 슬랙 AI는 업무상 대화 내용 중 필요한 부분만 추출해 요약할 뿐 아니라 한눈에 읽을 수 있도록 정보를 압축한다. 사용자 맞춤형 검색 기능도 있어 업무 생산성이 향상돼 불필요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태블로 펄스는 매출 추이나 고객 증감률, 반품률, 불량률 등 비즈니스의 핵심 요소를 명확하게 짚어내 맥락을 분석하고 사용자에게 통찰력을 제공한다.- 노유선 기자 noh.yousun@joongang.co.kr _ 사진 임익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