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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힘차게 출항한 리차드 밀 컵 

 

정소나 기자
워치메이킹 세계에서 늘 한 발 앞서 혁신을 주도해온 리차드 밀이 리개타(regatta)의 영역으로 뛰어들었다. 지난해 새롭게 탄생한 제1회 빈티지 요트 경기의 바통을 이어받아 올여름 또 한 번 힘찬 출항을 알렸다.

▎ 사진:리차드 밀
세계적인 스포츠 스타들을 비롯해 각종 스포츠 경기와 활발히 교류하며 자신만의 세계관을 확고히 구축해온 리차드 밀(Richard Mille)이 지난 6월 2일부터 15일까지 제2회 리차드 밀 컵(Richard Mille Cup)을 개최했다. 리차드 밀 컵은 빈티지 요트 경기로, 전통적 가치를 지닌 아름다운 요트들을 바다 위에서 항해하며 후대에게 진정한 장인정신을 알리고자 탄생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역사적 가치를 지닌 요트 12척이 영국 팰머스에서 시작해 프랑스 르아브르까지 영국해협을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항해했다.

리차드 밀은 “세계대전 이전에 탄생한 클래식 요트가 지닌 장대한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이상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특히 요트 클럽을 통해 선박 소유주와 요트 마니아들이 하나로 어우러질 수 있는 통합의 장이 되길 바랐습니다. 바다 위에서 자웅을 겨루는 세계 최고의 빈티지 요트들의 강인한 생명력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고 스쿠너 선단의 경주는 경이로움을 자아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경기가 개최된 세일링 4대 기항지인 팰머스(Falmouth), 다트머스(Dartmouth), 카우스(Cowes), 르아브르(Le Havre)에는 클래식 요트 마니아와 수집가들을 비롯해 수많은 관중이 함께했다. 참가 요트들은 다트머스에서 카우스로, 카우스에서 르아브르로 향하는 동안 두 차례 야간 항해를 진행했으며 4대 기항지를 오가는 구간 경기(Passage Race)를 펼쳤다.


▎ 사진:리차드 밀
리차드 밀과 함께 대회를 주최한 클래식 요트 전문가 윌리엄 콜리어(William Collier)는 “주요 기항지와 랜드마크를 거쳐 일일 경기와 구간 경기를 번갈아 진행하는 경기 방식은 리차드 밀 컵에서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드넓은 바다 위에 살아 숨 쉬던 요트들의 전성기를 재연하며 그 가치를 되새겨볼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경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특별한 스포츠 경기가 최정상급 요트들을 다시 불러 모으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소회를 전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일류 요트 클럽인 영국 팰머스의 로열 콘월 요트 클럽(Royal Cornwall Yacht Club), 다트머스의 로열 다트 요트 클럽(Royal Dart Yacht Club), 1815년 문을 연 이후 소수 회원 위주로 운영해온 카우스의 로열 요트 스쿼드론(Royal Yacht Squadron), 프랑스 르아브르의 르아브르 보트 클럽(Société des Régates du Havre)까지 리차드 밀 컵 대회를 적극 지원하며 참가하는 세일러들에게 문을 활짝 열었다. 대회 참가자들은 약 2주간 마치 시간 여행을 하듯 세계대전 이전 리개타 성지로 불리던 장소를 다시 찾으며 흥분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과거 위대한 요트들이 각축을 벌였던 장소가 바로 이러한 클럽들이 있는 해역이기 때문이다.

리차드 밀 컵 대회에 등장한 19세기 말부터 1930년대 말 사이의 빈티지 요트들은 스쿠너(Schooner), 커터(Cutter) 카테고리로 나눠 경기에 참여했다. 마리키타(Mariquita, 1911), 문빔 III(Moonbeam III, 1903), 문빔 IV(Moonbeam IV, 1920) 등 유명한 요트들도 참여해 더욱 이목을 끌었다. 이번 대회를 위해 특별 제작한 1m 높이의 우승 트로피는 300여 년간 영국 왕실의 총애를 받은 주얼리 장인이자 170여 년 전 아메리카 컵을 디자인한 개러드(Garrard)의 손에서 탄생했다.


▎ 사진:리차드 밀
리차드 밀이 브랜드 고유의 우수한 가치와 그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듯, 대회를 통해 클래식 요트의 역사와 전통을 오랜 시간 간직하고자 시작된 리차드 밀 컵. 제1회 리차드 밀 컵이 클래식 요트 경기에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면, 제2회 경기는 전년도 경기에서 쌓은 초석을 바탕으로 세일링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짜릿한 전율을 선사해 여운을 남겼다.

- 정소나 기자 jung.sona@joongang.co.kr

202409호 (2024.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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