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운동화에 나이키 로고가 붙으면 프리미엄이 생기고, 편의점 냉장고 앞에서 이름 모를 음료수 대신 가격이 조금 더 비싸더라도 코카콜라를 자연스럽게 선택하는 것처럼 소비재 시장에서 브랜드의 영향력은 지대하다.이 때문에 대기업은 물론이고, 수많은 스타트업도 기업·제품 브랜드 인지도 확대와 고객 로열티 제고·유지를 위해 막대한 금액을 광고와 프로모션 등 전통적인 마케팅에 쏟아붓는다.반면 B2B 분야, 특히 기술 스타트업 중 기업·제품 브랜딩에 관심을 두는 대표는 거의 전무할 뿐만 아니라 브랜딩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회사 구성원들조차 의아해하는 것이 현실이다.‘브랜딩(Branding)’이란 무엇일까? 너무나 많은 정의가 있겠지만, 브랜딩이란 고객에게 인식된 ‘역사’라 정의하고 싶다. 다수 고객의 신뢰가 모이고 쌓이면 고객이 경쟁사가 아닌 우리 기업과 제품을 자신 있게 ‘선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또 8년여간 기술 스타트업을 경영해온 나의 경험에 비춰볼 때, 기술 스타트업의 브랜딩은 회사는 물론 직원,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성공에 숨겨진 지름길(shortcut)이라 강조하고 싶다.(너무나 당연한 얘기지만) 창업 초기, 국내외 소규모 기업들과 함께하게 된 여러 프로젝트를 완수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다만, 당시 구성원은 물론 투자자들도 우리 회사가 집중해야 할 목표를 특정 기간 내 이익 창출 혹은 엑시트(exit)가 아닌 성공적인 레퍼런스라고 정했고 함께 노력했기에 ‘서울로보틱스에 맡기면 된다’라는 입소문이 만들어지는 경험을 쌓아나갔다. 이후 ‘볼보건설기계’를 첫 대기업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었고, 1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이로 인해 얻은 고객의 ‘신뢰’ 덕분에 2019년에는 자동차 업계 톱티어인 BMW와 협업할 수 있는 큰 기회를 갖게 됐다. 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진행해 5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라는 성과도 이뤄냈다. 현재는 BMW보다 더 큰 규모의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과 파트너십을 맺기에 이르렀다.꽤 오랜 세월을 기업을 운영하며 깨달은 것은 멋진 로고와 홈페이지, 혹은 30초짜리 광고 영상 등으로 기업·제품의 브랜딩을 해낸 것이 아니라 우리 서비스에 만족한 고객들의 증언들이 모여 자연스럽게 브랜딩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특히 기업과 제품 브랜딩 효과는 복리로 더욱 극적으로 나타났다. 검증받은 레퍼런스가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고, 이는 다시 더 큰 성공 사례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