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의 우회 수출을 막기 위한 관세 부과에 나섰다. 그러나 이는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미국과 무역 협정을 맺은 국가들까지 관세 대상이 될 가능성을 높여, 향후 4년간 국제무역과 가치사슬 운영에 큰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더그 버검을 내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기자들에게 중국, 캐나다, 멕시코 관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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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당한 규모의 관세 조치를 발표하며 1기 행정부에서 격화되었던 무역 전쟁을 다시 시작했다. 미국의 이러한 조치는 국제무역에서 핵심 요소인 글로벌 가치사슬(GVC)에 의문을 제기한다.중국산 자동차가 멕시코를 통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오랫동안 지속된 GVC 구조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것이다. 글로벌 가치사슬은 ‘원산지 규정’ 요건을 준수하면서 운영된다. 이러한 규정은 기업들이 멕시코처럼 미국과 유리한 무역협정을 맺은 시장을 거쳐 제품을 우회 수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멕시코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으며, 이 협정은 미국에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를 대체하는 USMCA(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로 알려져 있다.따라서 앞서 언급된 멕시코 내 중국 자동차 공장은 북미산이 아닌 부품 사용을 최소화해야만 미국 시장에 대한 우선 접근권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원산지가 아닌 자본의 출처를 반대의 근거로 든다면 이는 글로벌 가치사슬의 구조적 특징에 대한 도전이 된다.예를 들어 외국 기업이 특정 국가에 공장을 설립하고 그 국가에서 대부분 생산된 부품으로 제품을 제조한다면, 그 제품은 해당 국가에 원산지가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 수출 시 우선적인 무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멕시코 내에서의 중국 투자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는 기존의 원산지 기준을 넘어서는 것으로, 글로벌 가치사슬의 운영 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인다.물론 자본 소유주에 대한 이 같은 심사는 미중 무역 갈등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외국인 투자 제한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관련 제한이 대표적이다. 미국은 중국 대상 반도체 판매를 제한하는 경우, 해당 반도체가 중개국을 통해 우회 수출되지 않도록 무역 파트너 국가들에 동일한 조치를 취하라고 압박을 가해왔다. 따라서 미국의 투자 제한에 대해 다른 국가들의 동조를 요구하는 압력이 계속되고 있다.사실 외국인 직접투자와 무역은 종종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같은 문제의 또 다른 측면일 뿐이다. 멕시코에 있는 중국 자동차 공장이 미국에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러한 연관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따라서 중국산 자동차의 직접적인 미국 수입을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를 경유하는 중국 자동차 수입 역시 반대한다고 해도 중국 기업 입장에서는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닐 것이다.실제로 중국 기업들은 이번 조치에 그다지 놀라지 않는 듯하다. 일부 기업들은 미국 수출이 아닌 멕시코 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다른 다국적기업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국가들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문제 삼는 것이 또 다른 난제다. 특히 여러 국가가 ‘중국+1’ 전략으로 공급망을 재구성해온 상황에서 이러한 조치로 인해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기업들은 지정학적 이유뿐만 아니라 중국의 임금 상승으로 인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중국+1’ 전략을 채택해왔다.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멕시코나 베트남 같은 ‘연결 국가’로 생산 시설을 이전하는 방식이다. 지난 몇 년간 공급망 다변화의 수혜를 입은 멕시코와 베트남은 이러한 흐름 덕분에 대미 수출이 증가했다.그러나 글로벌 가치사슬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연결 국가’에 투자해온 기업들은 멕시코나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에 부과될 가능성이 있는 관세를 우려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두 국가는 중국 다음으로 미국과의 상품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크다. 베트남은 최근 몇 년간 캐나다, 독일, 일본을 제치고 상위권으로 올라갔다.두 국가 모두 글로벌 가치사슬 재편의 영향으로 대미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만약 이들이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면 기업들은 이미 공급망 재구성에 투자한 비용에 더해 추가적인 비용 부담을 안게 된다.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오랜 기간 지속돼온 구조적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연결 국가들은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이들 국가 역시 관세 부과 대상이 된다면 글로벌 가치사슬 운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그러므로 중국 기업뿐만 아니라 다른 다국적기업들에도 향후 4년은 글로벌 가치사슬과 국제무역 경로 전반에 걸쳐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inda Yueh 포브스 기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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