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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항공산업에 도전하는 홍콩 유니콘 

 

홍콩 억만장자 리셔우키의 가스 공급업체 타운가스에서 분사한 에코세레스는 동물성 지방과 폐식용유를 원료로 사용해 친환경 항공유를 생산한다. 올해 말까지 에코세레스는 친환경 연료의 선도적 생산업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캐세이퍼시픽항공에 들어갈 친환경 항공유 확보를 위해 HSBC는 에코세레스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전 세계 항공사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 경감에 나서면서 지속가능한 항공유(SAF) 사용량을 늘리겠다고 공언한 항공사들도 생겨났다. 친환경 항공유에 대한 이들의 수요를 충족해줄 수 있는 공급사는 홍콩에 본사를 둔 유니콘기업 에코세레스(Ecoceres)다. 에코세레스는 억만장자 리샤우키의 거대 유틸리티 기업 홍콩 앤드 차이나 가스(Hong Kong & China Gas)에서 분사한 스타트업으로, 미국 사모투자사 베인캐피털의 지원을 받는다.

에코세레스는 동물성 지방과 폐식용유를 원료로 사용해 재생가능한 연료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에코세레스가 생산한 SAF는 기존 등유 연료 대비 항공 운송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최대 90%까지 경감해준다. 항공산업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내세운 만큼 친환경 항공유에 대한 수요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원료로 SAF를 생산하는 방법도 계속 개발 중이다.

에코세레스는 핀란드의 네스테를 비롯한 업계 대기업에 비해 규모가 아직 작다. 하지만 에코세레스 CEO 마티 리에보넨(Matti Lievonen)은 화상 인터뷰에서 업계 최고의 수율을 달성해서 차별화를 꾀하겠다고 밝혔다. 네스테 전임 사장이자 CEO였던 리에보넨은 현재 추세가 유지된다면 최첨단 기술을 도입한 말레이시아 신규 공장이 가동되는 시점인 올해 말경 에코세레스가 업계 최고의 수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말레이시아는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팜유 생산량이 많은 세계 2위 국가로, 팜유 폐기물은 SAF 제조 원료로 사용된다.

에코세레스는 2025년 연말에 말레이시아 조호르주에 있는 공장이 완공되면 수율을 85%까지 끌어올릴 수 있고, 말레이시아 공장은 중국 장쑤성 공장과 함께 SAF 제조를 담당하게 된다고 리에보넨은 말했다. 업계 평균 수율은 40~55% 정도다. 두 번째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에코세레스는 연간 SAF 생산량을 2023년 10만 톤에서 70만 톤까지 증산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그렇게 되면 글로벌 SAF 시장에서 에코세레스 점유율은 2024년 20%에서 30%가 넘는 수준으로 늘어날 수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는 2025년 친환경 항공유 생산량을 총 210만 톤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예상 기업가치 약 50억 달러


▎마티 리에보넨 에코세레스 CEO. / 사진:ECOCERES
리에보넨은 “에코세레스는 항공산업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경감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여행객들에게는 지구를 위하며 비행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선도적 기업”이라고 말했다.

에코세레스는 홍콩 앤드 차이나 가스의 바이오리파이너리(biorefinery) 연구개발 프로젝트로 2008년에 발족됐다. 홍콩 앤드 차이나 가스는 홍콩 내에서는 홍콩 독점 가스 공급업체 타운가스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에코세레스는 이 타운가스에서 2021년 분사했고, 시리즈 A 라운드에서 1억800만 달러를 모집했다. 시리즈 A 라운드는 JP모건 아시아 에너지·천연가스 그룹 출신들이 공동 창업한 사모 투자사 케로젠캐피털이 주관했다.

에코세레스는 내년 유럽에서 IPO를 고려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익명의 출처를 언급하며 1월 보고서에 적은 예상 기업가치는 약 50억 달러다. 보고서는 에코세레스가 5억~10억 달러가량의 투자금을 모집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이에 대해 에코세레스는 공식 논평을 거절했다.

에코세레스만 SAF를 제조하는 건 아니다. SAF 제조업체 수는 전 세계적으로 계속 증가 추세다. 미국 에너지부는 SAF야말로 항공산업을 “의미 있는 방식으로 탈탄소화할 수 있는, 유일하게 실행 가능한 해결책”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항공산업은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2.5%가량을 차지하며, 항공 여행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 비중은 계속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장거리 비행에서는 고밀도 에너지 항공유가 필요하기 때문에 탈탄 소화가 가장 까다로운 산업으로 꼽힌다.

에코세레스의 증산 계획은 타이밍이 절묘하다. 유럽연합에서 올해부터 전체 항공유의 2% 이상, 2050년까지 70%를 SAF로 채워야 한다는 요건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에코세레스가 SAF 판매에서 가장 큰 매출을 얻고 있는 지역이 바로 유럽이다. 독일 루프트한자를 비롯한 항공사들이 고객사다.

다른 원료로 SAF 제조 방법 개발


▎중국 장쑤성에 있는 에코세레스 재생가능 연료 생산공장. / 사진:ECOCERES
날로 증가하는 미국과 아시아의 수요 또한 에코세레스가 충족해줄 수 있다. 미국과 아시아는 에코세레스 매출에서 각각 2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은 SAF 의무 비중 규제가 없지만, 친환경 항공유를 쓰는 항공사들은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싱가포르는 자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의 SAF 사용 비중을 2026년 1%에서 2030년에는 5%까지 늘리는 규제를 계획 중이다. 홍콩도 향후 목표 비중을 설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HSBC는 홍콩에서 출발하는 캐세이퍼시픽 항공편에 에코세레스 SAF를 사용하기 위한 구매 계약을 지난 11월에 체결했다.

IEA 자료를 보면, 현재 SAF가 전체 항공유 소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1%도 되지 않는다. SAF 보급을 저해하는 요인은 아무래도 비용이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SAF는 사용 원료와 기술에 따라 기존 항공유보다 비용이 2배에서 10배까지 높아진다. 게다가 SAF 제조에 사용되는 폐유와 동물성 지방은 공급 자체도 상대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에코세레스는 다른 원료를 사용해 SAF를 제조하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가장 가능성 높은 대안으로는 초록색 잎이 무성하고 노란색 꽃을 피우는 카리나타(carinata)가 있다. 비옥하지 않은 땅에서도 잘 자라서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 수확하기보다 토양을 보호하려고 경작하는 식물이다. 에코세레스는 카리나타에서 짜낸 기름으로 SAF를 제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와 더불어 알코올-제트(ATJ: alcohol-to-jet)로 알려진 기술도 개발 중이다. 화학반응을 이용해 비행기 구동이 가능할 만큼 강력한 연료로 에탄올을 업그레이드하는 기술이다. 에코세레스는 농업 폐기물을 에탄올로 전환 가능한 역량을 이미 갖추었다. 가솔린 혼합 대체물인 에탄올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80% 줄여줄 수 있다.

리에보넨은 “회사 R&D팀에서 ATJ를 비롯해 신규 원료 등 첨단 기술을 연구하는 인원만 100명이 넘습니다”라고 말했다. “하나만 파면서 그걸로 안전하다고 믿는다면 절대 성공할 수 없죠. 우리는 앞서 가길 원합니다.”

- Zinnia Lee 포브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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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호 (2025.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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