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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국악계 아방가르드 황병기] ‘슬픔’에서 건진 그 가야금 소리! 정갈하다 

“욕심 없이… 걷다 보니 거기 산이 있었네” 

임지은_월간중앙 기자 ucla79@joongang.co.kr
중학교 때부터 소년의 별명은 영감이었다. 그는 선천적으로 사회의 통상적인 것에서 벗어나 있었다. 언제나, 어쩔 수 없이 소외됐다. 당시 남학생이 음악을 배우는 것도 드문 일일뿐더러, 그나마 가야금을 배웠으니 그럴 수밖에…. 1951년, 부산 피난 시절 가야금을 배운 것은, 가슴을 죄면서 라디오의 전쟁뉴스에 매달리는 상황에 자극받았기 때문이다. 전쟁의 혼란과 절망 속에서 우리 것에 대한 향수는 커졌다.



어느 고전무용소에 가야금 선생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그는 국사책에서 읽었던 가야금을 처음 보았다. 가야금 소리는 소년의 마음을 휘저어 놓았다. 집안 식구들은 하나같이 반대했다. 왜 궁벽스럽게 고리타분한 것을 배우려는지, 정 배우고 싶으면 대학이라도 졸업하고 배우라고 했다. 더구나 이 전쟁판에 가야금을 배워 신세 망치고 싶으냐고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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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호 (2024.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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