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 해발 700m 산중의 월정사 일주문에 들어서자 천년을 이어 온 가풍이 계곡바람처럼 몸을 휘감아돈다. 산문을 지켜 온전나무 숲길에서 ‘3보1배’하는 행자들의 땀방울이 사찰 앞 계곡을 다 채울 성싶다.
적막했던 산사는 몇해 전부터 자신을 덜고 비우려는 사부대중의 발길이 분주하다. 화엄의 바다로 통하는 산문의 빗장은 사찰의 주지 정념 스님이 열어젖혔다.동대 만월산을 등지고 선 월정사에도 봄볕이 들었다. 국내 최고의 문수성지로 중국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하고 깨우침을 얻어 귀국한 뒤 오대산에 월정사를 연 개산조 자장율사, 근대 들어서는 조계종의 초대 종정을 지낸 한암(漢岩) 대종사, 그리고 당대 최고의 선지식으로 꼽힌 탄허(呑虛) 대선사가 주석하며 법맥을 이어 온 천년 도량이다. 동·서·남·북대와 중대가 모여 오대(五臺)산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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