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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소’? 

열두 자리 내 이름 기억해주오 … 미 쇠고기 들어오면서 몸값 오른 한우 ‘먹히는 프리미엄 마케팅’
포커스 - 한우 브랜드전쟁 

‘순자’ 혹은 ‘춘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농가의 일손을 돕던 송아지들은 언젠가부터 이름을 잃었다. 이제는 오른쪽 귀 밑에 귀표 번호를 달고 출생부터 죽을 때까지 사람들의 밥상에 오르기 위한 고기소로 키워진다. 미국산 수입쇠고기 개방 이후 한우의 몸값이 오히려 오르고 있다. 한우 브랜드 알리기에 성공한 대표적 두 곳, 지역 브랜드 ‘횡성한우’와 광역 브랜드 ‘지리산순한한우’의 사례를 통해 ‘황금소’ 만들기에 한창인 한우 농가들의 요즘을 들여다봤다.
귀표 번호 002000600736.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남산리 원칠연(57) 씨 축사에서 자라는 한우의 이름이다. 2008년 1월10일 엄마소 000167745424에게서 태어났다. 다가오는 설에는 짧은 26~27개월의 생을 마감하고 도축장으로 끌려가야 한다. 이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눈부신 황금색 털과 몸무게 600kg의 둔중한 몸을 가진 이 소는 축사 밖으로 목을 길게 빼고 원씨가 방금 가져온 사료를 먹는 데 열중해 있었다.



가끔 고개를 들어 그 맑고 착한 커다란 눈을 껌뻑이면서. 002000600736의 아버지, 아버지, 아버지…. 오래 전 그의 조상들은 사람들의 이름을 가졌었다. 순자·춘자·칠복이 등…. 농가에 아들이 없으면 아들 이름을, 딸이 없으면 딸 이름을 붙였다. 그리고 나이가 들어 밭일을 못할 때까지 짧게는 10여 년, 길게는 20년을 농민들과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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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호 (2009.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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