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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오백장군 接神한‘바위 스토리텔러’ 

거대한 돌덩이섬에 이야기의 혼 불러내기 11년
이만훈 기자의 사람속으로 | 제주돌문화공원 만드는 백운철 

글 이만훈 월간중앙 편집위원 [mhlee@joongang.co.kr] 사진 최재영 월간중앙 사진부장 [presscom@hanmail.net]
꿈이 없는 세상은 삭막하고 불행하다. 그래서 인류는 태곳적부터 집단으로 꿈을 꾸어왔다. 신화다. 신화는 만인의 꿈이다. 제주에는 신화가 넘친다. 꿈의 땅이다.



‘까마득한 옛날 설문대라는 할망이 있었다. 할망이 심심풀이로 바다 한가운데 흙 쌓기 놀이를 한 것이 제주도다. 치마폭으로 나르다 흘린 흙이 수많은 오름이 됐고, 마지막으로 흙을 부은 곳에 한라산이 생겨났다. 산이 너무 높아 눈에 거슬리자 봉우리를 꺾어 던졌다. 꺾인 자리에는 백록담이, 던진 봉우리의 꼭지는 산방산이 되었다. 할망은 한라산을 베고 누우면 다리가 제주시 앞바다 관탈섬에 걸쳐지는 거인이었다. 할망에게는 500명의 아들이 있었다. 어느 해 몹시 가뭄이 들어 아들들이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간 사이 큰 솥에 죽을 쑤다 그만 실수로 빠져 죽었다. 빈손으로 돌아온 아들들이 배고픈 김에 허겁지겁 죽을 퍼먹었다. 늦게 돌아온 막내가 솥 바닥에서 큰 뼈다귀를 발견하고는 어머니를 먹은 형들을 원망하며 차귀도로 뛰쳐나가 울다 바위가 돼버렸다. 형들 역시 죄책감으로 그 자리에서 하염없는 피눈물을 쏟다 바위가 됐다. 한라산 영실의 오백장군이 그네들의 주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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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호 (20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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