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Home>월간중앙>사람과 사람

부서지고파 女軍·교도관 선택, 재소자들이 나를 글쓰게 했죠 

문학 | 2010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소설부문 당선자 이시은
열셋 형제 속에 자라나 일찍부터 생존전쟁
‘內面 감옥’ 벗어나 세상을 넓게 보고 싶다 

사진 이찬원 월간중앙 사진팀 부장 [leon@joongang.co.kr]
분명 그의 직업이 먼저 눈에 띄었다. 춘천교도소 교도관. 2010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소설부문 당선자 이시은(여·44) 씨. 이 사회로부터 지워지고 싶어 다섯 개의 육중한 철문 속에 스스로 자신을 가뒀으나, 오히려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낸 그의 예사롭지 않은 등단기를 듣는다.
차창 밖으로는 여전히 비가 쏟아지고 있었다. 바삐 움직이는 윈도브러시 사이로 신호등의 빨간불이 들어왔다. 조금 전 이 건널목을 지날 때는 파란불이었다. 그전에도 파란불이었다. 굳이 왜 이런 곳에 신호등이 있어야 할까 의심이 드는 외곽도로의 외진 건널목이었다. 파란불일 때는 편안하게 건너갔지만, 아무도 건너지 않는 건널목에 서서 파란불을 기다리기가 오히려 눈치가 보였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최대한 시간을 끌면서 천천히 움직였다.



몇 바퀴째일까? 춘천시 동내면의 사무실을 출발해 시내와 의암호를 크게 에둘러 도는 순환도로를 한 바퀴 돌면 40분 정도 걸리니, 사무실 문을 나선 지 이미 두세 시간은 족히 흘렀을 터였다. 보통 때 같으면 집 근처 도서관에 앉아 뭔가를 끼적이고 있을 시간이었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102호 (2011.02.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