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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영어강의 ‘인플레’ 현장을 가다 

`교수는 콩글리시 하고, 학생은 졸고…` 

장원석 기자 [ubiquitous83@joongang.co.kr]
백승아 월간중앙 수습기자 [sabaek@joongang.co.kr]
이용우 월간중앙 인턴기자 [knuip@naver.com]
<월간중앙> 전국 17개 대학 조사, 총 강의 14% 차지 국제화 지수 높게 받으려고 무분별 확대… 교수·학생 실력 따라 만족도 천차만별 교육효과 있는지 사후평가 제대로 안 돼… 교육분야 전문가들 ‘속도조절’ 강조 전국 주요 대학의 영어강의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최근 5년간 빠르게 비율을 늘려왔는데 부작용이 만만찮다. 잘하는 대학과 그렇지 않은 대학의 편차가 매우 크고, 교수와 학생의 역량에 따라 같은 학교 내에서도 만족도에 큰 차이가 있었다. 많은 교수들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자고 시작한 영어강의가 대학의 가장 기본적인 임무인 ‘학문’을 방해한다고 지적한다.
#1 서울 소재 Y대학 일반화학 수업 시간. 수업이 시작되고 10분쯤 지나자 학생들이 하나둘씩 졸기 시작한다. 한 학생은 맨 앞자리에서 대놓고 엎드려 잠을 자고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내거나, 다른 책을 꺼내놓고 공부하는 학생도 부지기수다. 참다 못한 교수가 “이 부분은 시험에 나오니 꼭 암기하라”고 말하자 딴짓하던 학생들이 그제야 펜을 든다.



영어로 진행되는 이 수업은 늘 이런 식이다. 2시간 내내 교수 혼자 영어로 떠들고 학생들은 각자 자기 할 일을 한다. 교수의 영어실력은 형편없다. 정확하게 들리는 것이라곤 ‘actually’나 ‘really’와 같은 부사뿐. 그 외 개념은 전혀 전달되지 않는다. 원자의 크기를 설명할 때는 “more larger”라는 잘못된 표현도 썼다. 수업시간 내내 고개를 숙인 채 혼자 공부하던 한모(20) 양은 “어차피 알아들을 수가 없어 자습해서 시험 봐야 하는 과목”이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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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6호 (201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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