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지나고 한숨 돌릴 만하면 나타나는 불청객이 태풍이다. 해마다 여름이면 열대지방(적도지방)에 막대한 열에너지가 축적된다. 지구는 한곳에 모인 이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신속히 고위도 지방으로 분산시킨다. 이 에너지가 강한 폭풍우를 동반하며 움직이는 현상이 태풍이다. 적도지방의 남는 에너지를 싣고 고위도의 추운 지역으로 향하는 급행열차인 셈이다. 태풍은 원래 자연적인 현상이다. 지구가 받는 열에너지를 골고루 나눠 평형을 이루게 하려는 자연스러운 몸부림이다. 지구가 행하는 가장 극단적 형태의 에너지 순환인 태풍은 그래서 꼭 필요하다. 태풍이 오면 많은 비가 내려 가뭄과 폭염, 적조 현상을 해소해주기도 한다. 반면 지구상에 가장 강력하고 파괴적인 피해를 끼치는 자연 현상 중 하나도 태풍이다.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진 태풍의 정체는 무엇일까?
태풍은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의 수증기를 모아 강한 바람과 비를 품고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현상이다. 기상학적 정의는 북태평양 남서해상(북위 8~15도)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이다. 같은 열대성 저기압이라도 발생하는 장소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아시아에서는 태풍, 인도양과 오스트레일리아 부근의 남태평양에서 발생하면 사이클론, 동태평양과 대서양에서 발생하는 경우를 허리케인이라 부른다. 미국 중동부 지역에 큰 피해를 주는 토네이도 또한 열대성 저기압이지만, 반지름이 50~100km로 태풍에 비해 작고 수명도 수시간에서 수일 정도로 짧다는 차이점이 있다.



태풍은 최대 풍속에 따라 ‘약한 태풍’ ‘중간 태풍’ ‘강한 태풍’ ‘매우 강한 태풍’ 4가지로 분류한다. 세계기상기구는 초속 33~43m의 태풍을 강한 태풍이라 하고, 이보다 약한 초속 25~32m는 중간 태풍, 초속 17~24m는 약한 태풍, 초속 44m 이상은 ‘매우 강한 태풍’으로 구분한다. 매우 강한 태풍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초속 65m 이상의 태풍은 슈퍼태풍이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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