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토리

Home>월간중앙>히스토리

과학전도사 권오길의 생명 이야기 >> 초파리 

이슬과 술을 사랑하며 30일 사는 광속의 삶 

매우 희미하고 작으면 “파리 족(足)통만 하다”하고, 덧없는 초로인생을 “파리 목숨 같다”하지. 파리가 앞발을 비비는 행위는 맛을 보려는 뜻인데, 그들처럼 두 손을 싹싹 비벼 윗사람에게 애걸하거나 아부할 때 “파리 발 드린다”고 한다. 또 한몫 끼어들어 이득을 보려는 작태를 비꼬아 “작은 잔치에 파리 꾄다”하고, “파리 날리다”란 무료하거나 손님이 없을 때 이르는 말이다. 이렇게 옛 사람들은 파리의 행동과 생태를 훤히 꿰고 있었다.



집파리·초파리·모기 따위는 모두 절지동물, 곤충강, 쌍시목(雙翅目·파리목)으로 하나같이 날개가 한 쌍(雙翅)이다. 녀석들도 애초엔 다른 곤충처럼 날개가 4장이었으나 뒷날개 2장이 퇴화하여 흔적만 남았다. 파리를 잡아 두 날개를 떼고 보면 얇디얇은 하얀 작은 살점 조각이 양 옆구리에 붙어 있으니 그 모양이 운동기구인 곤봉(棍棒)을 닮았다 하여 평형곤(平衡棍), 또는 막대 모양이라 하여 평형간(平衡桿)이라 하고, 그것은 공중에서 몸의 균형과 방향을 잡는 방향타(키) 역할을 하기에 ‘balancer’ 또는 ‘halteres’라고 한다. 그렇다. 날개를 그대로 두고 평형곤을 바늘로 쿡쿡 찔러버리면 제대로 날지 못한다. 쌍시류는 암수의 날개 떪(보통 1초에 220번)이 달라서 ‘앵’ 하는 진동 소리로 제짝을 찾기도 한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201108호 (2011.08.01)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