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다룬 ‘문학기행’ 원고가 들어온 날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됐다. 우연은 또 있다.
이날 이 글의 필자인 윤고은 작가가 이효석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전해왔다.
평창이 우연히 세 번 겹친 날이었다. <메밀꽃 필 무렵>의 시작도 우연이다.
우연한 인연을 따라 허생원의 발길을 좇는다.
봉평에서는 길을 잃을 염려가 없다. 길마다 물레방아와 메밀꽃, 그리고 달빛이 흥건해 풍광이 죄 비슷하지만 이효석의 소설 의 자연은 여전하고 소설을 재현해낸 장치들이 곳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봉평에서는 방향을 잃지 않는다. 길을 잃어봐야 결국 이효석의 소설 속 어디쯤이다. 이효석은 그렇게 봉평의 이정표가 되었다.
봉평은 그리 멀지 않다. 서울에서 두 시간을 조금 넘기면 봉평 근처의 지명들이 눈에 들어온다. 장평·둔내 같은 지명을 이웃하고 봉평은 그 자리에 있다. 서울을 기점으로 가늠하기는 했지만 서울 아닌 어디에서라도, 혹여 제주에서라도 봉평은 멀지 않다. 물리적 거리가 아니다.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소설 은 시간을 통과해온 많은 고전이 그랬듯 한 지역을 모든 이의 고향으로 만들어버렸다. 봉평은 그곳이 고향인 이에게도, 그곳이 타향인 이에게도 고향 같은 아련함을 준다.
※ 해당 기사는 유료콘텐트로 [ 온라인 유료회원 ] 서비스를 통해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