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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정치’ 기대순위 1위 노무현 그림자 넘을까 

‘반 부패’ 이미지에 국정운영 경험으로 민심 장악 중… ‘담쟁이포럼’ 등 싱크탱크 가동하며 콘텐트·조직력 확보 나서 

박미숙



“진흙 속에 묻힌 진주 같은 사람이다. 정작 본인은 진주가 아닌 진흙으로 보이려고 하나 정계나 지식인 사회에서 그런 인품을 가진 사람을 만난 적이 없다.”노무현 정부 때 정책특별보좌관을 했던 경북대 이정우 교수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후보를 두고 한 말이다. 그는 문 후보를 향해 ‘침착한 노무현’이라고도 말했다.

문 후보의 가장 큰 경쟁력은 ‘인품’과 선한 이미지’다. 현실 정치에 지친 유권자들은 “가장 정치인답지 않은 문재인”에 주목해 왔다.문 후보의 ‘착한 정치인’이란 이미지는 착한 정치, ‘반부패’ 정서와도 연결된다. 길지 않은 공직 생활기간 동안 권력의 핵심에 있으면서도 부패 관련 구설수에 한 번도 오르내리지 않은 그는 ‘청백리’ 소리를 들을 만했다. 그래서 그에게 청와대 시절 붙여진 별명은 ‘커피향 같은 남자’, ‘사슴 같은 남자’였다. 권력을 탐하는 사심이 안 보인다는 의미였다.

문 후보와 경남고 동기인 모 기업 임원의 이런 전언도 있다. “문재인은 청와대 시절 각종 청탁 등의 소지를 아예 처음부터 차단하려했던 듯하다. 단 한번도 동기 모임에 나오지 않았고, 친구들의 전화조차 잘 받지 않았다.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될 정도였다.”

이런 때묻지 않은 이미지 덕분인지 문 후보는 자발적으로 나선외곽 지지그룹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팬클럽인 ‘문풍지대’, 문사모(문재인을 사랑하는 사람들), ‘젠틀재인’ 등이 있다. 트위터 팔로워 수도 24만 명에 육박해 새누리당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경선후보(20만7000여 명)보다 많다. 정치인으론 신인이라 당내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문 후보가 경선에서 승부에 결정적인 도움을 주리라 보고 트위터 팔로워에게 요즘 공을 많이 들인다.


착한 이미지는 자칫 ‘연약함’으로 이해되기 십상이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문 후보는 ‘강한 남자’ 이미지 캠페인에 적극적인 듯하다.올해 1월 그가 SBS TV 프로그램 ‘힐링캠프’에 출연해 기왓장 격파시범에 도전하는 모습도 선보였다. 지난 6월엔 ‘특전사 전우회’가 주관하는 행사에 공수부대원 복장에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참가하기도 했다. 또 태능선수촌을 방문해 유도복을 입고 뒹굴고, 독립 야구팀인 고양원더스를 방문해 배트를 휘둘렀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대중이 문재인을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한 이미지가 뚜렷하게 부각된 계기는 노무현 대통령의 죽

음”이라고 말했다. 문재인은 그때 “ ‘운명적인 순간’에 초인과 같은‘평정심’을 지키는 무게중심을 지닌 인물”로 대중에게 각인됐다. 그이후 그가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한 자신의 책 <운명>을 출간했을 때 대중은 마치 ‘운명처럼’ 그를 노무현의 후계자로 보기 시작했다고 황 교수는 말했다.

가난과 민주화운동, 매력적인 대선주자 스토리

문 후보의 인생 역정도 대선주자로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그는 가난과 역경 그리고 도전 등 대중이 쉽게 공감할 만한 흥

미진진한 요소를 두루 갖추었다.그가 태어난 곳이 경남 거제라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 한국전쟁때문에 고향을 떠나야 했던 실향민의 아들이다. 그의 부모는 1950년 12월 ‘흥남 철수’ 때 함경남도 흥남의 문씨 집성촌 ‘솔안 마을’을 떠나 다른 피난민들과 함께 미군 선박을 타고 남쪽으로 와 거제도에 정착한다. 타향살이에 적응하지 못하고 번번이 장사에 실패한 부친을 대신해 집안 생계는 모친이 행상으로 꾸려 나갔다.

어린 문재인은 옥수수 가루나 밀가루 같은 미국의 구호물자를 배급 받으러 줄을 서기도 했고, 1959년에는 부산을 강타한 사라호 태풍으로 그가 살던 옹색한 집의 지붕이 날아가버리는 황당한 일도 겪었다. 문후보 역시 그 세대가 흔히 겪었을 법한 유년 시절 내내 가난의 체험을 뼛속 깊이 체험했다.그의 경제관은 가난한 자를 따뜻하게 보듬는 데서 출발한다. 그는 ‘우리 사회는 부와 성장의 혜택이 극소수에게만 편중돼 있다’고생각한다. 무조건적 성장보다는 공정한 분배에 더 큰 방점을 찍는다. 최근에 낸 책 <사람이 먼저다>에서 문 후보는 “재벌이 경제 민주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재벌개혁 없이 경제민주화는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문재인은 부산의 명문 경남 중·고를 나와 경희대 법대에 진학한다. 대학 재학 시절 내내 그는 시위 현장에서 빠지지 않는 학생으로민주화운동에 헌신했다. 그가 대학을 다니던 시절은 긴급조치로 상징되는 엄혹한 시기였다. 인혁당·민청학련 사건이 잇따라 터지면서 반 유신 열기도 높아져갔다. 그는 1975년 4월 경희대에서 벌어진 대규모 유신반대 시위를 주도한 후 강제징집돼 특전사에서 군복무를 마친다.

대학 시절은 그가 생각의 토대를 다듬은 시기였다. 운동권 학생들의 필독서로 꼽히던 <베트남전쟁> 등 리영희 저서를 탐독하기도

했다. 그는 훗날 이 책을 두고 “미국과 우리사회의 허위의식을 통렬하게 비판한 그 글에서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그는 제대후 복학해 사법시험 2차까지 치른 다음 79년 합격자발표를 앞두고 시위 참여를 이유로 동대문경찰서 유치장에 갇힌다.그는 그 유치장에서 사시 합격 통보를 받게 된다. 사법연수원 차석졸업이라는 훈장까지 달았지만 시위 전력으로 판사 임용의 꿈은 좌절된다. 그리고 곧바로 변호사의 길을 걷는데 그 첫걸음을 내딛는 곳이 당시 부산에서 개업한 노무현 변호사의 사무실이었다.

그는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부산에서 시국사건 특히 노동자 관련사건의 동반 변론에 자주 나서면서 이내 동지와 같은 길을 걸었다.

이런 동지적 인연은 노 전 대통령이 정치에 입문한 이후 서거할 때까지 계속 이어진다. 노 전 대통령이 나이가 어린 문재인을 서슴없이 ‘친구’라고 불렀을 만큼 인간적으로도 가까운 사이였다. 그에게‘노무현의 적통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이유다.

“흔들리는 호남 민심 잡아야”

문 후보의 지지율은 현재 다소 하락하는 추세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7월 둘째 주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잠깐 앞선 적이 있지만 7월 셋째 주부터 두 자릿수 지지율이 처음으로 붕괴됐다.<안철수의 생각>이 발간되고, 곧이어 안 교수가 SBS의 토크 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하면서 한때 다소 떨어졌던 안 교수의 지지율이 다시 상승했기 때문이다.

안 교수의 지지율 등락은 박근혜새누리당 후보뿐 아니라 문 후보의 지지율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한때 지지율이 빠진 안 교수가 위기의식을 느꼈을 수 있다. 박근혜 후보 못지않게 문재인의 부상도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그래서 안 교수가 공격적으로 책 발간과 방송 출연 등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만일 안 교수가야권 후보 단일화 경선에 참여한다면 민주당에서는 문재인 후보가대항마로 나설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현재 민주당 후보만을 대상으로 한 일반 국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다른 경쟁자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은 친노 세뿐 아니라 범 민주당계를 아우르는 세력을 규합해간다”며 “문 후보의 독주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문 후보 앞에는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문 후보가 지지 기반으로 여기는 PK 민심이 민주당에 그리 호의적이지는 않다. 부산

저축은행 사태 등 MB정부의 여러 실정 때문에 PK의 새누리당 지지 전선에 균열이 생겼는데도 그 반사 효과가 뚜렷하지 않다. 지난4·11 총선에서 부산·경남의 지역주의를 타파하자며 그가 ‘낙동강벨트론’을 내세웠지만 사실상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 문 후보는 자신의 텃밭에 해당하는 PK에서 경쟁력을 높일 요소를 먼저 찾아내야 한다.

당내 견제도 만만치 않다. 문 후보는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중 지지율 1위를 기록하지만 당원 지지도에선 손학규 후보에 살짝 밀린다. 이달 말부터 실시될 민주당 본 경선이 ‘문재인 대 비문재인’ 구도로 정리되면서 경쟁자들이 세를 규합해 가면 승리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설령 문 후보가 경선 1위로 결선 투표에 나가더라도 2위 후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지지율 2위 주자인 손학규 전 대표는 최근 실시된 당내 최대 계파인‘민평련’(민주평화국민연대) 지지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며 문 후보의 뒤를 바싹 뒤쫓는다.

호남 민심을 얻는 것도 큰 과제다. 지난 4·11 총선 과정에서 친노세력은 호남 출신이 주류인 구 민주계 인사들의 ‘공천’을 학살로 표현될 만큼 철저히 배제했다. 호남 세력이 문 후보에게 우호적으로 돌아서기는 아직 쉽지 않다. 지난 7월 국가비전연구소(이사장 박명광)가 발표한 2012 대선 관련 ‘호남 유권자 정치의식’ 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교수까지 포함한 범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안 교수가 42.8%로 다른 후보를 크게 앞섰다.

그러나 안 교수를 제외한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력 조사’에서는 문재인(29.0%), 손학규(15.7%), 정동영(9.2%), 김두관(6.9%) 순으로 나타나 문 의원의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그럼에도 ‘기타 다른 후보이거나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34.1%였다. 호남 유권자들은 아직 민주당 대선후보에 최종 평가를 내리지 않았다는 말이다.




캠프 인맥’ 친노의 한계를 뛰어 넘어

문 의원의 또 다른 약점은 정치경험 부족에 따른 약한 조직력이다. 문 후보는 캠프를 꾸릴 때 ‘친노 일색’으로 비치지 않으려 무척 경계했다. 이 때문에 8월 5일 발표한 문재인 선거대책본부 ‘담쟁이캠프’의 1차 인선안을 보면 ‘비노(비노무현) 인사’의 전면 배치가 눈에 띈다.

친노 인사와는 연관이 없는 민평련 노영민 사무총장을 공동선대본부장에, 역시 민평련 출신의 이목희 의원을 캠프 전략기획본부장에 앉혔다. 또 정동영계로 분류되는 우윤근 의원과 당내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는 이상민 의원도 공동선대위원장에 이름을 올렸다. 우 의원은 문 후보가 의원회관 사무실로 수 차례 찾아갈 정도로 영입에 각별히 공을 들였다고 한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비서관을 지냈던 DJ계 486 인사들도 속속 문재인 캠프에 합류하자 무척 반기는 분위기다. 김한정 전 청와대 제 1부속실장, 이훈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황인철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의 가세로 문 후보가 참여정부와 함께 국민의 정부까지 10년 ‘민주 정부’의 맥을 잇는다고 말할 수있게 됐다.

지난해 여름부터 문 의원의 대선 출마를 촉구했던 이상민 의원은 문재인 후보의 강점으로 타협과 조정의 리더십을 꼽았다.“문 후보는 구태의 기성정치를 타파해 낼 유일한 정치인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국정을 운영했던 경험은 기존 정치 리더들의 영웅적 리더십, 권력형 리더십이 아니라 협업 리더십이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줬다.”이 의원 말고도 문재인 캠프에는 참여정부 시절부터 문 후보와 막역한 사이였던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과 박수현 의원(충남 공주) 등 대전·충남지역의 인사들도 있다. 문재인 캠프에서는 대표적 친노 인사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우군으로 꼽는다.

캠프에서 문 후보의 비서실장을 담당한 윤후덕 의원은 문 후보가 노무현 대통령 비서실장을 할 때 청와대 기획수석으로 문 후보를 오래 지켜본 사람이다. 윤 의원은 “문재인 후보는 민주화 운동과 노동운동의 한복판에서 자기 헌신을 통해 시대에 복무한 사람”이라며 “그가 역사에 헌신해 온 과정을 보면 현재 거론되는 야권 후보중 민주당에서 왜 가장 정통성 있는 인물로 부각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8월 12일까지 각 캠프에 이름을 올린 민주당의 국회의원 수만 놓고 보면 문 후보 측이 28명으로 가장 많다. 이어 정세균 후보(17명),손학규 후보(16명), 김두관 후보(8명), 박준영 후보(1명) 순이다. 그러나 그 안을 살펴보면 지지 의원 대부분이 초선 등 낮은 선수(選數)여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캠프 가동에 앞서 지난 5월 30일 발기인 대회를 가진 ‘담쟁이 포럼’ 참여 인사들도 대표적인 ‘문재인 지지그룹’이다. 담쟁이 포럼은 학자·전문가들이 국가 어젠다, 비전 제시를 목표로 자발적으로 결성했다.


문재인 캠프와 조직적인 연계도 없지만 문 후보에게 분명 호의적이다.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를 대표로 연구위원장에이정우 경북대 교수, 공지영·현기영 작가와 안도현·김용택 시인, 윤광웅 전 국방부 장관, 이재정 전 국민참여당 대표 등 각계 인사가 이름을 올렸다.이정우 교수는 문 의원의 ‘경제민주화’의 밑그림을 그리는 경제정책 브레인이다. 이 밖에 강현수 중부대 교수, 곽건홍·조만형 한남대교수, 석영기·윤황 선문대 교수, 안정선 공주대 교수, 이기훈·정용길·허수열 충남대 교수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안정선 교수는 원혜영 의원의 처제로 학계 인사 중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알려졌다.

문 후보는 이해찬 당 대표와 문희상·한명숙 의원 같은 당내의 쟁쟁한 친노 인사의 지지를 받는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문 후보는 지난 4월 차기 당권을 놓고 ‘이해찬-박지원’ 담합설에 연루됐다는 설이 퍼져 한때 곤욕을 치렀다. 그 내용은 ‘친노·충청권과 비노·호남진영이 영남권 대선 후보를 만들어낼 테니 지지해 달라’는 것이었다. 사실이야 뭐든 간에 문 후보가 당 주류의 지원을 받는 사실이 공공연해진 셈이다.

‘포스트-포스트 노무현’을 넘는 시대정신은?

그가 정치에 뛰어들기 전 대중의 지지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의 반영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정치인으로서, 또 민주당 경선 후보로서 자질을 검증받고 평가받는 시험대에 올라서 있다. 그에게 대중들이 어느 정도 점수를 매길지는 그가 무엇을 위해,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 황상민 교수는 “대중이 그에게서 단순한 희망과 기대 이상의 무엇을 찾기 힘들다면 관심은 금세 식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후보는 대선 캠프를 발족하며 새로운 국가 비전의 키워드로 ‘상생’과 ‘평화’를 내세우고 그 방법 중 하나로 ‘경제민주화’를 앞세웠다. 하지만 ‘개발독재 유산 청산’, ‘민주적 공정한 시장모델 형성’ 같은 정책이 구체적으로 대중들의 가슴에 와 닿지 않고 시대정신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받는다.

대표적 보수주의 학자인 장훈 중앙대 교수는 “문재인 후보의 선한 이미지나 반 부패 이미지만으로는 대선의 벽을 뛰어 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친노 적자’라는 상징성이 있는 문 후보가 대선 레이스에서 이기려면 ‘포스트-포스트 노무현 시대’에 맞는 실험을 해야 하는데 아직 그 실험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아직도 10년 전 노무현 시대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말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경선 후보는 중·노년 보수층, 안철수는 20대 젊은층에게 어필하는 명확한 지지그룹이 있는 편이다. 그러나 문 후보는 특정한 지지그룹이 보이지 않는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씨는 “문재인은 대중을 미치고 끓어오르게 만드는 흡입력 면에서 좀 부족해 보인다. 이제 대선주자로 나온 이상 고고한 학자나 선비의 이미지에서 탈피해 대중을 휘어잡고 끌어들일 열정적 스킨십을 키울 필요도 있다”고 조언했다. 문 의원은 자서전 <사람이 먼저다>에서 ‘불비불명’ (不飛不鳴)이라는 고사를 인용했다. 3년 동안 ‘날지도 울지도 않는 새’, 그러나 그 새는 한번 날면 하늘 끝까지 날고, 한번 울면 천지를 뒤흔든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정치와 거리를 두어왔지만 암울한 시대가 자신을 정치로 불러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더 이상 남쪽 나뭇가지에만 머무를 수 없다는 그의 도전, ‘착한 정치인’ 이미지는 분명 기존 정치권에 대한 반감과 피로에 쌓인 유권자의 마음을 흔들 수 있는 강한힘이다. 새로운 정치 지형에 맞는 시대정신까지 제시한다면 그의 도전에 승산이 없진 않다.

201209호 (2012.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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