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의 고분은 1500년이란 시간을 견디며 이지러지기도 하고 주검은 어느덧 대지로 돌아가 둔덕 같은 자연이 되어 있었다. 생멸의 순환을 보여주는 풍경은 근원적이어서 강렬하게 가슴에 다가섰다. 어릴 때 수학여행으로 토함산에 올라가던 기억 말고는 경주와의 첫 만남이었으나 10년 뒤 작가는 불치의 향수병을 안고 이곳 경주로 돌아왔다.
헤아릴 수 없는 곳에서 무엇을 헤아리는지 모르면서 끓는 납물 같은 웃음을 눈 속에 감추고서 한낮 땡볕 아스팔트 위를 뿔 없는 소처럼 걸으며 또 길에서 너를 닮은 구름을 주웠다 네가 잃어버린 게 아닌 줄 알면서 생각해보라, 우리가 어떤 누구인지, 어디서 헤어져서, 어쨌길래 다시 못 만나는지를 -이성복 ‘來如哀反多羅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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