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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화제 | JTBC <히든싱어> 빅히트 비결 - ‘들었노라, 그리고 통했노라 

세 번째 시즌 맞은 <히든싱어> 여전히 식지 않는 인기 과시… 익숙함이 신선함을 덮어도 ‘노래의 힘’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이은경 월간중앙 기자

<히든싱어> 시즌3 박현빈 편의 녹화 장면. 1라운드가 끝나고 난 뒤 원조가수인 박현빈의 어머니는 “우리 아들이 왜 이렇게 많느냐”며 놀라워했다. / 사진제공·JTBC

최근 미국 과학자들이 발표한 연구 결과 중에 흥미로운 내용이 한 가지 있다.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잃었던 옛 기억까지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JTBC의 <히든싱어>가 왜 세 번째 시즌에서도 그 빛을 잃지 않고 늘 화젯거리가 되고 있는지에 대한 답이 여기에 있는지 모른다. 매주 토요일 밤 <히든싱어>를 보면서 우리는 잃었던 옛 기억을 하나씩 끄집어낸다.

<히든싱어>가 2012년 말 파일럿 프로그램(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기 전 시청자 반응을 살펴 보기위해 시험삼아 만드는 것)으로 첫 전파를 탈 때만 해도 이처럼 풍성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내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 <히든싱어>의 조승욱 PD는 제작진조차도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처음 제작진이 생각했던 것도 뛰어난 모창 능력자들이 주는 재미 정도였다. 그런데 참가자들의 감동적인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나오면서 예상을 뛰어넘는 장면이 속속 나왔고, 오히려 제작진이 매회 큰 선물을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히든싱어>가 가져다주는 가장 큰 재미 중의 하나는 시시각각 변하는 출연가수의 ‘표정’이다. 처음에는 ‘설마 내 노래를 내가 부르는데 아마추어한테 밀리겠어’라는 듯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다가도 참가자들의 노래를 듣고 난 뒤 패닉에 빠지는 원조 가수의 표정은 매회 보고 또 봐도 재미있다.

스튜디오에 나온 원조 가수의 지인들이 원조 가수 목소리를 두고 “3번은 절대 아니다. 목소리가 이상하다”고 단언하는 장면에서도 시청자들은 웃음을 터뜨린다. 시즌1에 출연했던 조관우의 경우 조관우의 아들이 아버지 목소리를 맞히지 못하는 장면도 나왔다.



“노래의 주인은 가수가 아니었다”


<히든싱어> 시즌3에 출연한 이선희, 박현빈, 환희, 태연(왼쪽부터). 이선희 편은 시청률 8.3%를 기록했다. / 사진제공·JTBC
보통 ‘레전드급’ 가수들을 모시는 음악 프로그램의 경우 주인공 가수를 계속 칭찬하고 우대해주지만, <히든싱어>는 발칙하게도 출연한 톱가수를 ‘들었다 놨다’ 하는 매력이 있다.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게 스토리다. 모창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참가자들의 사연이 밝혀지는데, 이들은 단순히 유명 가수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앵무새가 아니다. 출연한 원조 가수를 자신의 롤모델로 삼고 살아가는 진심 어린 ‘스타바라기’가 대부분이다.

이쯤 되면 출연 가수는 과거 자신이 간절하게 가수를 꿈꿨던 오래전의 초심을 떠올린다. 또 ‘나를 이토록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걸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직접 경험한 후 울컥해서 눈물을 보이기도 한다. 시즌1에 출연했던 백지영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이다. 이건 직접 겪어 봐야만 안다”며 모창 출연자들을 끌어안았다.

그래서일까. TV 카메라 앞에서 좀처럼 진심을 말하지 않던 톱 가수들이 아마추어 출연자들 앞에서 갑자기 속마음을 꺼내보이기도 한다. 시즌3에 출연한 이선희는 “30년 가수 생활을 하는 동안 늘 즐겁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시즌2에 나왔던 임창정은 자신의 모창 능력자들이 과거 그의 가수 은퇴선언에 얼마나 충격을 받았고 마음이 아팠는지 고백하자 “가수 은퇴를 선언했던 그때는 내가 정말 오만했다”고 털어놓았다.

시즌3에 출연한 이재훈은 최종 우승을 확정한 후 눈물을 흘리며 “과거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HOT를 꺾고 1위를 했을 때도 울지 않았는데, 지금은 눈물이 나온다. 정말 이상하게도 이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동안 내가 가수 생활을 했던 그 모든 추억이 눈앞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런데 사실, 세 번째 시즌까지 프로그램이 이어지면서 이런 과정은 이미 <히든싱어>의 패턴처럼 굳어진 듯하다. 보는 사람은 이제 가수의 표정이 시간대 별로 어떻게 변할지 미리 알고 있다는 말이다. 모창 능력자가 원조 가수의 모든 것을 닮고 싶어했다고 고백하는 사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히든싱어>에는 변함 없이 마음을 울리는 포인트가 있다. 바로 노래다. 조승욱 PD는 “<히든싱어>의 주인공은 가수와 모창 능력자, 그리고 노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그는 “<히든싱어>를 연출하면서 ‘아, 노래의 주인은 가수가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2014년 현재 대중가요 시장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손쉽게 히트곡을 듣고, 또 그 곡이 금세 잊혀지는 추세다. 그런데 <히든싱어>에 나오는 노래는 다르다. 남진, 주현미, 이선희, 김종서, 자우림, 쿨, 임창정 등 출연 가수들의 노래는 시청자들이 과거 CD나 LP, 혹은 카세트테이프로 구입해서 듣던 ‘소중한’ 노래들이다.

<히든싱어>에 이 노래들이 다시 울려나올 때, 그리고 그 노래가 ‘모창 서바이벌’이라는 독특한 형식 덕분에 부르는 이들의 절실함과 진심이 녹아든 것일때, 텔레비전을 통해서나 스튜디오에서 이를 듣는 사람들의 마음은 움직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시청자들은 이런 생각에 이르게 된다. ‘아, 이 노래들이 원조 가수의 것이자 모창 능력자의 것이고, 또 나의 것이기도 했구나.’

<히든싱어>는 다른 음악 프로그램과 비교해 독특한 점이 또 있다. 노래는 들리지만 출연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요즘처럼 가수들과 그 무대에 대한 비주얼 측면이 중요해지는 시대에 이런 콘셉트는 어찌 보면 핸디캡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히든싱어>를 보는 시청자들은 의외의 경험을 하게 된다. 모창 능력자 속에서 원조 가수를 찾아내는 과정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귀를 쫑긋 세우고 온 신경을 집중해서 노래를 듣는 것이다. 출연자가 숨어서 노래하는 <히든싱어>의 독특한 콘셉트는 역설적으로 ‘듣는 노래’의 힘을 극대화시켰다.

바로 이런 콘셉트 때문에 제작진은 더 많은 품을 팔아야 한다. <히든싱어> 제작진에 원조가수의 섭외보다 더 어려운 건 뛰어난 모창 능력자를 찾아내는 일이다. 제작진은 유튜브 등 인터넷 동영상을 이 잡듯이 뒤져 모창 능력자를 먼저 섭외한 후 오디션 참가를 권유하는 과정을 겪는다.




<히든싱어>에 출연한 쿨의 이재훈(왼쪽)이 자신과 외모까지 쏙 빼닮은 출연자 임재용 씨와 나란히 서 있다. / 사진제공·JTBC
노래는 보는 게 아니라 듣는 것이더라

의외로 모창 능력자 오디션을 보기 위해 모이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도 애로사항이다. 모창 능력자들의 보컬 트레이닝을 담당하는 조홍경 보이스펙트 원장은 “지원자 중에서 제대로 옥석을 가려낼 만큼 많은 사람이 지원하진 않는다. 방송 초반에는 경쟁률이 3대 1도 되지 않았다. 결국 원석을 찾아서 직접 가르치는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모창 능력자의 대부분은 아마추어다. 기본 발성과감정 표현법까지 일일이 가르쳐야 한다. 조홍경원장을 비롯한 보컬 트레이너 서너 명이 달라붙어 모창 능력자들을 집중 지도한다.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 달 이상까지 시간이 걸린다. 조승욱 PD는 “재작년 말에 처음 파일럿 프로그램을 만들 때 박정현과 김경호 모창 능력자를 찾아서 훈련시키는 데 두 달이 걸렸다. 그때만 해도 절대 정규 편성은 안 되겠다 싶었다”며 웃었다.

조홍경원장은 “시즌1의 이문세 편을 보면, 얼굴이 이문세와 정말 비슷하게 생긴 모창 능력자가 한 명 있었고, 평소 말할 때 목소리까지 목소리가 이문세와 똑 같은 출연자가 있었다. 얼굴이 비슷한 모창 능력자는 노래 실력이 많이 처졌는데, 아예 기본부터 다시 가르쳤다. 목소리가 비슷한 출연자도 노래할 때의 목소리 톤과 창법, 버릇은 완전히 달랐다. 이런 참가자들도 트레이닝을 오래 해야 했다”고 말했다.

출연자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은 노래를 한소절씩 끊어서 부르면서도 감정을 자연스럽게 이어가는 것이다. 이 부분은 원조 가수조차 힘겨워 하는 부분이다. 고인이 된 김광석 편(시즌2)을 녹화할 때는 원조가수가 부르는 부분에서 자연스럽게 음원이 나오게 하기 위해서 리허설만 평소의 두 배 이상 길게 했다.

조승욱 PD는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의 듣는 귀도 더 좋아지기 때문에 모창 능력자의 실력도 더 좋아져야 한다는 부담이 엄청 크다”고 했다. 시청자의 귀가 점점 날카로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시즌3 박현빈 편에서는 ‘가장 원조 가수 같지 않은 사람에게 투표하는’ 2라운드에서 원조 가수 박현빈이 역대 최저인 1표를 받았다. 표를 던진 사람은 벨기에 사람인 방송인 줄리안이었다.




<히든싱어>의 조승욱 PD가 시즌3 제작발표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 사진제공·JTBC
‘위기의 히든 싱어’? 노래의 힘을 믿는다

문화평론가 정덕현 씨는 <히든싱어>만이 갖고 있는 강점을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장점은 흡수하고 단점은 보완했다’는 점과 ‘스타와 일반인이 어우러지는 최근 예능 트렌드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씨는 “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은 몇 년 전 방송가를 휩쓸었지만, 최근에는 전세계적으로 내리막을 걷는 추세다. 그런데 <히든싱어>에서는 경연이 부가적인 부분이고, 팬미팅처럼 훈훈한 느낌이 더 강하다. 또 요즘 예능 프로그램의 대세라고 할 수 있는<진짜 사나이>(MBC)나 <슈퍼맨이 돌아왔다>(KBS)처럼 스타와 일반인의 경계가 허물어진 채 함께 어우러지는 콘셉트도 갖고 있어서 트렌드에 뒤처졌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분명히 <히든싱어>의 한계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나치게 팬미팅 분위기로 흐르면 특정 가수를 조명하는 특집 프로그램처럼 돼버린다. 또한 원본과 복제의 경연이라는 기본 콘셉트는 바꿔 말하면 복제가 존재하기 위해 빛이 나는 원본을 구해야 한다는 뜻이 된다. 과연 원본으로 내세울 만한 가용 자원이 많은지, 그리고 그 가용 자원이 많다고해도 그들을 모두 쇼에 캐스팅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런 특징 때문에 <히든싱어>는 가수별로 프로그램의 재미와 퀄리티의 편차가 심한 편이다”는 지적이다.

<히든싱어> 제작진도 이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 조승욱 PD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는 예능 베테랑인 고정 패널들이 등장한다. 프로그램이 자리를 잡으면, 고정 출연자들끼리 일으키는 시너지 효과와 각자의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웃음이 만들어진다. 제작진이 개입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굴러가는 부분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히든싱어>에서 고정 출연자라고는 MC 전현무 한 명뿐이다. 매회 출연자가 바뀌니까 매회 분위기를 새로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는 매회 특집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이 짜내는 ‘아이디어의 변주’도 주목할 만하다. 임창정(시즌2) 편에서는 1라운드 때 아예 임창정이 빠진 채로 진행돼 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이재훈(시즌3) 편에서는 이재훈과 얼굴과 체격까지 빼닮은 모창 능력자가 이재훈과 비슷한 옷을 입고 나와서 혼란을 줬다.

<히든싱어> 제작진은 언젠가 유명 팝가수가 등장하는 특집편도 제작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외국가수의 내한 스케줄을 맞추고, 영어 발음까지 완벽한 모창 능력자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실제로 팝 가수 마이클 볼턴이 <히든싱어>에 출연하고 싶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혀 오기도 했다.

출연 가수 별로 시청률이나 시청자 반응의 편차가 큰 것도 사실이지만, 반드시 대형 가수가 나와야만 화제가 되는 것도 아니다.

<히든싱어>가 2 년간 공들여 어렵게 섭외한 이선희(시즌3) 편의 경우 역대 최고 시청률인 8.3%의 시청률을 기록해 동시간대 지상파 프로그램을 눌렀다. 하지만 의외로 ‘특급 가수’라는 평가를 받진 못했던 휘성(시즌2) 편이나 임창정(시즌2), 쿨의 이재훈(시즌3) 편이 끝난 직후에 이들의 노래가 다운로드 차트 상위권에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시청자들이 새삼 ‘그래, 저렇게 좋은 가수가 있었지’, ‘저렇게 좋은 노래가 있었지’라고 깨닫는 기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처음 <히든싱어>가 탄생했을 때 제작진은 ‘언젠가 이 프로그램에 가왕 조용필이 등장하도록 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끝까지 조용필이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히든싱어>가 실패했다고 생각할 사람이 있을까.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는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아이유부터 국민가수 남진과 주현미, 이선희까지 무대에 섰다. 트로트의 젊은 피로 불리는 장윤정과 박현빈을 비롯해 현재 가요계에서는 비주류로 취급되는 록 뮤지션 김경호, 윤도현, 김윤아(자우림)가 등장했다. 1990년대 가요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신승훈과 김건모도 팬과 함께 웃고 울었다.

조승욱 PD는 “우리 프로그램이 많은 화제가 되고 있긴 하지만, 제작진 입장에서는 매우 힘들고 어려운 점이 많다. 그런 와중에서도 우리가 믿고 있는 건 바로 노래의 힘이다. 어떤 사람들은 ‘이제는 식상하다’라고 말할지 모르지만, <히든싱어>에는 매회 새로운 노래가 나온다. 그게 가장 큰 힘이다”고 말했다.




<히든싱어>의 재미를 더해주는 깐족대기 진행으로 인기를 누리는 MC 전현무 / 사진제공·JTBC
녹화 현장, 직접 가봤더니 -

5시간 이어지는 마라톤 녹화 끝까지 환호하는 방청객이 ‘진짜 우승자’

<히든싱어>의 녹화는 무려 5시간 정도 이어진다. 5시간의 마라톤 녹화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는 방청객들이야말로 <히든싱어>의 숨은 공신이다. 방송 녹화는 매주 수요일 서울 중구 순화동의 호암아트홀에서 진행된다. 보통 오후 6시30분에 시작하는 녹화는 밤 11시 30분이 돼서야 마무리된다.

지난 9월 3일 진행된 <히든싱어> 시즌3의 태진아 편 녹화장에는 16세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부터 “7학년 4반(74세)”이라고 밝힌 할머니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세대가 모였다. 녹화 직전 일명 ‘바람잡이 MC’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나와서 박수를 유도했다. “여러분, <히든싱어> 그동안 재미있게 보셨죠? 누구 편이 제일 재미있었나요?” MC의 질문에 여기저기서 “휘성이요”, “신승훈이요” 하는 대답이 터져나왔다. 이때 용감한 한 여성방청객이 “다 재미있었어요”라고 외쳤다. 곧바로 MC가 탄성을 지르더니 “선물 드리겠습니다”라며 홍삼 한 박스를 내밀었다. 다시 한 번 객석에서 환호가 터져나왔다.

녹화 현장에서는 진짜 가수 목소리를 맞히기가 더 어렵다. TV로 볼 때처럼 정제된 소리가 아니라 공연장의 울림, 방청객의 환호성이 뒤섞여서 소리가 웅웅 울린다. <히든싱어>의 조승욱 PD는 “제작진은 모창능력자들이 훈련하는 과정을 모두 지켜보기 때문에 모창능력자들의 목소리를 다 구분한다. 하지만 녹화 현장에서 잠시 한눈을 팔면, 제작진조차 잘 모를 때도 많다”며 웃었다.

<히든싱어> 제작팀의 임현욱 PD는 “간혹 모창능력자가 들어가 있는 통의 문이 잘 열리지 않아서 NG가 나는 해프닝이 일어날 때도 있다”고 했다. MC 전현무의 ‘깐족 진행’은 오히려 실제 방송분보다 훨씬 많다. 전현무는 연예계의 어르신 대접을 받는 태진아를 모셔놓고도 “1라운드에서 바로 집에 가실 수도 있다”고 깐족댔고, 태진아 역시 리얼한 표정으로 전현무를 흘겨봤다.

<히든싱어> 방청객들은 스튜디오에 입장하기 전 간단한 서약서를 쓴다. 누가 우승했는지 등 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 미리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서약서가 법적인 효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히든싱어>는 내용이 사전 유출되는 이른바 ‘스포일러’가 거의 돌지 않는다. 정지원 JTBC 홍보팀 과장은 “스포일러가 나오지 않는 게<히든싱어>의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만큼 녹화를 지켜본 분들의 ‘팬심’이 남다르다는 뜻도 될 것이고, 프로그램의 결과보다도 과정이 중요하고 재미있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201410호 (20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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