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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목민관 열전] '고래도시’ 그랜드 디자인하는 서동욱 울산남구청장 - “35만 구민 모두가 웃는 ‘행복도시’ 남구 만들겠다” 

울산의 미래 먹거리 찾기에 골몰, 세계 최고 높이의 ‘호텔형 고래등대’ 건립 추진… 대한민국 산업화 1번지로 국제안전도시 공인받아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노력할 것” 

최재필 월간중앙 기자 사진 전민규 기자
울산광역시 남구에 변화의 바람이 분다. 쇠락한 작은 어촌마을은 옛 명성을 되찾고, 소외받던 서민들의 삶에는 활력이 넘친다. 변화의 키워드는 ‘행복’이다. 이 도시의 킬러콘텐트인 ‘고래’를 활용해 세계적 고래관광도시로 발돋움하고 복지를 강화해 서민 행복을 실현한다는 복안이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은 <월간중앙>과의 인터뷰에서 “남구만의 콘텐트인 고래와 석유화학단지를 활용해 남구를 ‘행복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집채만한 고래가 입을 벌리고 누워 있다. 고래 위에서 작업자가 고래를 해체한다. 고래해체장 옆에는 고래처리장·고래착유장도 있다. OO상회·이발소·사진관·여인숙·연탄가게 등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20여 채의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면 1970년대 고래잡이로 떠들썩하던 그 시절의 마을 정취가 풍겨온다. ‘고래마을’ 울산 남구 장생포에 조성된 고래문화마을의 모습이다. 이곳은 1986년 국제포경위원회(IWC)가 포경을 금지하기 전 포경기지로 번성했던 옛 장생포마을을 재현한 고래테마공원이다. 울산 남구는 기존 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고래바다여행선에 이어 고래테마공원을 갖추면서 고래관광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이어간다.

하지만 울산남구가 만들어가는 고래의 꿈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이 도시를 ‘그랜드 디자인’해 세계적인 고래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다.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해 단순 체험에 그치지 않고 머무를 수 있는 관광인프라를 구축한다. 대한민국의 산업화에 초석을 놓은 울산 석유 화학단지와 연계한 상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고래관광도시 종합개발을 위한 ‘그랜드 디자인’을 마련해 추진 중인 서동욱(52) 울산남구청장을 5월 1일 구청 집무실에서 직접 만나 보았다.

10년간 지역의 고충 해결하는 ‘지역 일꾼’


그는 학성고·울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토박이 출신으로 2004년 보궐선거에서 시의원에 당선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이후 내리 3선을 거쳐 시의회 의장을 역임하는 등 10년 동안 지역 정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지난해 6·4 지방선거에서는 야권 단일후보를 상대로 60%가 넘는 득표율을 기록하며 민선 5기 울산남구청장에 당선됐다. ‘지역 일꾼’으로 열심히 뛰어온 것을 35만 남구민이 인정해준 것이라고 본다. 그는 시의원 시절부터 발로 뛰면서 지역주민의 고충을 해결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수년간 악취 민원이 잦았던 삼산배수장에 탈취시설 설치, 수암동 병목도로 개선사업 등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역할을 하는 데 앞장섰다.

서 구청장은 구청장 취임 후로도 지역민을 위한 사업에 발 벗고 나섰다. 목표는 지역민 ‘모두가 행복한 삶’이다. 그가 꼽은 ‘행복’의 핵심 요건은 ‘고래’와 ‘안전’이다. 특히 그는 ‘고래’ 콘텐트에 큰 관심을 쏟아왔다. 고래는 울산 남구만이 갖고 있는 차별화된 콘텐트이고, 남구의 미래 먹거리로서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는 판단했기 때문이다.

고래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고래 관련 사업에 매달리는 이유가 궁금하다.

“현재 울산남구와 울산은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기존 울산을 지탱해오던 자동차·조선·석유화학 산업의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결국 남구를 먹여 살릴 미래의 먹거리가 필요한 것 아닌가? 관광산업이 대안이라고 본다. 특히 남구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콘텐트를 갖고 있다. ‘고래’와 ‘석유화학단지’가 그것이다. 낮에는 고래를 향유하고, 밤에는 석유화학단지의 야경을 즐길 수 있다. 울산 남구만의 차별화된 관광도시를 건설할 것이다.”

예상보다 고래문화마을의 규모가 커서 놀랐다.

“남구 장생포 근린공원 내 10만2705㎡ 규모다. 2010년부터 총 사업비만 272억원이 들어간 대형 프로젝트다.”

고래문화마을의 개장은 지역 발전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장생포 고래문화마을은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장생포와 울산 고래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고스란히 담았다. 고래를 소재로 한 국내 첫 테마공원이기 때문에 고래도시 울산을 대표하는 새롭고 이색적인 테마관광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흩어져있던 고래관광콘텐트를 하나로 모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고래에 대한 역사·문화체험이 가능한 고래문화특구의 거점을 마련했다는 점도 평가할 만하다. 실물크기의 다양한 고래조형물과 1970~80년대 장생포마을을 재현한 세트장·고래놀이터·고래조각공원·꽃길 산책로 같은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아주 많다. 장생포 포경의 역사와 향수를 느끼기에 충분할 것이다.”

고래마을의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구체적으로 설명한다면?

“우선 장생포 옛 마을의 경우에는 고래를 잡던 포수·선장의 집과 작업 공간, 고래해체장과 착유장 등을 모두 복원해 단순히 모양만 흉내 낸 건축물이 아니라 주민들이 실제 살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옛 마을과 연결된 ‘고래이야기 길’은 엄마 고래와 새끼 고래, 장생포 사람들의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준다. 360˚ 5D입체영화관도 들어서게 되는데 어린이들이 아주 좋아할 것 같다.”

앞으로 추가될 고래관련 인프라로는 어떤 것이 있나?

“지금도 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고래바다여행선·고래문화마을 등 훌륭한 고래관광 인프라를 갖춰놓았지만 여기에 세계 최고 높이의 호텔형 고래등대를 더할 생각이다. 앞서 말했듯이 남구는 3차 산업과 미래 먹거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관광산업에 집중해야 한다. 특히 고래관광산업에서 중심타깃이 부족한 실정인데 세계 최고 높이의 고래등대를 건설하게 되면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다. 그로 인해 고래관광도 지나가는 관광이 아닌 머무르는 관광, 측체류형 관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울산 남구는 고래문화마을에 이어 세계 최고 높이의 ‘호텔형 고래등대’를 건설을 추진한다. 고래등대 호텔이 들어서면 기존 고래박물관·고래생태체험관 등의 시설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경쟁력이 높아지리라는 예상한다. 서 구청장의 주요 공약사업인 호텔형 고래등대 건설은 고래를 주제로 높이 150m, 객실 200개 정도를 갖춘 4~5층 규모의 호텔과 전망대로 구성된다. 2천억원에 달하는 건립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울산항만공사 부지가 건립 후보지로 거론되는데 기관 간 협의가 필요하다.

고래등대를 건설하기 위한 재원확보와 타 기관과의 협의는 순조로울 것으로 보나?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면 항상 예산문제가 뒤따르고 관계 기관과 협의도 필수다. 일부에서 고래등대 건립과 관련해 재원문제를 거론하는데, 국비·시비를 요청하고 구비도 투입할 생각이다. 거기에 추가로 민간자본 유치도 고민 중이다. 워낙 큰 프로젝트인데다 울산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조성하는 중요한 사업이니만큼 서두르지 않고 신중히 추진하겠다.”

‘고래’와 ‘산업화’ 콘텐트로 국제 관광도시 기반 갖춰


▎포경 전진기지였던 장생포에는 1986년 포경이 금지되기 전까지 고래해체장이 있었다. 고래문화마을에 재현한 고래해체장의 모습.
고래콘텐트 말고 다른 관광자원으로는 무엇이 있나?

“주탑과 주탑 사이 길이가 세계에서 셋째로 긴 현수교인 울산대교가 6월 1일 개통한다. 남구 장생포와 동구 일산동을 연결하는 다리다. 울산의 랜드마크인 울산대교의 건설로 인한 관광객 유입 효과는 부산 광안대교와 견줄 만할 것이다. 또한 남구는 근대 산업화가 시작된 곳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 공장 부지에 석유화학단지 기공식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가 적힌 주춧돌이 남아있다. 이런 자원에 스토리를 입혀 관광콘텐트로 만들려고 한다.”

2010년 5월 착공한 울산대교는 접속도로를 포함해 총연장 8.38㎞의 왕복 2~4차로로 양쪽 주탑 사이 구간은 1.15㎞다. 국내에서 가장 길고 세계적으로는 중국 룬양대교(1.4㎞)와 장진대교(1.3㎞)에 이어 셋째로 긴 현수교다. 부산 광안대교보다는 두 배 이상 길다.

서 구청장은 이 같은 관광콘텐트 강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낙후된 장생포 지역을 발전시켜 지역 균형발전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남구는 울산의 행정·교육·문화·쇼핑의 중심지이지만, 유독 장생포는 발전 속도가 더딘 상태다. 고래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열악한 마을 환경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남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장생포에는 30년 이상 된 노후건물이 80%을 넘어서고, 도시가스 공급률은 35%에 불과하며, 주민 편의시설도 턱없이 부족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 울산 남구 장생포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국토교통부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취약 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에 선정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서 구청장의 그랜드 디자인의 완성을 앞당길 수 있는 지원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장생포는 이번 사업 선정으로 국비 70억원 등 총 100억원을 지원받게 됐다. 지원금은 소방도로 개설(공사비 30억·보상비 20억)과 주차장 조성(10억), 폐가를 활용한 게스트하우스 조성(8억), 체육시설 조성(4억), CCTV 20곳 설치(3억), 옹벽 및 축대 보수(3억), 폐가 30곳 철거 및 텃밭조성(2억) 사업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고래관광사업을 추진한다지만 여전히 장생포는 낙후된 지역이다. 어떤 상황인가?

“고래특구로 지정된 이후로 주변 상권도 살아나며 장생포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 지난해에는 66만 명의 관광객이 장생포를 찾았다. 하지만 이 지역은 여전히 울산 도심지에 비하면 낙후돼 있고, 일자리도 많이 부족하다. 고래관광의 중심지로 지속적인 개발과 최근 국가사업 선정이 장생포 지역의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믿는다.”

서 구청장이 강조하는 또 다른 행복 요건은 ‘안전’이다. 특히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한 지역 특성상 ‘공단의 안전’은 그가 주의를 기울이는 부분이다. ‘안전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을까? 그는 우선 석유화학공단이나 지역의 사고예방시스템 구축을 위해 국제보건기구(WHO)가 인증하는 국제안전도시 공인을 추진 중이다. 시민들이 재난 예방·대응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행복안전 체험관’을 건립하고, 재난사고에 대비한 실제 훈련을 수시로 실시해 안전사고에 대응하는 방안도 마련됐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안전이 국가적 화두로 떠올랐다. 울산 남구에는 석유화학단지가 위치해 있는데 안전과 관련해 어떤 노력을 해왔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사고는 찰나에 일어나기 때문이다. 공단지역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리와 주민교육을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충실히 실행해나갈 것이다. 아울러 주민들의 생활안전을 위해서도 노력한다. 특히 올해를 울산 남구가 글로벌 안전도시로 가는 원년으로 삼아 ‘국제안전도시’로 공인을 받는데 주력하고 있다. 안전과 재난 문제는 지역사회 구성원 전체가 나서서 해결할 문제다. 울산시는 물론 다른 지자체와도 협력해 체계적 안전시스템을 만들어가겠다.”

석유화학단지의 노후화에 대한 우려가 높은데 어떤 조치가 필요한가?

“석유화학단지는 정기적으로 시설 점검을 통해 노후시설 교체, 안전 점검 등을 자체적으로 실시해오고 있다. 노후화로 인한 대형사고 우려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노후시설 교체과정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행복도시는 지역민의 바람이 낳은 결과물”


▎1. 고래문화마을은 1970년대 장생포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복원한 것은 물론 스토리텔링으로 재미까지 갖췄다. 고래문화마을의 전경. / 2. 서동욱 구청장이 지난해 말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장생포 고래문화마을 공사현장을 방문해 공사 진행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서 구청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각종 사업의 종착지는 역시 ‘행복’이라는 키워드로 귀결된다. 그는 ‘행복도시 건설’을 구민들의 바람이 낳은 결과물이라고 강조한다. 선거 당시 그의 주요 공약에 ‘해피’라는 단어를 포함시킨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구청 안에는 행복기획단·해피복지지원팀 등 ‘행복’ 관련 사업을 중점적으로 이끌어갈 부서를 신설했다. 그는 “공약은 지역 발전과 지역민을 위한 약속”이라며 “35만 구민이 저를 선택한 것은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도시를 만들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행복은 복지와 연관이 있다. 보편적 복지나 선택적 복지를 따지는 게 아니다. 울산 남구에서만큼은 제도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을 보살펴 ‘행복도시’를 추구하자는 게 취지다”고 덧붙였다.

눈에 띄는 복지사업은 해피투게더타운 조성이다. ‘해피투게더타운’은 저소득층과 일반계층의 공동주거는 물론 생산·판매·복지기능이 결합된 복합타운이다. 전국 어디에도 없는 새로운 형태의 공동복합시설이 될 것이라는 게 서 구청장의 설명이다.

해피투게더타운 조성은 어떤 비전인가?

“해피투게더타운 사업은 울산 남구의 복지사각지대를 아우르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저소득층 주민들이 사회적으로 고립되지 않고 일반 주민과 잘 어우러짐으로써 새로운 개념의 사회안전망이 만들어지는 효과도 기대한다. 소통·복지·문화·공공생활 등 네 박자를 갖춤으로써 해피투게더타운(Happy Together Town)이라는 말 그대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공간’이 될 것이다.”

복지사업에는 필연적으로 예산문제가 뒤따르는데 문제가 없나?

“사회복지망이 구축돼 있다지만 복지제도의 그물에서 벗어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다. 남구는 사회적 약자와 소외계층에 대한 복지는 물론 주민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함께 웃을 수 있는 행복도시를 추구하고자 한다. 남구의 복지는 ‘다양한 기회를 공평하게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란도 따지고 보면 한정된 예산을 어느 곳에 먼저 쓸 것인지에 대한 견해차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복되지도 누락되지도 않아야 한다. 전체 예산을 고려해 복지에 사용되는 총액을 일정 범위 안으로 정한다든지,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정비해 어떤 계층이 가장 시급하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지 철저히 선별해낸다면 복지문제에 대한 논란과 불신도 불식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취임 후 추진하는 사업 중에 가장 기대감이 큰 사업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서 구청장이 말을 이었다. 울산 남구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에코마을 사업이다. 그는, 지난해 10월 독일의 ‘친환경 수도’로 불리는 프라이부르크(Freiburg)의 보봉(Vauban)마을을 둘러보고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보봉마을은 1994~2004년까지 10년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친환경도시다. 자동차는 마을 입구 공동주차장에 주차하고 마을 안에서는 자전거와 도보로만 움직인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스스로 전력을 만들어 사용하고 건축에서도 친환경적 재료를 사용하는 등 모든 주민이 스스로 생활 속에서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

남구청이 추진하려는 에코마을 사업도 큰 틀에서는 보봉 마을과 유사하다. 담장과 대문을 없애고 마당에 주차장을 만들고 집집마다 태양광발전 설비를 설치해 연간 14만4천㎾의 전력을 생산, 매년 온실가스 110t을 줄이게 된다. 전선지중화와 CCTV를 활용한 방범시스템 구축도 계획돼 있다. 현재 40여 가구가 에코마을 사업 참여를 결정했다. 서 구청장은 “에코마을의 기본 개념은 친환경·주민·보행자 중심 거주지를 만드는 것”이라며 “주택을 헐고 아파트를 세우는 획일적 형태의 도시재생 사업에서 탈피해 지속가능한 공동체 형성을 통한 새로운 도시재생의 모범사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최초 ‘에코마을’, 도시재생의 롤모델 될 것

많은 사업을 추진하는데 아무래도 울산시나 정부, 지역 정치권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없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부적으로 철저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완벽한 계획 없이 어떻게 예산 문제를 상급 기관에 건의할 수 있겠는가? 철저하게 준비된 이후에 울산시나 정부 등 관련기관과 정치권, 지역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내는 게 수순이다. 현재 추진하는 사업에 대한 공감대를 이끌어내도록 서로 만나서 대화하고, 소통하고, 설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지역 발전을 위한 사업임을 적극적으로 이해시킨다면 어떤 기관이든 도움을 줄 거라 생각한다. 정치권의 경우, 다행히 남구 국회의원들은 전직 구청장과 시장을 역임해 행정경험이 풍부한 분들인 만큼 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다. 더욱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해나갈 것이다.”

서 구청장은 요즘 항상 손에서 놓지 않는 책이 있다.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다. 지금껏 수십 번을 읽었다고 한다. 그가 손에서 이 책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목민심서는 지방 수령이 백성을 잘 다스리는 법을 담고 있다. 청렴하고 검소한 생활을 하는 법,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하는 법,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법, 백성을 사랑하는 법 등 다양한 지침(指針)을 준다. 이런 지침을 배우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국가 재정의 기반이 되는 경제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결국 백성이 잘살도록 해주는 게 지방 수령인 가장 중요한 역할이 아닌가 싶다.”

- 글 최재필 월간중앙 기자 / 사진 전민규 기자

201506호 (20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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