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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의 ‘생명예찬’⑥]한 뿌리에서 나온 장엄한 생명 공동체 - “수선화와 함께 기쁘게 춤추노라” 

모습은 서로 달라도, 모든 생명체는 깊은 수준에서 동질적 … 생명의 본질에 걸맞은 삶의 방식은 무엇인가? 

복거일
인간의 몸은 박테리아와 함께하는 공생의 체계다. 그 체계에서 박테리아가 차지하는 몫은 생각보다 훨씬 크다. 그렇다면 사람의 정체성에 관한 형이상학적 함의도 달라진다. 몸이 박테리아의 일종이란 깨달음에 직면했을 때, 생명에 대한 외경은 오히려 더욱 깊어진다. 우리는 누구이며, 생명은 무엇인가?
난지도 ‘하늘공원’에 오르면, 시원스러운 풍경을 맞는다. 한강 물길이야 늘 유장하고, 사람이 만든 갖가지 시설이 차지하고 남겨진 땅마다 줄기차게 초목이 자란다. 전망대 나직한 난간에 기대어 서면, 아파트로 이루어진 스카이라인도 그리 날카롭게 다가오지 않는다.

한강이 처음 생긴 시절을 상상해본다. 그때도 하늘은 막막하고 땅은 넓었겠지만, 세상의 모습은 이내 떠오르지 않는다. 물론 그 세상에 사람은 없었다. 지금은 사람 세상이어서, 건너편 김포 쪽 빼곡히 들어선 성냥갑 아파트마다 주인이 있다.

나에겐 내가 우주의 중심이지만, 이렇게 서면, 내가 너무 작은 존재라는 생각이 다른 생각을 몰아낸다. 비감한 기운이 가슴에 스미면서, 옛 시인의 탄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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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호 (2015.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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