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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 패트롤] 문대림 JDC(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이 말하는 국제자유도시 제주의 가치와 비전 

“생태적 가치 뛰어난 제주다움 살리면서 글로벌 경쟁력도 키워가겠다”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헬스케어타운’, ‘영어교육도시’ 등 핵심 프로젝트 순항

▎문대림 JDC 이사장은 “제주다움을 살려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 사진:JDC
문대림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이사장의 제주 사랑은 유별나다. 서귀포 출신인 그는 2016년 [서귀포의 가치와 비전]이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부제는 ‘성산에서 대정까지 365㎞ 자전거 기행’. “마을 사람들의 손을 부여잡고 조곤조곤 나누며 들었던 이야기를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에 펜을 들었다”며 제주인들의 삶과 아름다움을 전하기 위해 애정을 담아 제주 구석구석을 훑었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JDC의 수장으로 취임한 뒤로는 제주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 이사장은 국제자유도시 제주로서의 가치와 비전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을까.

제8대 JDC 이사장으로 취임한지 벌써 3년이 다 돼간다.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갔다. JDC의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국회·중앙부처를 가리지 않고 문을 두드렸고, 도민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노력했다. 대표적으로 직원들과 합심해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 정상화의 물꼬를 틀 수 있었다. 임기를 다하는 날까지 스스로에게, 도민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은 제주 국제자유도시 핵심 프로젝트다. 의료 산업과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특화된 의료환경을 제공할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규모만도 제주 서귀포시 동홍·토평동 일원 약 155만1000㎡(47만평)에 이른다.

사업은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인가?

“오는 12월 중앙관리센터 기능과 지역 의료 공공성 강화를 위해 JDC가 직접 투자한 의료서비스센터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최대 규모의 비영리법인 건강검진기관인 KMI 한국의학연구소가 들어선다. KMI 건강검진센터 유치는 서귀포시 지역주민들의 원정검진에 따른 불편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앞서 9월에는 세계적 난임치료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차병원·바이오 그룹과 난임 전문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실무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JDC가 예상하는 헬스케어타운의 경제 가치는?

“제주의 청정자연·관광산업과 의료 융합시너지를 발휘해 의료바이오 인프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헬스케어타운이 위치한 서귀포 지역은 다양한 생약자원이 분포돼 있고 인근 국가생약자원관리센터, 생물종다양성연구소 등과 인접해 성장 잠재력이 매우 높다. 헬스케어타운을 글로벌 종합의료관광단지로 조성해 나갈 것이다.”

헬스케어타운이 성공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있다면?

“의료기관이 단지 활성화의 핵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더불어 바이오·헬스 연구소 및 기업 등을 유치를 통해 ‘산·학·연·병(의료계)’ 네트워크를 구축해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핵심 앵커시설인 암 특화 전문병원, 전문 의료기관을 유치하고 의료서비스센터 운영 등을 통해 사업에 대한 대내외적 관심과 활성화의 계기가 되도록 할 것이다. 관심 있게 지켜봐 달라.”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는 문 이사장의 대표 업적 중 하나로 꼽힌다. 2014년 첫 국제학교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2021년까지 모두 1177명이 졸업했고, 졸업생의 90% 이상이 세계 100대 대학에 입학했다. 2021~2022학년도 학생 충원율은 전년 대비 10.5%p 상승한 88.9%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해외 유학을 가지 않고도 국내에서 원하는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더불어 제주는 천혜의 자연을 바탕으로 쾌적하고 안전한 환경을 갖추고 있어 아이가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자랑한다. 외국인학교나 외국교육기관과 달리 내국인 입학 제한이 없다는 점도 인기의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영어교육도시, 인구 2만명 ‘정주형 도시’ 목표


▎문대림 JDC 이사장(왼쪽)과 김춘복 성광의료재단 이사장이 9월 10일 차병원·바이오그룹 본사에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난임 전문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사진:JDC
영어교육도시와 관련해 향후 계획은?

“국무조정실에서 수립한 ‘영어교육도시 기본계획’에 따라 학생 9000명을 포함한 2만 명의 인구와 7개 국제학교를 갖춘 정주형 도시가 목표다. 신규 학교 투자자와 업무합의각서(MOA)를 체결하고 교육청과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가도록 하겠다. 유치를 위해 2개의 학교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영국계 학교와 MOU도 체결했다.”

영어교육도시가 모델로 삼는 곳이 있다면?

“미국 보스턴이다. 보스턴은 고등학교 이하 사립학교가 시내에만 71개, 근교까지 포함하면 약 600여개가 밀집해 있고 하버드·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가 있는 세계 최고의 교육도시다. 또 교육과 산업이 잘 연계돼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로도 조명받은 보스턴 바이오 산업단지의 성공비결 중 하나로 ‘클러스터 주변 우수 대학의 밀집’한 점이 꼽힌다. 영어교육도시에 4차 산업 관련 대학(원)을 유치해 인재를 양성하고, 그 인재가 제주 첨단과학기술단지의 정보기술(IT)·바이오테크(BT) 기업에 근무하며 산·학·연의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면, 제주도 보스턴 못지않은 첨단과학 클러스터가 될 것이다.”

JDC가 주최하고 동아시아재단이 주관하는 제1회 ‘아·태 영리더스 포럼, 제주’가 11월 11·12일 이틀간 온·오프라인을 통해 열렸다. 청년의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건축가이자 주한 스웨덴 대사의 부인인 요한나 할그렌 등 국내외 저명인사가 이 포럼에 참여했다.

어떤 문제의식을 갖고 포럼을 주최하게 됐나?

“세계는 지금 코로나19 팬데믹, 국가·계층 간 갈등과 분쟁, 기후 위기 등 여러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이슈들에 대해 미래사회를 형성하고 이끌어갈 마스터키인 청년들이 지금, 위기의식을 가지고 고민하고, 논의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 포럼을 통해 청년들이 주체가 돼서 현 세대의 시니어급 멘토들과 함께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개최하게 됐다."

제1회 포럼에서 환경과 평화, 일자리에 중점을 두었던 이유는?

“현 시대적 관점에서 미래사회의 주요 이슈를 예상해 주제를 선정했다. ‘환경’과 ‘평화’는 아·태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제주의 핵심 가치이기도 한 이 두 주제가 이번 포럼을 계기로 아·태 지역의 공동 목표로 발전해나가길 기대한다. ‘일자리’는 청년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키워드이자 지역 발전과 불가분의 관계이기에 주제로 골랐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최초로 ESG 경영 선포


▎영어교육도시 국제학교 학생 충원율은 전년 대비 10.5%p 상승한 88.9%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 사진:JDC
JDC는 10월 7일 공공기관 중에서는 최초로 ESG 경영을 선포했다. 선포식에서 JDC는 ‘국민과 함께하는 ESG 경영으로 지속가능한 JDC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3대 추진전략으로 ▷안전·환경부문 선도(E) ▷사회적책임 확대(S) ▷투명경영 실현(G)을 발표했다.

ESG 경영을 선포한 이유는 무엇인가?

“ESG는 기업의 새로운 생존방식이며,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정부는 올해를 ESG 경영 확산의 원년으로 삼고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발맞춰 JDC는 세부적으로 환경경영,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등 12개 추진과제를 설정하고, 내실 있는 과제 추진을 위해 ESG 경영개선 추진단을 구성·운영하고 있다.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추가과제를 발굴해나갈 생각이다.”

문 이사장이 생각하는 ‘제주다움’은 무엇인가?

“제주의 고유가치인 환경과 생태,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꼽겠다. 제주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큼 생태적 가치가 뛰어난 곳이다. ‘생물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무려 유네스코 3관왕에 올랐다. 환경과 생태라는 제주의 소중한 자원을 제대로 구현해 내지 못하고 국제적 경쟁력을 논하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또한 ‘제주 4·3’이라는 아픈 역사가 있었지만, 역사적 아픔을 극복하고 화해와 상생의 길을 걷고 있다. 2005년 정부에서는 제주를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했다. 이러한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올해 초 JDC는 기관의 패러다임을 ‘수동에서 능동, 개발자에서 통합자, 경제 중심에서 제주 가치 중심’으로 전환했다.”

제주도민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의 ‘위드 코로나’ 시행에 따라 침체했던 경기가 회복되고 제주가 다시 활기 넘칠 수 있도록 JDC가 역할을 다하겠다. 다음으로, 제주의 도약을 위한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쓰겠다. 현재 ‘제3차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시행계획’을 수립 중이다. 그 속에 도민이 공감하고 도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 할 수 있는 청사진을 담아내겠다. 제주는 보물섬이라고 불릴 만큼 제주도민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에게 소중한 곳이다. 제주의 가치를 지키며,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112호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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