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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포럼 명사 인터뷰] 변준연 전 한전 해외총괄 부사장이 말하는 원자력의 미래 

“文 정부 탈원전·탄소제로 추진은 액셀과 브레이크 동시에 밟는 격”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36년 동안 한전에 몸담으며 ‘한국형 원자로’ 수출한 산증인
“한국, 원자력을 ‘브리지’ 에너지원으로 삼고 미래 대비해야”


▎변준연 전 한국전력 해외총괄 부사장 (현 비젼파워 회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탄소배출 제로 정책을 두고 한국 에너지 자원 활용 측면에서도, 치열한 국제 원전 수주 시장에서도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견해를 밝혔다. / 사진:변준연
변준연(65) 전 한국전력 해외총괄 부사장은 36년간 한국전력공사(한전)에 몸담으면서 북한 경수로사업을 총괄하고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를 성공시킨 주역이다. 한국형 원전의 수출길이 열리면서 한때 전 세계에 80기의 원전을 우리 손으로 지어 에너지 자원으로 국토를 확장하겠다는 부푼 꿈을 키웠다. 하지만 승승장구할 것 같았던 우리의 원전 수출은 문재인 정부 이후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한국 원자력 기술이지만 2009년 이후로 대한민국 원전 수출 건수는 제로다.

변 전 부사장은 평생을 투신해온 원자력 산업 생태계가 불과 몇 년 만에 붕괴된 것을 걱정하며 현재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과 탄소배출 제로 정책은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으며 나아가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현실적으로 원자력을 ‘브리지(bridge)’ 에너지원으로 삼으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열·풍력 발전의 운용 안전성, 에너지 밀도, 단가 등을 고려했을 때 원자력 발전을 뛰어넘는 기술이 개발되지 않는 한 섣부르게 탈핵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현재 UAE 아부다비 고문으로 활동 중인 그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미국, 중·러와 원전 경쟁할 대항마로 한국 원해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18일 2050 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2050 탄소중립 위원회는 2050년까지 원전의 발전 비율을 29.0%(지난해 기준)에서 6.1~7.2%까지 낮추기로 했다. /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한전에서 근무한 36년 동안 원자력 관련 일만 했다.

“1977년에 한전에 입사했다. 당시 우리나라에는 건설 중이긴 했지만 원자력 발전소가 없었다. 완공 이후 유지·관리 등을 대비하기 위해 신입직원을 채용하는데 당시에는 직군이 ‘원자력’밖에 없었다. 그렇게 원자력과 연결됐다. 이후 미국의 유명 원자력 회사에 파견 근무를 하면서 기술적으로 깊게 공부했다.”

에너지원으로서 원자력의 강점은?

“풍력·태양열·지열 등은 설계·운영·건설 기술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이다. 단적으로 에너지 밀도가 작다. 예를 들어 최첨단 기술인 원자력 발전소의 생산량에 버금가는 에너지를 만들어내려면 태양열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 전체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야 한다. 원자력 에너지는 또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통제되지 않는 풍력·태양열에 비해 원자력 발전은 컨트롤 타워에서 수요와 공급에 맞춰 과학적 통제가 가능하다.”

안전성, 핵폐기물 등 분명한 원자력의 한계도 있다.

“안전성과 관련한 우려가 있지만 원전이란 게 기본적으로 사고가 쉽게 날 수 없는 구조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의 경우 40년 전 만들어진 구닥다리 원전이었다. 원전 기술은 1, 2년 사이에도 진보하고 발전한다. 지금의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은 매우 뛰어나다고 자신한다.”

그래도 전 세계적으로 원전을 줄이는 추세가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원자력은 앞으로 미래 신기술 에너지가 나올 때까지는 ‘브리지’ 에너지원으로 사용해야 한다. 10년에서 20년 사이 원전의 효율, 에너지 밀도, 생산율, 생산단가 등을 뛰어넘는 새 에너지원이 생기기 전까지 사용해야 하는 가장 현실적인 에너지원이다. 원자력을 메인으로 삼고 LNG 발전, 태양열, 풍력을 후속 에너지원으로 관리해야 한다.”

다른 원전 강국의 움직임들은 어떤가.

“지구 위에 200개 이상의 국가가 있는데, 원전을 한 기라도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30개국밖에 안 된다. 그중에 독자 모델을 갖고 수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나라는 미국·프랑스·일본·러시아·중국과 우리나라 6개국뿐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자유주의 진영과 러시아·중국의 공산·사회주의가 전 세계를 놓고 경쟁하는 구도다.”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원자력 발전소는 건설하고 나면 최소 60년을 사용한다. 각 나라의 주요 에너지원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유지·보수·수리 등을 위해서는 수출국 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입국으로서는 원전을 수출한 나라의 에너지 ‘종속국’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러시아와 중국을 보라. 전 세계 나라를 돌아다니며 원전을 지어주겠다고 하고 있다. 국가 지도자가 각 나라 정상에게 지원을 약속하며 러시아, 중국형 원자로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여기에 대항해 미국은 우리나라와의 협업을 통해 암묵적으로 중국과 러시아의 이러한 시도들을 견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이 우리나라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한국은 초기에 원자력 기술을 미국에서 배웠다. 원자로의 노형도 미국형이다. 우리는 원자로 건설 속도가 빠르고 산업인프라가 잘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게다가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원자력 발전소를 개발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국을 앞세워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고 싶어 한다.”

실제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해외 원전 수출과 관련한 협력을 약속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원전사업 공동참여를 포함해 해외 원전시장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최고 수준의 원자력 안전·안보·비확산 기준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독점하고 있는 원전시장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대외적으로 탈원전을 선포했다.

“그게 문제다. 미국은 한국과 함께 가려고 했는데 우리 정부가 탈핵을 결정해버렸다. 당시 미국 조야에서는 이를 두고 굉장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한국의 결정은 미·중·러 원전 경쟁의 판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정부 탈핵 선언으로 UAE 등 원전 수입국은 배신감


▎우리나라가 처음 수출한 원자력 발전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1호기가 4월 6일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과 탄소배출 제로를 한 묶음으로 엮어 정책을 펼치고 있다.

“자동차의 액셀러레이터와 브레이크를 동시에 밟고 목적지를 향하고 있는 꼴이다. 탈원전과 탄소배출 제로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배출에 유리하다. 에너지 공급 안전성 측면에서 다른 에너지원과 비교가 불가하다. 문재인 정부의 결정은 국가의 에너지 공급·수요 상황에 비춰볼 때 구체적이지도, 전략적이지도 않다.”

2017년 10월, 정부가 탈원전 로드맵을 발표한 뒤로 울진 신한울 3·4호기는 건설 중단 상태다. 공사비만 이미 7790억원이 투입됐다. 건설인가 기간은 2023년 말까지 연장됐다. 지난 7월 신한울 1호기는 완공된 지 15개월 만에 조건부 사용허가를 받았다. 완공된 신한울 2호기 사용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건설 중단 신한울 3·4호기와 완공 1·2호기는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정부가 건설을 중단한 것은 잘못된 판단이라고 본다. 원자력 건설이라는 게 준비 기간이 굉장히 길다.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공사가 중단되면 매몰 비용도 천문학적으로 증가한다. 단적으로 계약한 업체들에 전부 보상해줘야 한다. 그래서 건설이 진행 중이거나 착공한 상태라면 반드시 완공까지 사업을 재개하는 것이 맞다. 이는 무너진 원자력 생태계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업 재개와 가동은 원자력 산업 붕괴를 막고 다시 되살릴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래도 아랍에미리트(UAE)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했다.

“원전 공사 수주를 위해 UAE의 공식 초청을 받기 전에 핵심 인력이 한국을 방문한 것으로 안다. 일종의 암행인데 나중에 들으니 미국, 일본, 프랑스를 모두 방문했다고 하더라. 미국에서는 UAE가 원전을 건설하는 데 회의적인 태도를 느꼈고 프랑스에서는 일종의 무시를 당했다더라. 일본의 경우 의중을 파악할 수 없고 지나친 예의를 차려 파이팅이 부족해 보였다고 했다.”

완공 후 현재 운영하고 있을 텐데, UAE 상황은 어떤가.

“사실 우리 정부가 탈핵을 선언하는 바람에 동력을 많이 잃어버렸다. UAE 입장에서는 우리보다 상대적으로 미국과 프랑스, 일본과 국제관계에서 더욱 돈독하다. 그런 상황 속에서도 원전 수주 대상국으로 우리나라를 선정하면서 왕세자가 ‘한국은 원자력 건설 말고도 중동과 다른 여러 사업 경험이 있다. 아울러 기술력도 뛰어나 선택했다’고 오히려 치켜세웠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느닷없이 탈원전을 선포했다. UAE가 한국에 느끼는 배신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지도자가 국민에게 망신당한 꼴이다. ‘탈핵한다는 국가의 원전을 왜 샀느냐’는 비난을 받았으니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국내 원자력 산업이 붕괴되고 있는가.

“첨단 기술자들이 사라지고 있다. 얼음이 녹듯 자연스레 원자력 생태계가 없어지고 있다.”

자세히 설명해달라.

“원전 사업의 특징을 잘 알아야 한다. 이 세상에 ‘원자력 회사’라는 것은 없다. 펌프 회사, 밸브 회사, 케이블 회사 등이 모여 최고의 기술로 원자력 발전에 사용하는 펌프, 밸브, 케이블을 만든다는 뜻이다. 미국의 높은 기술 등급과 품질 등급을 통과해야 하고 관련 설비, 기술자도 유지해야 하는데 정부가 공식적으로 탈원전을 선언하니 관련 업체들도 더는 해당 분야에 투자하지 않게 됐다. 그러니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첨단 기술을 적용한 펌프가 아니라 가정용·공업용 일반 펌프만 생산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기존 원전 대체재로 ‘소형 원전’에 대한 관심도 커진다.

“소형 원전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각 나라의 상황, 필요 에너지 생산 단위 등에 따라 기존 대형 원전보다 발전량이 작은 소형 원전에 대한 수요가 생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소형 원전이라고 해서 비용, 크기가 모두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1400㎿(메가와트·한국형 원전으로 공식명칭은 APR1400) 원전의 ‘14분의 1’ 수준인 100㎿ 수준의 소형 원전을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은 최대 전력 생산량이 14분의 1로 줄었으니 크기도, 비용도 14분의 1 수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크기는 기존 대비 70%이며 건설 단가도 비싸다. 소형 원전이 새로운 원전 시장의 한 부분이 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지만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은 민간기업인 뉴스케일파워 기술력을 활용해 루마니아에 처음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 tor)을 짓기로 결정했다. 양국은 11월 뉴스케일파워 1기당 77㎿인 원자로 모듈 플랜트 총 12기를 루마니아에 짓는 상업계약을 체결했다. 뉴스케일파워의 소형모듈원전에는 우리나라 두산중공업의 원자로 모듈도 들어간다. 다만 한국의 독자 원전 수주는 2009년 UAE와의 4기 계약이 마지막이다.

‘소형 원전’이 대안 아냐, 접근 신중해야


▎북한 경수로 발전소 콘크리트 타설 작업 장면.
한전에서 일할 때 북한 경수로 사업을 총괄한 것으로 안다. 결국 마무리 짓지 못했는데 많이 아쉬웠을 것 같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 기간도 매우 길었는데 사업이 끝날 때는 국제법도 필요 없고, 사업 계약도 필요 없더라. 북한 최고지도자의 말 한마디에 하루 만에 끝이 났다.”

1994년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제네바 합의(Geneva Agre ed Framework)가 체결됐다. 주요 내용은 북한은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선언을 철회하고 핵시설을 동결하며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 매년 중유 50만t을 제공하고 1000㎿ 경수로 2기를 건설해주기로 했다. 1995년 3월 한·미·일 3국은 경수로 사업 추진을 위한 국제기구인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Korean peninsula Energy Development Organization) 설립에 관한 협정을 체결했다.

북한과의 협상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당시 북한의 태도가 굉장히 적대적이었다. 피복, 원자재 수송, 노동자 이동, 급여, 병원 이용 등 모든 문제를 협상 과정에 담아야 하기 때문에 5년이 넘게 걸렸다. 공산주의 스타일은 자본주의 교육을 받은 우리가 알 수 없는 논리가 있다. 우리 나름으로 안건을 생각해서 가더라도 사고방식이 다르니 협상이 어려울 때가 부지기수였다. 실례로 우리는 노동자 임금을 책정할 때 운전사의 단가가 낮지만, 북한에서는 아주 높았다. 당시 북한 상황에서 자동차가 보편화해 있지 않다 보니 운전을 한다는 것 자체가 높은 기술력으로 평가받았다.”

공사 현장에서 문제는 없었나.

“북한은 당에서 공사 인력을 ‘배치’한다. 자기 직업이 아닌 사람도 동원되는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지불한 임금이 개인에게 가는 게 아니라 당으로 들어간다. 이러하다 보니 북한 노동자는 담배나 피우면서 시간을 보내는 등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노동 생산성이 없었다.”

결국 우즈베키스탄까지 가서 노동자를 충원했다고 들었다

“영화 [국제시장]에도 나오지만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독일 광부로 가려고 테스트를 하는데 쌀가마니를 들었다 놨다 하는 장면이 나온다. 현실적으로 현장 노동자를 검증할 방법도 없고 시간도 부족해 나 역시 유사한 방법을 썼다.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희망자를 대상으로 1차 달리기, 2차 가마니 들기 등으로 선별했다.”

“북한 경수로 완공됐다면 남한에 100% 종속됐을 것”


▎변준연 전 한국전력 해외총괄 부사장 (현 비젼파워 회장)은 에너지 자원 ‘국토 확장’을 꿈꾸며 원자력 발전소 수주 등은 북한과의 관계뿐만 아니라 해외 국가에 60년 이상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정부 결정에 따른 원자력 산업의 붕괴를 걱정했다. / 사진:김현동 기자
KEDO 내부적으로는 사업 추진에 어려움은 없었나.

“북한 경수로 사업의 특징 중의 하나가 KEDO 사무국의 총책임자는 미국 시민으로 한다고 돼 있다. 우리는 사무총장을 해본 적이 없다. 당시 북·미 직접 협상에 따라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냈고 이 사업 자체가 미국 주도 사업이다 보니 미국이 앞장섰다. 한전 입장에서는 100% 상업 계약으로, 우리는 돈을 받고 경수로를 건설하기만 하면 되는 사업이었지만 KEDO 자체가 정치적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복잡한 정치 셈법이 사업을 이끄니 건설 중단·재개·협상이 반복됐다.”

결국 33%까지 건설하다 중단됐다. 당시 분위기는 어땠나.

“우리는 원자력 발전소를 지어준다지만 정치적으로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으면서 경수로를 짓는 기간 동안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 하지만 지나고 보니 그런 생각 자체가 엄청난 착각이었다.”

북한의 중단 선언 당일 기억나는 게 있는가.

“사실 그날도 사업이 중단돼 있으니 재개하기 위해서 여러 대안을 갖고 북한 담당자들을 만나러 갔다. 협상 장소에서 앉아 기다리는데 북한 측 대표 5명이 오더니 대뜸 ‘지금부터 평양에서 온 지침을 발표하겠다. 첫째, 한 달 내 전원 철수. 둘째, 모든 서류와 기자재는 현장에 둘 것.’ 이렇게 말하고 나갔다. 애초부터 협상이란 게 이뤄질 수 없는 구조였다.”

완공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가.

“원전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다. 원자력 사업은 한 번 적용되면 북한은 100% 우리한테 의지하게 돼 있다. 자동차를 수리하듯이, 원자력 발전소에 필요한 몇백만 개 부품과 기계를 유지·보수·수리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남한에 종속되게 돼 있다. 우리가 관여를 안 하면 발전소 운영이 안 되지 않는가. 완공됐다면 정말 남북 간 교류가 엄청나게 진전됐을 것이다.”

한전에서 나온 뒤 사업체를 운영한다고 들었다.

“비젼파워라는 회사 회장으로 있다. 지금까지 원자력 관련 산업에 깊은 관여를 했지만 다방면으로 알아본 결과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에서 탄소 관련 산업이 효자 노릇을 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 탄소는 미래의 에너지 자원이자 전략 물자다. 현재는 관련 산업을 구상하고 현실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J포럼(8기) 원우들과도 지속해서 교류하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배려와 관심에 감사드린다.”

※ J포럼은- 2009년 국내 언론사 중 중앙일보가 최초로 시작한 최고경영자과정이다. 시사와 미디어·경제·경영·역사·예술 등 각 분야 최고 전문가들의 강좌와 역사탐방, 문화예술 체험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올해로 13년째를 맞이한 J포럼은 매년 두 차례(봄·가을) 원우를 선발하여 진행된다. 그동안 졸업생 1000여 명을 배출해 국내 최고의 오피니언 리더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학습과 소통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문의·접수: J포럼 사무국(02-2031-1018), http://ceo.joongang.co.kr

- 조규희 월간중앙 기자 cho.kyu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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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2호 (202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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