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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섬유 생산 확대하는 효성첨단소재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 전주공장에 469억원 투자… 연산 9000t 규모로 생산 라인 증설
■ 수소용 고압 용기 등 친환경 제품 수요 증가 대비 선제적 투자도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차 연료 탱크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제조하는 한국 유일의 기업이다. 효성첨단소재의 탄소섬유를 적용해 만든 액화 수소 용기. 사진 효성
효성첨단소재가 전북 전주공장에 469억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 내년 4월까지 연산 2500t을 증설해 총 9000t으로 탄소섬유 생산 능력을 확대한다. 2020년과 2021년에 이은 3차 증설이다.

효성첨단소재는 수소차 연료 탱크의 핵심 소재인 탄소섬유를 제조하는 한국 유일의 기업이다. 탄소섬유는 철보다 10배 강하지만 무게는 4분의 1 수준이어서 ‘꿈의 첨단 소재’로 불린다. 풍력·우주 항공·스포츠 레저, 건축용 보강재 등 철이 사용되는 여러 용도의 대체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

효성첨단소재는 2011년 일본·독일·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넷째, 한국에서는 최초로 탄소섬유를 독자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2013년 전북 전주에 연산 2000t 규모의 탄소섬유 공장을 완공하고 생산을 시작했다.

효성첨단소재의 이번 증설은 수소차 연료 탱크를 비롯해 압축천연가스(CNG) 고압 용기, 태양광용 단열재 등 친환경 제품의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글로벌 수소 경제 활성화에 따라 수소 충전소 등 수소의 저장과 운반에 쓰이는 고압 용기의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을 확대함에 따라 태양광 발전 등에 사용되는 탄소섬유의 수요도 증가하는 추세다.

효성첨단소재 관계자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1조원을 투자해 전주공장 탄소섬유 생산 라인을 연산 2만40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세계 시장 점유율 10%의 탄소섬유 분야 글로벌 톱 3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효성첨단소재가 전북 전주공장에 469억원을 투자해 탄소섬유 생산 라인을 증설한다.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 전경. 사진 효성
탄소섬유·아라미드 등 신소재 앞세워 실적 반등 성공

효성의 주요 계열사 중 한 곳인 효성첨단소재는 폴리에스터 타이어코드(타이어 케이싱의 구성 요소인 함성 섬유) 글로벌 시장점유율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세계 1위 기업이다. 타이어코드를 비롯해 안전벨트와 에어백용 섬유 등 자동차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재를 생산한다. 토목·건설·운송 사업 등에 쓰이는 산업용 소재도 만든다.

효성첨단소재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다. 차량용 핵심 섬유 소재의 비율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따른 판매 부진 등으로 셧다운 조치를 취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가 많아 타격이 컸다. 위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완성차 기업들이 생산을 다시 늘리면서 사정이 바뀌었다. 탄소섬유와 산업용 섬유인 ‘아라미드’ 등의 신소재도 실적 반등에 힘을 보탰다.

아라미드 섬유는 강도·내열성·내약품성이 뛰어나 방탄복, 방탄 헬멧, 광케이블의 보강재, 자동차용 호스와 벨트, 건축용 보강재 등으로 사용된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용 타이어의 캡플라이 부분에 나일론과 혼용되면서 강도를 보강하는 데도 쓰인다.

효성첨단소재는 증가하는 산업 수요에 대비해 아라미드에 대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경남 울산 아라미드공장 연 생산 규모를 기존 1200t에서 4000t까지 늘릴 예정이다.

금융 정보 제공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효성첨단소재의 지난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전년 대비 1178.39% 증가한 4373억원이다. 매출은 50.24% 증가한 3조597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된다. 효성첨단소재는 조만간 지난해 연간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안나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효성첨단소재는 2020년 4분기 흑자 전환 이후 이익률을 꾸준히 높이고 있다”며 “탄소섬유 등의 신소재 자체가 고정비 레버리지 효과가 큰 만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큰 폭의 이익률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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