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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로나 확산하는데 ‘벼랑 끝 도발’ 강행할까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 ICBM 발사 징후…美 싱크탱크 “풍계리서 7차 핵실험 가능성”
■ 전문가 “한·미회담 코앞인데 북한이 초강수 카드 못 꺼낼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간에 맞춰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을 시도할 것이라는 예측이 이어지는 가운데 북한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세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 한반도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일부터 사흘간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CNN]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에서 과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 나타났던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며 “지난주 후반부터 평양 순안 일대에서 활발한 활동이 위성 등에 포착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ICBM 발사를 넘어 더 큰 무력시위인 핵실험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7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서(beyond parallel)’ 보고서에서 이날 촬영된 위성사진을 근거로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 주변에서 지속적인 행동이 관측되고 있다”며 “붕괴된 입구 주변에 새로운 입구가 건설됐다”고 밝혔다.

CSIS는 “3번 갱도 복구 작업이 지난 석 달간 진행돼 왔다”며 “아마도 7차 핵실험 준비 완료가 임박한 듯하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와 백악관도 북한이 이번 달 안에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북한 입장에선 핵실험 신중할 수밖에”


▎북한은 3개월에 걸쳐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를 복원하는 작업을 해왔다. 국정원은 “북한이 핵실험 준비를 다 끝내고 타이밍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다만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ICBM 추가 시험 발사 등 도발 시기를 늦출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4월 말부터 18일까지 북한의 누적 발열 환자 수는 197만8230명이며 치료 중인 환자는 74만160명이다. 누적 사망자 수는 63명이다.

미 NBC 방송은 18일(현지시간) “무기 시험은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바이러스 전파를 늦추기 위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감염이 진정될 때까지 추가 발사를 연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북한의 ICBM 발사 가능성을 점치면서도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18일 “(북한의) ICBM 발사 준비는 임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이번 주말까지 핵실험을 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핵실험 카드는 꺼내기 전 호주머니 속에 넣고 만지작거릴 때 존재가치가 있다”며 “북한 입장에서는 핵실험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새로 출범하고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북 문제를 조율해가는 과정에서 북한이 선제적으로 초강수 카드를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핵실험이 이뤄지더라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비해 국제사회의 주목도가 떨어지는 데다 기술적 차원의 진전 성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효용성 면에서 원하는 만큼 결과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자국 내 엄중한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국제사회의 백신 지원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만큼 핵도발을 감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유환 통일연구원장은 월간중앙 전화 통화에서 “북한 내부에서 코로나 정국을 자체적으로 헤쳐나갈 역량과 준비가 과연 돼있느냐 하는 문제가 있다”며 북한 내 방역 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했다.

고 원장은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강대강 대치로 접어들면 (백신 지원 등) 한·미가 지원할 수 있는 영역에 제한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북한이 정국을 극한 대치 상황으로 몰고 가지 않을 것으로 봤다.

- 이승훈 월간중앙 기자 lee.seungho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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