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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보건 기관들이 진단한 ‘원숭이두창’ 팬데믹 가능성은?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 ECDC·WHO “대중에게 확산할 가능성 낮아”
■ 질병청 “진단 체계 구축, 유행 차단 가능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가 공개한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AP연합뉴스
온몸에 물집이 생기는 전염병 ‘원숭이두창(monkeypox)’ 발병 사례가 유럽과 북미 등지에서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보건 기관들은 세계적 유행으로 번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안드레아 암몬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 국장은 23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현재 감염 사례 대부분은 경증이며, 좀 더 폭넓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확산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밝혔다.

스텔라 키리아키데스 보건 담당 유럽연합(EU) 집행위원 역시 같은 날 “현재 더 폭넓은 사람들 사이에서 확산할 가능성은 작다”고 예측했다. 마리아 밴커코브 세계보건기구(WHO) 코로나19 대응 기술팀장도 “유럽과 북미 등에서 발병 사례가 나오고 있으나 막을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들은 원숭이두창이 특정 집단에서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암몬 ECDC 국장은 “밀접 접촉, 예컨대 다수의 성적 파트너가 있는 사람들 사이의 성행위를 통한 바이러스의 추가 확산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고 했으며, 키리아키데스 EU 집행위원은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경각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원숭이두창 발생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중앙포토
발열·두통·물집 등 천연두와 증상 유사

원숭이두창은 중·서부 아프리카에서 주로 발병한 풍토병으로 최근 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발생 및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 바이러스 감염자는 발열과 두통, 물집 등 두창(천연두)과 유사한 증상을 겪는다. 일반적으로 2~4주 동안 증상이 나타나다가 자연 회복되지만, 아동·임신부 등 감염 취약 계층은 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의료 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는 치사율이 1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에서는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가 없지만, 우리나라 보건 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처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16년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법 및 시약의 개발·평가를 완료했으며, 현재 질병청에서 실시간 유전자검사(PCR)를 통해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또 사람 두창 백신 접종을 통한 교차면역으로 원숭이두창을 약 85% 예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진단검사 체계 구축을 통해 원숭이두창이 국내에 유입됐을 때 신속히 환자를 감별할 수 있어 유행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질병청은 향후 확산 추세에 따라 원숭이두창을 ‘관리대상 해외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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