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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짜릿한 가속력과 압도적 승차감 ‘아이오닉 6’ 

제로백 5.1초의 화려한 주행 성능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유선형 디자인으로 끌어올린 효율… 정속 주행 시 전비 ‘업’
넓은 레그룸·수납공간에 비해 부족한 2열 헤드룸은 아쉬워


▎아이오닉 6 외관 디자인은 입체감이 돋보인다. /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의 중형 세단 전기차 ‘아이오닉 6’는 지난 4월 ‘2023 월드카 어워즈’에서 3관왕에 오르며 화제가 됐다. 아이오닉 6는 월드카 어워즈 6개 부문 중 최고 영예인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을 휩쓸었다.

세계 올해의 자동차는 ‘북미 올해의 차’, ‘유럽 올해의 차’와 함께 세계 3대 자동차 상으로 꼽힌다. 2004년 출범한 월드카 어워즈는 캐나다 토론토에 본부를 두고 있다. 한국, 미국, 유럽, 중국, 일본, 인도 등 32개국 자동차 전문기자 100명으로 구성한 심사위원단이 매년 비밀 투표를 통해 수상작을 선정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아이오닉 5에 이어 2년 연속 월드카 어워즈 최고 영예인 세계 올해의 자동차를 제패하는 쾌거를 거뒀다”며 “특정 지역 시장을 기반으로 평가하는 상들과 달리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최근 아이오닉 6의 연식 변경 모델인 ‘2024 아이오닉 6’를 출시했다. 2024 아이오닉 6는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사양을 트림별로 기본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최근 서울 광진구에서 경기 이천시 호법면까지 왕복 135㎞ 거리를 아이오닉 6 롱레인지 사륜구동(AWD) 모델로 달렸다. 시승 차량은 디지털 사이드미러 등을 갖춘 7100만원대 풀 옵션모델이다.

80%만 충전해도 350㎞ 이상 주행


▎아이오닉 6는 실내 디자인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 사진:현대자동차
이례적으로 충전(주유)이 덜 된 차량을 받았다. 오전 일찍 인수를 고집한 탓이다. 아이오닉 6는 배터리 잔량 10%를 기준으로, 초급속 충전 시 18분 만에 전력량을 80%까지 채울 수 있다고 한다. 전기차를 ‘완충’하려면 참을성이 필수다. 전기차를 주로 단거리 출퇴근용으로 활용한다면 80%만 채우고 다니는 게 여러모로 효율적이라는 생각이다.

운전석에 앉아 확인한 배터리 잔량은 78%. 주행 가능 거리는 350㎞였다. 시승 모델의 완충 시 복합주행 거리는 484㎞다. 장거리 시승을 계획하지 않은 만큼, 추가 충전 없이 그냥 타기로 했다.

아이오닉 6는 핸들에 자리한 버튼을 눌러 에코·노멀·스포츠 세 가지 드라이브 모드를 고를 수 있다. 시승 차량의 전비(내연기관차의 연비)를 최대한 끌어올려 보기 위해 에코 모드로 두고 이천으로 향했다. 급출발·급가속·급제동을 피했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최대한 활용했다.

아이오닉 6는 전기차답게 정숙했다. 승차감도 탁월했다. 아이오닉 6는 티맵 등 스마트폰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매력적이었다. 내장형 기본 내비게이션을 갖춘 것은 물론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 등을 활용해 스마트폰을 차량과 연결할 수 있었다. 폰에 저장된 음악도 들을 수 있다. 시승 차량에 장착된 보스(BOSE) 프리미엄 사운드시스템이 운전하는 재미를 더해줬다.

시승차의 디지털 사이드미러도 인상적이었다. 사이드미러에 부착된 카메라가 후측방 상황을 실시간 촬영해 양측 실내 모니터로 보여주는 식이다. 사각지대가 거의 없어 사이드미러만 믿고 차선을 바꿔도 될 정도였다. 한겨울 창문에 서리가 잔득 껴도 문제 될 일이 없겠다.

다만, 후진 시 모니터에 보이는 후측방 상황이 다소 멀게 느껴지는 건 아쉬웠다. 일반 미러 대비 거리 왜곡이 크게 느껴졌다. 적응이 덜 된 탓인지 창문을 내리고 고개를 내밀어 직접 살피면서 후진하는 게 편했다.

2열 헤드룸이 부족한 것도 단점이다. 아이오닉 6는 대형차와 맞먹는 2950㎜의 긴 휠 베이스를 갖췄다. 여기에 바람 저항을 최소화한 유선형 디자인이 어우러졌다. 덕분에 레그룸은 넓은 편이다. 대신 뒷좌석 머리 공간은 좁다. 트렁크 공간도 애매했다.

64.5㎞를 달려 경기도 이천에 도착했다. 계기판에 표시된 평균 전비는 7.2㎞/㎾h로, 시승 모델의 산업부 인증 수치 기준인 5.5㎞/㎾h를 크게 웃돌았다. 배터리 잔량은 67%, 남은 주행 거리는 299㎞로 표시됐다.

아이오닉 6는 현대차 역대 모델 중 가장 낮은 0.21의 공기저항계수를 자랑한다. 유선형 실루엣과 함께 공력 성능을 높이는 리어 스포일러와 외장형 액티브 에어 플랩, 휠 에어커튼 등을 적용한 덕분이다. 공기저항계수가 낮을수록 저항을 덜 받는다는 뜻이다. 그만큼 효율적 주행이 가능하다.

서울로 돌아가는 길엔 달리기 테스를 해보기로 했다. 주행 기록을 초기화했다. 드라이브 모드는 ‘스포츠’로 바꿨다. 전기차의 가속력은 늘 짜릿하다.

아이오닉 6도 기대 이상의 주행 성능을 보여줬다. 최대 239㎾ 출력과 605Nm 토크를 기반으로 한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시간) 5.1초의 역동적 주행 성능을 체험할 수 있었다.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가속 페달에 힘을 주는 즉시 반응했다. 입꼬리가 절로 올라갈 정도로 경쾌하게 치고 나갔다.

현대차 모델 최저 공기저항계수 달성


이천에서 서울 광진구까지 70.5㎞를 추가 운행했다. 산업부 인증 수치를 상회한 6.0㎞/㎾h의 전비를 기록했다. 돌아오는 길엔 줄곧 에어컨을 틀었다. 차량도 거칠게 다뤘다. 좋은 성적표다. 배터리 잔량은 51%. 주행 가능 거리도 205㎞로 넉넉히 남아 있었다.

아이오닉 6의 외관 디자인은 입체감이 돋보인다. 전면부는 파라메트릭 픽셀 라이트를 적용해 미래지향적 이미지를 풍긴다. 측면부를 아우르는 감각적 곡선은 풍성한 볼륨감을 선명하게 표현한다. 후면부에서 단연 시선을 사로잡는 리어 스포일러에는 파라메트릭 픽셀 보조제동등이 결합돼 강렬한 인상을 준다.

아이오닉 6는 실내 디자인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누에고치를 연상시키는 코쿤형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단순화한 도어 트림도 인상적이다. 창문 개폐 등의 기존 조작 버튼을 모두 운전석 기준 오른쪽 센터콘솔로 옮겼다.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좀 걸린다. 창문을 내릴 때 늘 왼쪽으로 가던 손이 어색해지기 일쑤다.

다만, 조작 버튼이 사라진 실내 도어 부분은 기존 버튼 영역만큼 그 두께가 줄어 한결 여유로운 느낌이 강했다. 아울러 실내 도어 하부와 센터콘솔 하부는 물론 곳곳에 널찍한 수납공간이 위치해있다.

- 최은석 월간중앙 기자 choi.eunseok@joongang.co.kr

202311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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