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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기업] ‘34년 만에 대기록’ 달성한 포스코 

스테인리스 누적 생산량 5000만 톤 쾌거, 1억 톤 향한 질주 계속된다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코일 길이로 환산하면 526만㎞, 지구 131여 바퀴 감을 정도
국제스테인리스협회 콘퍼런스서 신기술 부문 3관왕에 올라


▎스테인리스 조강 생산량 누적 5000만 톤을 달성한 포스코 포항제철소 임직원 및 협력사 관계자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포스코
포스코(회장 최정우)가 스테인리스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앞서 국제스테인리스협회(Worldstainless Association)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철강사 최초 신기술 부문 3관왕에 이어 지난달 18일 포항제철소가 스테인리스 조강 생산량 누적 5000만 톤을 달성했다. 냉연 코일 길이로 환산할 경우 526만㎞로, 지구 둘레를 131여 바퀴감을 수 있다.

이는 34년 6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포스코는 1989년 3월 포항제철소에서 스테인리스 반제품인 슬라브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제품을 초도 출하해 국내 유일 스테인리스 열연 코일 공급처로 발돋움했다. 이후 포스코는 우리나라 스테인리스 시장을 주도해왔다.

5000만 톤을 생산하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해 힌남노 태풍으로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침수되는 사상 초유의 피해를 입었지만, 임직원들이 합심해 생산 라인을 빠르게 정상화시켜 이 같은 쾌거를 이뤄냈다. 또 누적 생산량 1000만 톤을 달성하는 데 14년이 걸렸지만, 끊임없는 기술개발과 설비 합리화를 통해 생산성을 계속해서 높여 나간 결과 4000만 톤에서 5000만 톤 생산까지 걸린 시간은 단 5년에 불과했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제철소에 3개의 스테인리스 제강공장을 가동해 연산 210만 톤 체제를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2006년 포스코는 중국 장가항에도 일관제철소를 준공하면서 생산 능력을 크게 높였다. 2034년경에는 포항제철소와 장가항을 합쳐 조강 1억 톤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와 협력해 혁신적 제품 개발 성공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생산한 스테인리스 냉연 코일 제품. 포스코 포항제철소가 생산한 5000만 톤을 냉연 코일 길이로 환산할 경우 526만㎞로, 지구 둘레를 131여 바퀴 감을 수 있다. / 사진:포스코
포스코의 스테인리스 품질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올해 5월 진행된 제27차 국제스테인리스협회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철강사 최초로 신기술 부문 3관왕에 올랐다. 국내시장 확보에만 안주하지 않고,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에 맞서 우수한 품질과 끊임없는 특화 제품을 개발한 결과다.

포스코는 금상에 대형 프리미엄 가전용 고강도 430DP(Dual Phase)강, 은상에 모바일 기기용 비자성 고강도 316HN(High Nitrogen)강, 동상에 에어컨 냉매배관용 스테인리스-구리 이종(異種)금속 접합용 브레이징 용접 신(新)재료 개발로 3개 상을 석권했다.

특히 금상을 받은 고강도 430DP강은 포스코 기술연구원의 원천기술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개발한 한 소재라는 점에서 뜻깊다. 기존 대비 소재 두께를 20% 줄였음에도 강도는 50%나 증가시키는 혁신을 이뤄냈다. 찍힘이나 긁힘에도 견딜 수 있는 단단한 특성을 갖고 있어 프리미엄 냉장고 도어 등의 외장재로 연내 공급될 예정이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같은 무게당 더 많은 제품을 제작할 수 있어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은상을 받은 316HN강은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모바일 기기의 비자성(非磁性)·고강도 요구에 맞춰 개발됐다. 최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들은 각종 센서가 추가되고 카메라 성능이 강화되는 추세로, 카메라 오작동을 방지하기 위해 기기 내부에 미치는 전자파를 차단하는 것이 과제였다. 포스코는 기존 강종이 가공 시 자성이 발생하는 특성이 있어 이를 개선하기 위해 316HN강을 개발했다. 316HN강은 고강도이면서 전자부품 간 간섭을 방지하는 특성을 갖춰 카메라 성능이 향상된 모바일 기기, 폴더블 기기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동상을 받은 이종 금속 용접 재료는 기존 용접재료 대비 구리 사용량을 확대하고 은(銀) 함량은 대폭 줄인 저(低)원가 재료로 80% 이상 비용을 절감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렇듯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인정받은 포스코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기술력과 노사 화합을 바탕으로 100년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 최현목 월간중앙 기자 choi.hyunmok@joongang.co.kr

202311호 (2023.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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