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신년특집 | 4·15 총선 전망] 21대 총선 관전 포인트 

여야, 악재(惡材)만 있을 뿐 호재(好材)는 없다 

여, 청와대 향하는 ‘정권 게이트’ 의혹에 노심초사
야, 총선 압도하는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쓰나미 경계


▎21대 총선이 치러지는 2020년 4월이면 금배지의 주인이 바뀐다.
4·15 21대 총선이 4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 모두 승리를 바라지만 누구에게도 일방적으로 유리한 상황은 아니다. 민주당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촉발된 정권 게이트 의혹에서 벗어날 출구가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야당은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지만 행여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 전날 진행된 제1차 북·미 정상회담 후폭풍이 재현될까 두렵기 때문이다. ‘조국 전 장관 사태’로 불거진 청년층의 허탈한 마음을 끌어안기에는 여당이나 야당이나 공히 역부족이다.

여야에 치명상을 안겨줄 이슈들로 인해 내년 총선은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살얼음판 선거로 다가오고 있다.

조국 사태 이후 한숨 돌리던 민주당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리 의혹이 터져 나오면서 전전긍긍이다. 한국당은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를 수면 위로 끌어 올리며 연일 여당과 청와대를 압박한다. 한국당이 말하는 3대 게이트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비리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하명 수사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 등을 말한다.

‘국정농단 3대 게이트’ 의혹에 휘청거리는 민주당


▎2019년 6월, 판문점 남측지역에서 깜짝 회동을 가진 김정은 국무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사진:노동신문/뉴시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2019년 12월 15일 “국정농단 3대 게이트에는 ‘친문 실세’로 알려진 사람들이 모두 등장하고 있고, 그들은 모두 386 운동권 출신”이라며 “이 나라에 친문 386 카르텔이 존재하고 있었다”고 공세에 고삐를 죄었다. 이어 “이들이 문재인 정권의 요소요소에 똬리를 틀고 어둠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권력을 사유화하고 은밀하게 공작정치와 권력형 비리를 실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문재인 정권 국정농단 3대 게이트의 핵심이자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가진 21대 총선 국면에서 야당이 주장하는 의혹 중 일부분이라도 사실로 밝혀진다면 여당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촉발된 촛불 세력의 지지를 받고 탄생한 문재인 정부로서는 도덕성에 직격탄을 맞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정국 최대 이슈로 부상한 ‘3대 게이트’ 의혹이 PK 지역과 밀접하게 관련된 점도 민주당에게는 악재로 와 닿는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은 물론 ‘우리들병원’ 특혜대출 의혹과 연루된 인사들은 주로 부산 출신이다.

여의도에서는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2016년 20대 총선 PK 지역 선전에서 촉발됐다고 말한다. 18석이 걸린 정치적 불모지 부산에서 5석을 차지하며 동진 전략의 가능성을 봤기 때문이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리얼미터가 2019년 12월 9∼11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509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5%포인트)한 결과, PK(부산·울산·경남)의 민주당 지지율은 30.1%다. 반면 한국당 지지율은 41.5%였다. 문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얻은 PK 득표율(부산 38.71%, 울산 38.14%, 경남 36.73%)에 못 미치는 인기다. 의혹이 규명될수록 정권 창출의 도화선이 됐던 PK 표심은 민주당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 관계자는 “뚜렷한 실체 없이 의혹만 부풀릴 경우 한국당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만 쌓일 것”이라며 “다만 총선 국면에서 수사결과 발표 등으로 검찰 주장이 액면 그대로 유권자에게 사실로 비칠까 우려스럽다”고 경계했다.

한국당도 시한폭탄을 품에 안은 느낌이다.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에 연루된 자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당장 발등의 불이 될 수 있다. 검찰은 2019년 9월 경찰로부터 이 사건을 넘겨받았다. 여야 통틀어 100명이 넘는 수사 대상 의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가려야 한다. 최근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검찰공정수사촉구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최근에 검찰에서 확인한 바는 ‘4월 총선 이후 패스트트랙 수사를 정리하겠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한국당은 공수처와 검경수사권 조정을 막아주고 검찰은 한국당 수사를 적당히 하는 뒷거래를 한다는 강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검찰 압박에 나섰다. 만약 검찰이 총선 전에 한국당 의원을 대거 기소한다면 해당 의원들은 물론 한국당도 난처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북·미 관계도 4·15 총선의 중요 변수다. 현재 북·미 비핵화 협상은 답보상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신년사에서 ‘연말 시한’을 언급했지만 같은 해 10월 열린 스웨덴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대외적 메시지만 주고받을 뿐 진전은 없다.

2020년은 북한과 미국 모두 대내적으로 중요한 시기다. 북한은 ▷당 창건 75주년 ▷조국해방 75주년 ▷6·25전쟁 70주년 ▷김정은 후계자 공식화 10주년 등 정치적 의미가 큰 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020년이 경제개발 5개년 전략의 마지막 해라는 점에서 그 이전 제재 해제가 아니더라도 경제에 매진할 수 있는 안정적인 안보환경 제공 측면에서 일정 수준의 진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한다. 미국은 11월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두 지도자 모두 비핵화 협상의 성과에 목을 말라할 법하다. 지금은 서로 맞서는 형국이지만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 개최될 가능성도 늘 열려있다고 하겠다.

“4월 전후 북미정상회담 안 돼” 우려가 현실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019년 12월 15일 국회에서 “국정농단 3대 게이트 관련 조사위원회를 발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국방부 관계자는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은 서로가 관계개선 의지를 확인한 후 3개월 만에 개최됐다”며 “시기적으로 2019년 말이나 2020년 초 대화의 물꼬를 다시 터고 4월을 전후해 북·미 정상회담 열릴 확률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2018년 3월, 미국을 방문한 청와대 인사가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북·미 대화는 급물살을 타고, 같은 해 6월 첫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됐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11월 대선에 나설 민주당 후보 경선이 2월 3일 아이오와에서 시작한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선거 초반 기선을 제압할 필요가 있다. 트럼트 대통령이 2019년 12월, 휴전 성격이 짙은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안을 승인했듯 북·미 관계에서도 획기적인 타결책이 제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한으로서도 기념일이 몰려 있는 4월 이벤트가 절실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4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추대 기념일(9일)과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일(11일, 13일)이 있다. 공교롭게도 총선일인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이다. 가시적인 북·미관계 개선은 북한 주민들에게 리더십을 보여주는 좋은 수단이 된다.

물론 총선 전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해도 파괴력은 예전만 못하리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평화 무드가 조성된다는 측면에서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에게 유리한 국면이 펼쳐지겠지만 이미 2018년 지방선거에 등장한 ‘카드’라는 점에서 효과가 그리 크지 않으리라 야당은 판단한다. 게다가 알맹이 없는 회담으로 귀결되거나 2차 하노이 정상회담처럼 ‘노딜’로 귀결되면 오히려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이 큰 타격을 입는다.

특히 북미 간의 갈등 수위가 2017년 말 이상으로 고조될 경우 “안보와 국민을 포기한 굴종적 대북정책을 끝내 고집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다”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발언처럼 대북정책 전반이 심판대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보수 정당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 무능론’을 총선 전면으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文 지지율 84%→45%, 청심(靑心) 누가 훔치나


▎문재인 정부를 탄생시킨 데 일조한 청년층의 선택에 21대 총선 향방이 결정될 수도 있다.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서울 신촌 유세 모습.
청년들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여야 공히 애를 태운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2017년 6월 2주차 20대의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84%였다. 그러다 ‘조국 사태’가 정점에 있던 2019년 9월 3주차에는 38%까지 떨어졌다. 부정평가는 47%였다. 최근 한국갤럽이 발표한 2019년 12월 2주차 조사에서는 긍정평가가 45%, 부정평가는 41%를 기록했다. 부정 평가가 앞선 60대 이상 연령층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의 긍정평가다(전국 1001명 휴대전화 RDD 전화 조사, 표본오차 95% 신뢰수준±3.1%포인트 응답률 15%). 20대의 민주당 지지도는 39%로 민주당 전체 지지도 42%보다 낮다. 20대의 한국당 지지도는 11%로 집계됐다. 눈여겨봐야 할 것은 20대의 무당층이 전(全)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35%를 기록했다는 점이다. 여당·야당 모두 미덥지 않다는 의미다.

이를 의식한 정당들의 청년층 구애는 눈물겹다. ‘조국 사태’ 이후 청년층의 민심 이반에 화들짝 놀란 민주당은 총선기획단에 27세의 프로게이머 출신 황희두 유튜버 사회 활동가를 포함한 것을 시작으로 내부 경선에서 청년에게 10~25%의 가산점을 주는 공천룰을 확정했다. 아울러 정치 신인이 청년·여성 도전자와 경선할 경우 정치신인의 가산점(10~20%)을 최저점인 10%만 부여하기로 했다. 또한 당헌·당규상 청년 기준이 45세 이하지만, 청년 공천 대상은 20~30대로 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더 나아가 20대 경선 후보자는 당에서 경선비용 전액을, 30대 경선 후보자는 절반을 지원하기로 했다. 청년 후보자의 경선 후보자의 등록비도 면제한다.

한국당 역시 총선 후보 경선 시 청년 가산점을 득표율의 최대 50%까지 부여하기로 했다. 지난 20대 총선 때 청년 가산점은 20%에 그쳤다. 구체적으로는 선거일 기준 ▷만34세까지 청년 경선자 중 신인은 50%, 비신인은 40% ▷만29~35세까지 신인은 40%, 비신인은 30% ▷만40~44세까지 신인은 30%, 비신인은 20%의 가산점을 받는다. 청년층의 국회 진출 통로를 넓히는 데는 여야가 따로 없다.

청년층을 겨냥한 정책 개발에도 경쟁이 붙었다. 민주당은 ‘모병제·청년 신도시’ 등 가히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이어 최저주거기준 개정과 전·월세 현금 지원 등의 방안이 담긴 ‘청년주거 국가 책임제’ 공약도 검토하고 있다.

한국당도 “청년들 등에 꽂힌 빨대를 뽑겠다”며 러브콜을 보낸다. 공기업·공공기관 고용세습 차단, 국가장학금 1조원 증액, 청년기본법 통과 등 실생활에 와 닿는 공약 개발에 부심하고 있다.

[청년팔이 사회] 저자인 김선기 신촌문화정치연구그룹 연구원은 “여야 정당은 수많은 젊은 시민들의 열망을 언어화하고 정치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한국 사회의 주류 정당들이 청년층 표심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공략하는가도 총선의 성패를 결정할 주요 변수로 커가고 있다.(기사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허인회 월간중앙 기자 heo.inhoe@joongang.co.kr

/images/sph164x220.jpg
202001호 (2019.12.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