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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예측] 文 정권-윤석열 ‘위험한’ 동거의 결말은 

범야권 지지율은 1위··· 검찰 내에서는 고립? 

법조계 일각 “여권, 임기는 채워주되 폐칩(廢蟄) 상태로 몰 것”
尹, 공수처 출범 이후 주변 고발 이어지면 권력의지 고개 들 수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권을 수용하면서 일단 봉합됐다. / 사진:연합뉴스
"직(職)을 내려놓는 순간 죽는다. 또 공수처(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가 출범하면 당할 가능성이 크다.”

법무부 고위 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윤석열 검찰총장의 운명을 이렇게 점쳤다. 임기(2년)의 반환점을 막 돈 윤 총장이 절대 자진사퇴는 하지 않겠지만, 조만간 공수처가 닻을 올리면 상당한 곤욕을 치를 거란 예상이다.

이 변호사는 최근 빚어진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갈등에 대해서도 우려를 금치 못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일화를 예로 들며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남용을 경계했다.

“박상천 법무부 장관 시절이던 1998년 9월, 당시 여권 실세였던 정대철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경성그룹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전격 구속됐다. 정 총재는 검찰에 소환되기 직전 박 장관에게 전화를 걸었고, 박 장관은 ‘별일이야 있겠냐’며 정 총재를 안심시켰다. 그런데 검찰에 출석하자마자 정 총재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곧바로 구속됐다.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으로부터 정 총재의 구속 가능성을 사전에 보고받지 않았던 것이다. 법무부 장관이라 할지라도 검찰 수사에 일일이 개입하진 않는다는 증거 아니겠는가.”

이 변호사의 고언이 이어진다. “과거 일본에서도 법무대신(법무부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했다가 법무대신과 총리가 사퇴하는 사태가 있었다. 남의 나라의 오래전 일이라고만 여길 게 아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 훗날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1954년 도쿄지검 특수부는 여당 수뇌부가 조선 업계로부터 국가보조금을 늘려주는 대가로 거액의 뇌물을 받은 ‘조선의옥(造船疑獄) 사건’을 수사했다. 뇌물을 받은 정치인 중에는 당시 집권당 실세인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간사장과 이케다 하야토(池田勇人) 정조회장 등이 포함돼 있었다.

검찰은 이들을 구속할 방침이었으나,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총리의 지시를 받은 법무대신이 검사총장(검찰총장)에게 두 정치인을 체포하지 말라고 지휘권을 발동했다. 이런 사실이 국민에 알려지자 검찰은 ‘권력의 시녀’라는 오명을 썼고, 여론의 뭇매를 맞은 총리와 법무대신은 결국 사임해야 했다.

지휘권 발동 여부를 둘러싸고 윤 총장과 갈등을 빚던 추 장관은 7월 7일 “지휘 사항을 문언(文言)대로 신속하게 이행하라”며 윤 총장에게 수사 지휘 수용을 촉구했다. 추 장관은 이어 7월 8일 “(7월) 9일 오전 10시까지 답변 달라”고 사실상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에 대검은 7월 9일 “채널A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자체적으로 수사하게 됐다”고 밝혔다. 윤 총장이 이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사실상 추 장관의 수사 지휘를 전면 수용한 셈이다.

윤 총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추 장관은 “장관의 지시에 따라 수사 공정성 회복을 위해 검찰총장 스스로 지휘를 회피하고, 수사팀이 독립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결정한 것은 공정한 수사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사장을 지낸 한 변호사는 “(정권 내부적으로도) 무리해서 윤 총장을 내쳤다가 어떤 역풍을 맞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윤 총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상당수 검사장은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검찰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들리는 얘기를 정리해보면 전체 검사 중 절반쯤은 윤 총장을 지지하지만, 나머지 절반쯤은 지지하는 않는 것 같다”며 “결론적으로 윤 총장이 장관의 수사 지휘를 수용한 만큼, 임기는 채우되 사실상 폐칩(廢蟄, 벌레가 땅속에서 겨울잠을 잠) 상태로 지내야 하지 않겠냐”고 예상했다.

추미애 장관은 6월 18일에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 사건과 채널A 기자·검사장 간 통화 논란과 관련해 “대검찰청이 감찰을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진상 확인을 지시한 조치는 옳지 않다”고 말했다. 사건 배당과 지휘 결정의 최종 책임자인 윤석열 검찰총장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이는 한동수 감찰부장이 윤 총장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공개적으로 감찰하겠다고 나선 데 힘을 실어주는 발언으로도 읽혔다.

자세는 낮추되 사퇴는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한동훈 검사장. 최근 부산지검 차장에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조치됐다. / 사진:연합뉴스
추 장관과 대립각을 세우는 듯하던 윤 총장이 자세를 낮추면서 양측의 갈등은 일단 봉합됐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이 자체적으로 수사하게 됐다는 대검의 발표를, 추 장관이 사실상 윤 총장의 수사 지휘 수용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이란 채널A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당시 부산고검 차장검사, 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결탁해 신라젠 수사 상황을 논의하고,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먼트코리아 대표 측에 여당 실세의 비위 첩보를 내놓으라고 압박했다는 사건이다.

7월 8일 윤 총장은 김영대 서울고검장이 수사팀을 포함해 ‘독립적 수사본부’를 꾸리고, 자신은 수사 결과만 보고받겠다는 절충안을 추 장관에게 건의했다. 그러나 추 장관이 즉각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파국까지도 우려됐었다.

하지만 대검은 추 장관이 최후통첩하면서 고지한 시한인 7월 9일 오전 10시 이전, 추가 입장을 표명함으로써 간신히 파국을 막았다. 7월 2일 추 장관은 윤 총장이 소집한 ‘전문수사자문단’ 심의 절차 중단과 함께 수사팀이 대검 등 상급자의 지휘·감독 없이 독립적으로 수사한 뒤 결과만 검찰총장에게 보고하라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다. 이후 양측의 갈등이 고조됐지만, 결과적으로 윤 총장이 물러서면서 추 장관의 수사 지휘는 대부분 이행됐다.

이에 따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정현 1차장-정진웅 형사1부장’의 기존 수사 지휘 라인이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 수사를 종전대로 진행하게 됐다. 이 지검장 등은 대검의 간섭을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할 뿐 아니라 기소 여부도 판단하게 된다.

김종빈과는 다른 길, 왜?


7월 2일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이후 특별한 대응 없이 고심하던 윤 총장은 7월 8일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7월 3일 전국 검사장 회의에서 추 장관의 수사 지휘 자체가 위법·부당하다고 비판해온 검사장 다수의 의견을 감안하면 한 걸음 물러난 조치로 평가됐다.

검사장 회의에서 전문수사자문단 중단은 바람직하나, 윤 총장의 수사 지휘·감독 권한을 제한하는 조치는 위법한 만큼, 재고(再考)를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윤 총장이 검사장들의 의견을 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이런 가운데 추 장관이 윤 총장의 ‘독립적 수사본부 구성’ 절충안을 단칼에 거부하자,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사퇴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왔다. 설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왜 물러나지 않고 버티냐”며 공개적으로 윤 총장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윤 총장은 자세를 낮추면서도 끝내 사퇴 카드를 꺼내 들지는 않았다.

김민준 한국정치커뮤니케이션센터 소장은 “지금까지 흘러온 상황을 보면 윤 총장 스스로 그만두는 일은 없을 것 같다”며 “사퇴하는 순간 윤 총장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이번 사태를 가까이서 지켜본 검사장 출신의 변호사는 “공수처가 정식으로 출범하고 나면 일부 시민단체가 윤 총장 장모 등을 걸고넘어지면서 고소·고발을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럴 경우 윤 총장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여곡절 끝에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지만 그 ‘유효기간’은 한시적일 거란 예상이 우세하다. 올 1월 초 추 장관이 취임한 직후부터 양측이 툭하면 부딪쳐온 만큼 현재의 봉합을 ‘일시 휴전’으로 보는 게 맞다는 것이다. 그동안 추 장관이 윤 총장을 향해 쏟아낸 발언을 봐도 이 같은 전망은 설득력을 얻는다.

추 장관은 6월 25일 민주당 초선의원 강연에서 “장관의 말을 겸허히 들으면 좋게 지나갈 일을 새삼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했다. 제 지시를 절반 잘라 먹었다”며 윤 총장을 직격했다. 자신의 발언을 두고 품격 논란이 일자, 추 장관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장관의 언어 품격을 지적한다면 번지수가 틀렸다”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추 장관의 ‘지휘랍시고’ 등의 발언을 두고 여권 일각에서도 과하다는 지적이 인다. 수도권 재선 의원은 “자꾸만 윤 총장을 찍어내려는 시도로 비치는 것 자체가 굉장한 부담”이라며 “추 장관이 친문 진영의 ‘공공의 적’인 윤 총장 찍어내기에 총대를 멘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귀띔했다.

이런 가운데 검사 출신인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추 장관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자신의 SNS에 “최근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일련의 언행은 제가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추미애-윤석열 갈등과 관련해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변호사는 “검찰청법 8조에 장관이 검찰총장에 대해 수사 지휘권을 갖는다고 돼 있지만, 지금까지 검찰총장에게 직접 수사 지휘권을 행사한 장관은 거의 없었다”면서 “수많은 법무부 장관이 지휘권을 행사하지 않았던 것은 검찰청법을 몰라서가 아니라 그만큼 검찰의 수사 독립성을 존중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친문과 한배 탄 추다르크의 운명


▎1월 13일 서울중앙지검에서 열린 ‘제61대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취임식’에 참석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왼쪽). / 사진:연합뉴스
법조계에서는 노무현 정부 시절이던 2005년 당시 천정배 법무부 장관이 김종빈 검찰총장에게 지휘권을 발동한 것을 최초의 지휘권 발동으로 해석한다. 천 장관이 강정구 동국대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지휘하자, 김종빈 검찰총장은 ‘수용’ 직후 항의의 표시로 사표를 냈다. 당시 장관 지휘 수용은 검찰총장이 수사팀을 지켜주지 못한 것인 만큼, 김 전 총장의 사퇴는 불가피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법무부 고위 간부 출신의 변호사는 “김종빈 전 총장은 장관의 지휘를 수용한 뒤 사표를 냈고, 이후 별 탈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지금 윤 총장이 자기 손으로 사표를 낸다면 곧 큰 화를 입게 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고진동 정치평론가는 “김종빈 전 총장 때와 지금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많다”며 “윤석열 총장이 계속해서 장관과 여권의 협공을 받는 모습으로 비칠 경우 민심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친문 내부적으로는 4·15 총선 훨씬 전부터 윤석열 총장과 함께 가기 어렵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일각에서는 윤 총장이 하차할 경우 구체적인 대안까지도 거론됐다. 추 장관이 이런 기류를 읽지 못했을 리 없다.” 정부여당 내부 사정에 정통한 친문 재선 의원이 전하는 여권 이너서클 분위기는 이랬다. 그는 또 “한마디로 친문 입장에서 윤 총장은 믿기 어려운 사람”이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정치권력이 엄연히 임기가 정해져 있는 검찰총장을 흔드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여권은 크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서울서부지검 검사 출신의 변호사는 “100석 이상을 가진 야당을 제쳐놓고 국회 상임위원장 17석을 싹쓸이한 사람들인데 무슨 짓은 못하겠냐”고 반문했다.

윤석열 총장과 관련한 추 장관의 강경 행보를 두고 친문과의 관계 설정을 위한 제스처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친노와 대척점에 있던 추 장관이 ‘친문’으로 유입된 건 4년 전인 2016년이다. 그해 8월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했던 김부겸 전 의원이 대권 도전 쪽으로 방향을 틀자, 친문 핵심은 그 대안으로 추 장관을 낙점했다. 친문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추 장관은 민주당 당대표로 선출돼 2년 임기를 채웠다.

‘차기 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지난해 7월 임명식 때 청와대에서 자리를 함께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검찰총장. / 사진:연합뉴스
법무부 장관 발탁과 함께 지난 4·15 총선에 불출마했던 추 장관의 차기 선택지는 서울시장 선거라는 관측이 있다. 만일 추 장관이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려 한다면 친문과의 관계 설정은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서울시장 선거뿐 아니라 주요 선거에서 현실적으로 친문의 지원 없이는 승산도 없다.

추 장관이 2016년 전당대회를 통해 ‘공식적으로’ 친문 진영에 유입되긴 했으나, 윤 총장에 대한 지휘권 발동은 별개라는 시각도 있다. ‘추다르크’란 별명처럼 추 장관 특유의 튀는 스타일과 추진력에서 비롯된 것일 뿐, 향후 정치 행보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략기획 파트 관계자는 “추 장관 나름의 검찰 개혁을 위한 행보,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라며 “추 장관의 강성 발언 등을 친문과의 관계 설정을 위한 유화 제스처로 해석하는 것은 한마디로 오버센스”라고 주장했다.

윤 총장의 완주(完走) 여부와 무관하게 차기 검찰총장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란 말이 서초동 주변에서 들리고 있다. 일련의 이 지검장 행보를 보면 추 장관과 궤를 같이하고, 윤 총장과는 각을 세우는 형국이다.

채널A 강요미수 의혹 사건과 관련해 6월 29일 대검이 전문수사자문단을 구성하자, 서울중앙지검은 이튿날 대검에 이를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고 수사팀에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부여해 달라고 했다. 이를 두고 이성윤 지검장이 윤석열 총장의 지시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검사 출신 변호사는 “말이 건의였지 사실상 검찰총장 지휘권에 도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불편한 관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지검장이 사실상 검찰 내 헤게모니를 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지검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로 이 정부 들어 잘나가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우여곡절 끝에 윤 총장이 임기를 마친다면 차기 검찰총장은 2020년 7월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총장 역시 임기를 다할 경우 20대 대선(2022년 3월 9월 예정)을 관리해야 한다. 따라서 여권으로서는 어느 때보다 ‘믿을 맨’을 차기 검찰총장으로 세울 가능성이 크다.

수도권 민주당 중진 의원은 “사실 윤석열 총장 임명 전에 청와대 일각에서는 반대 기류가 있었고, 실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A검사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며 “그러나 대통령의 의중이 윤 총장에게 있었기에 결국 그를 총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믿고 맡겼던 윤 총장임에도 이 난리가 났기 때문에 차기 총장 선택에는 더욱더 신중을 기하게 될 것”이라며 “물론 야당의 반대가 있겠지만 대세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대권후보 여론조사는 함정이야”


▎이종배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 대표(왼쪽)가 7월 13일 대검찰청 정문에서 법무부 입장문 유출 의혹 관련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뉴시스
윤 총장이 집권세력에 탄압받는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그에 대한 ‘정치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차기 대권후보 상위권에 오르고 있다.

리얼미터가 6월 22~26일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10.1%의 지지율을 얻은 윤 총장은 이낙연 민주당 의원(30.8%), 이재명 경기지사(15.6%)에 이어 3위에 올랐다. 범야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단연 1위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9%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는 “윤 총장이 모름·무응답 등 유보층과 홍준표·황교안·오세훈·안철수 등 범보수·야권주자의 선호층을 흡수했다”며 “이낙연·이재명과 함께 3강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앞서 [세계일보]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올해 1월 26~28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p)를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총장은 10.8%의 지지율을 얻었다. 당시 32.2%를 얻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10.1%)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4.4%), 안철수 전 의원(4.3%)도 따돌렸다.

이에 윤 총장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명단에서 빼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총장은 지난해 인사청문회 때도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총선 출마 제안을 받았냐는 질문에 “소질도 없고 관심도 없어 거절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바 있다.

윤 총장 본인의 거듭되는 손사래에도 불구하고 유력 주자가 보이지 않는 범야권에서는 윤 총장의 높은 지지율에 고무돼 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현직 검찰총장을 거론하면 안 된다”면서도 “하지만 본인이 채비하고 경쟁에 뛰어들면 결과는 지켜봐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통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반색하는 야당과 달리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윤 총장이 포함되는 것 자체를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역대로 현직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포함된 전례가 없었을 뿐 아니라, 사리에도 맞지 않다는 것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검찰 요직을 지낸 한 법조계 원로는 다음과 같은 쓴소리를 뱉었다. “윤석열 총장의 이름이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오르내리는 건 그를 애초에 정치적 야망이 있는, 야당과 결부된 인물로 몰아가기 위한 함정일지도 모른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윤 총장이 추 장관과 각을 세웠던 것도 자신의 대선 가도를 위한 사전 정지(整地)작업으로 해석할 수 있지 않겠나. 그 이전에 현직 검찰총장이 대선후보 여론조사에 등장했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다.”

이처럼 윤 총장의 향후 거취와 대선 도전 가능성을 놓고서는 관측이 무성하다. 분명한 것은 변변한 대선주자를 갖지 못한 야권에서는 그를 하나의 대안으로 상정한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정치권에서는 윤 총장을 향한 여권의 핍박이 그에게 내재한 권력의지를 흔들어 깨울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돈다.

-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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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호 (2020.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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