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북한.국제

Home>월간중앙>정치.사회.북한.국제

[직격 인터뷰] ‘국핵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여소야대 정국 돌파 비책 

“민주당엔 양보·설득 하고, 대통령엔 쓴소리·직언 하겠다”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윤석열 정부 순항할 수 있게 민주당과 협치에 정력 쏟을 것
역대 정부 실패 큰 원인은 ‘청와대’에 모든 권력 집중된 탓
교육감 선거, 단일화만 되면 보수 진영 승리 어려운 일 아냐


▎권성동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민주당과 대화를 통해 민생 관련 법안이나 안건을 잘 처리하겠다”고 다짐했다.
5월 10일이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가 크지만, 그 기대만큼이나 우려도 크다. 우선 새 정부는 2003년 노무현 정부 이후 사실상 근 20년 만에 여소야대 상황에서 출범하기 때문이다. 여당이 운영의 묘를 발휘한다면 여야 간 견제와 균형을 이룰 수 있겠으나, 야당과 충돌로 일관한다면 정국은 파행 운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래서 어느 때보다 여당 원내대표의 역할이 중요하다.

국민의힘은 4월 8일 전체 의원 110명 중 102명이 참석한 가운데 1년 임기의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했다.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권성동 의원의 압승. 81표를 얻은 권 의원은 21표에 그친 조해진 의원을 누르고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했다. 권 원내대표는 당선 인사에서 “집권 1년 차 원내대표의 막중한 책무에 걸맞은 책임감으로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순항하도록 야당과의 협치에 더욱더 정력을 쏟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선 정견 발표에서는 “역대 정부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청와대에 모든 권력이 집중되고 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기 때문”이라며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월간중앙이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 전 임기를 시작한 권성동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만나 여소야대 정국의 해법과 새 정부의 중점과제 그리고 6·1지방선거 전망 등을 물었다. 인터뷰는 4월 13일 오후 국회 본관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주요 문답.

압도적 표차로 원내대표에 당선했다. 의원들만의 투표로 진행된 선거였는데, 결과를 어떻게 해석하는가?

“작년에 출마했다가 실패했다. 대선 과정에서 열심히 (후보를) 도와 정권 교체를 이룬 것에 높은 점수를 주신 것 아닌가 생각한다. 건강한 당·청 관계를 바탕으로 국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

“‘검수완박’ 이뤄지면 받드시 국민 심판 있을 것”


▎권성동(왼쪽)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4월 1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축하 난 전달을 위해 국회 원내대표실을 찾은 서일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행정실장과 인사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당초 윤석열 정부에 참여할 거란 전망도 있었는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윤석열 후보 캠프에 합류할 때부터 목표는 오로지 정권 교체뿐이었다. 당선인에게도 ‘정권 교체되면 내가 당신을 업고 다니겠다. 대신 내가 선거를 도왔다고 해서 부담 가질 필요는 없다. 당신이 당선되는 순간, 나는 여의도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명색이 4선 국회의원인데 스스로 앞날을 개척하는 게 맞다는 판단이다. 한편으로는 국회에서 역할을 하는 것도 윤석열 정부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윤석열 당선인과 50년 친구다. 사석에서 호칭은 어떻게 하나?

“사석이든 공석이든 서로 존칭을 사용한다. 제가 광주지검 부장검사로 재직할 때 윤 당선인은 검사시보였다. 그때 제가 ‘편하게 말을 놓자’고 했더니 윤 당선인이 ‘언제 어디서 상사로 만날지 모르기 때문에 곤란하다’고 하더라. 그래서 지금까지 서로 존칭을 쓴다.”

‘윤핵관(윤석열 당선인 핵심 관계자)’이라는 표현에 대해 불편해하던데 어떤 이유에서인가?

“윤핵관이란 용어 자체가 부정적 의미로 쓰이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용어이기도 하고…. 윤 당선인과는 무관하게 4선 중진 정치인이 됐다. 그런데 윤핵관이란 용어는 누구의 부속물처럼 느껴지게 한다. 이제는 국핵관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 국민과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웃음).”

민주당이 ‘검수완박(검찰 수사관 완전 박탈)’에 박차를 가한다. 어떻게 대응할 건가?

“국회가 다수결 원리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솔직히 민주당에 대응할 만한 효과적 방법은 전혀 없다. 민주당의 독선적 국회 운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이전과 비슷한 수순을 밟아가지 않겠나. 그러나 정치는 먼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다. 민주당의 폭거가 반복된다면 반드시 국민의 심판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검수완박이 이뤄졌을 경우 부정적 효과를 국민에게 잘 설명하고 국민의힘이 옳은 길, 바른길을 간다는 인상을 심어 드리고자 노력할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월간중앙 인터뷰에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수완박이 되면 힘없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범한 서민이 부정부패, 대형 경제, 선거 등 6대 중대범죄와 관련해서 검사와 마주칠 일이 평생 몇 번 있겠나”라며 “대부분 권력자, 힘 있고 돈 있는 자들이 저지른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가 사법 체계 근간을 바꾸는 법안은 충분한 사회적 합의와 숙의를 거쳐야 한다”며 “검수완박법은 정의당·검찰·대한변호사협회·참여연대 등 시민단체가 반대한다”고 말했다.

5월 10일 여야가 뒤바뀐다. 그럼에도 의회 권력은 여전히 민주당이 쥐고 있다.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여소야대 정국을 어떻게 풀어나갈 건가?

“행정부 권력에서는 국민의힘이 여당이지만, 국회 권력은 2년 후까지 민주당이 여당이다. 어렵지만 집권여당이니 국정 운영을 잘해야 한다. 민주당과 대화를 통해 민생 관련 법안이나 안건을 잘 처리하려 한다. 제가 나서서 민주당을 설득하고 또 사정도 하고, 양보도 할 것이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지난해 재·보궐선거, 올해 대선에 이어 이번 6·1 지방선거에서도 국민 선택을 받지 못할 수 있다. 민주당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와대 지시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서야”


▎2017년 10월 23일 국회 법사위에서 열린 서울고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앞서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권성동 국회 법사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박홍근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와는 어떻게 관계를 설정해나갈 생각인가?

“박 원내대표와 밀접한 스킨십은 없었다. 그래도(국회 내에서) 각종 요직을 거친 만큼 의회를 어떻게 운영하는 게 본인 정치 인생에 도움이 될지는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데 원내대표에 취임하자마자 폭탄과도 같은 ‘검수완박법’을 통과시키겠다고 하니 야속할 뿐이다(웃음).”

문재인 정부의 당·청 관계를 어떻게 평가하는가? 일각에서는 여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했다는 비판도 있던데.

“과거 정부들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대통령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여당이 청와대의 여의도 출장소로 전락하지 않았었나. 그렇게 된 데는 대통령의 권력이 너무 강한 탓도 있었지만, 의원들이 자초한 측면도 있었다. 성공한 정부를 만들기 위해서는 (대통령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일체화돼야 한다. 불필요한 잡음이 없어야 한다. 그래도 쓴소리와 직언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반드시 해야 한다. 대선 과정에서나 의정 활동 때 쓴소리를 가장 많이 한 사람이 저라고 생각한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당·청 관계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민주당이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당한’ 것도 청와대의 지시를 당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박근혜 정부 때 우리 역시 마찬가지였다. 원내대표가 정무수석도 아닌 (일개) 정무비서관과 논의해서 원내 의사를 결정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었다. 그게 국민과 유리된 국정 운영으로 나타났고, 결국 선거 패배로 이어졌다. 누구보다 그런 경험을 많이 했기에, 건강한 당·청 관계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가까이에서 본 윤석열 당선인은 어떤 사람인가?

“시원시원하고 자기 철학이 뚜렷한 분이다. 중요 사안에 대한 나름의 기준과 철학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사나이다(웃음).”

윤석열 당선인은 곧 대통령에 취임한다. 반드시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결국 국민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 국민을 섬기고 받드는 정치가 최고다.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시라고 말하고 싶다.”

새 정부의 중점과제 중 중요한 것 몇 가지만 꼽는다면.

“우선 인사청문회 과정을 무난하게 통과하는 것이 원내대표로서 첫째 과제다. 그리고 그다음이 여야 간 이견이 거의 없었던 부동산 문제라고 보는데, 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책과 법안을 여야 합의로 끌어내야 한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자·소상공인의 손실 보상을 위한 추경 예산안 처리가 시급하다. 지방선거 이후 제출될 정부조직법 개정안도 중요 과제다.”

“윤 정부 내각 다양성 부족? 중요한 건 전문성과 능력”


▎2016년 6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는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권성동(오른쪽) 사무총장. 두 사람은 지난 3·9 대선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평가된다.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구성을 두고 참신성이나 다양성이 다소 아쉽다는 지적이 있다.

“참신성·다양성의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의견은 제시할 수 있다고 본다. 윤 당선인의 인재 기용 원칙은 전문성과 능력이 첫째다. 물론 도덕성에 흠결이 있어도 안 된다. 그런 분들을 찾다 보니 아무래도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그러나 행정부처 수장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전문성과 조직을 이끌 리더십 능력이다. 그런 면에서 내각 인선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지역이나 성별 같은 부분이 가미돼서 균형을 잡는다면 더 좋겠지만, 그렇다고 그런 기준이 우선될 수는 없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인사라고 생각한다.”

대선 직전 극적으로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과 손잡았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윤석열 정부 초대 내각 구성을 두고 양측 간 파열음이 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던데.

“공동정부 구성을 논의할 때 윤 당선인과 안 대표(대통령직인수위원장) 간 조율이 어땠는지는 (자세한 건) 알지 못한다. 그래도 파열음이 났다고 보긴 어렵지 않을까? 안 대표가 철수·철회를 언급하지는 않지 않았나? 안 대표 본인의 의견이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아 다소 불만은 있을 수 있겠으나, 파열음까지는 아니라고 본다.”

정계 개편 가능성을 어떻게 전망하는가?

“과거처럼 행정부가 의원들의 약점을 잡아 겁박하는 식의 인위적인 개편은 불가능할뿐더러 당선인이 꿈에도 생각하지 않는 방식이다.”

6·1 지방선거가 코앞이다. 승패를 어떻게 예상하나?

“총선이나 지방선거는 의석수가 많다 보니 전망 자체가 어렵다. 대신 국민에게 호소하고 싶은 것이 하나 있다. 대권을 되찾아왔다고는 하나, 지방권력이 민주당에 남아 있는 한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민주당이 지방권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보니 지방의 부정부패가 중앙보다 더 심각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도 작동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부정부패가 ‘대장동 게이트’다. 깨끗한 지방정부 구현을 위해서는 지방권력도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 또 중앙과 지방이 일체를 이뤄야 지방 발전도 빨라진다는 점을 거듭 말씀드린다.”

“6·1 지방선거에서 꼭 가져야 할 곳은 서울·경기도”


▎2009년 10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재·보선 당선 축하식’에서 정몽준(가운데) 한나라당 대표가 박희태·권성동(오른쪽) 당선인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광역단체 기준, 어느 곳을 최대 승부처로 꼽고 있나?

“꼭 가져야 할 곳은 서울과 경기도다. 특히 지난 대선 때 경기도에서는 5% 차이로 패했는데…. 인구가 가장 많은 곳 아니겠나. 그래서 경기도는 꼭 되찾고 싶다. 우리 당의 대표적인 정치인 중 한 분인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많은 분의 사랑을 받는 김은혜 의원이 (경선에서) 격돌하는 만큼 흥미진진할 것이다. 두 분의 경선이 시너지 효과를 내서 본선에서도 우리 당 후보가 강한 경쟁력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

대구의 경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심상치 않아 보인다. 대구시장 예선(경선)을 어떻게 예상하는가?

“대구는 박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영향력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방선거는 지역민들이 투표하는 것이니 지역민들께서 대구를 가장 발전시킬 적임자를 뽑을 것으로 본다.”

교육감 선거도 단체장 못지않게 중요한 선거다. 4년 전 선거에서는 단체장과 마찬가지로 진보 성향 교육감들이 싹쓸이하다시피 했는데, 이번 선거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보수 진영 후보가 단일화만 된다면 이기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선거마다 분열되고 있다. 후보들이 자기만 살겠다는 아집에서 벗어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자기만 생각하다 보면 (정작) 자기가 생각하는 교육 철학은 구현되기 어렵다는 점을 자각했으면 좋겠다.”

윤석열 당선인은 지난 2월 교육 공약 발표 때 “광역단체장 후보와 교육감 후보가 러닝메이트 개념이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혹시 당에서 우회적인 지원을 구상하는지.

“교육감 선거의 경우 당이 개입할 수 없는 구조이지 않나. (지원 방안 같은 건)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평소 마음에 담고 있는 좌우명이 있는지.

“진인사대천명이다. 어렸을 때부터 최선을 다하되, 마무리는 하늘에 맡기자는 생각이었다. 지금도 변함이 없다.”

윤석열 정부 출범에 공이 큰 인물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향후 ‘정치인’으로서 어떤 포부를 가지고 있는가?

“제가 나고 자란 고향에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생각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정치하면서 국회의 중요성에 대해 깨닫게 됐다. 새로 맡은 원내대표 직분에 충실하고, 원만한 의회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 ‘다음에는 뭘 해야겠다’는 구상 같은 건 없다.”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윤석열 정부가 새로 출범하는 만큼 새 정부의 성공을 위해 국민이 많은 애정을 갖고 관심 있게 봐주시면 좋겠다. 잘하면 박수 쳐주시고 잘못하면 지적과 비판도 부탁드린다.”

- 글 최경호 월간중앙 기자 squeeze@joongang.co.kr / 사진 전민규 기자 jeon.minkyu@joongang.co.kr / 녹취 정리 이민준 월간중앙 인턴기자

202205호 (2022.04.17)
목차보기
  • 금주의 베스트 기사
이전 1 / 2 다음